페이스북(Facebook)이 최근 큰 스캔들에 휘말린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핵심만 요약하자면, 페이스북을 통해 수집된 방대한 개인 데이터가 제3의 회사에 판매되었고, 해당 회사는 이를 정치 세력이 선거 운동에서 특정 성향의 투표자를 겨냥하는 데 활용했습니다. 결국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CEO가 공석에 내몰리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른바 '캠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지금 당장 삭제하라"는 목소리를 불러일으켰고, 소셜 네트워크 시장의 주가 폭락으로도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파장이 가라앉은 후에도 페이스북에는 장기적인 후폭풍이 남을까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그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우리는 당신을 믿지 않습니다
로이터·입소스(Reuters/Ipsos)가 진행한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단 41%만이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법률을 준수할 것"이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미국인의 59%가 페이스북이 관련 법규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전역의 2,237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에서, 페이스북에 대한 신뢰도(41%)는 아마존(Amazon, 66%), 구글(Google, 62%),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60%)는 물론, 한때 대형 해킹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던 야후(Yahoo, 47%)보다도 낮았습니다.
페이스북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바닥을 쳤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생각해 보면 아마존에는 사용자의 기상 명령을 항상 청취하는 에코(Echo) 스피커가 있고, 야후는 근년에 심각한 정보 유출 사건을 연달아 겪었습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개인정보 문제에서 완전히 깨끗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이 최하위권이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과 더불어, 과거 사용자 몰래 실험을 진행했던 전례까지 겹치면서 페이스북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크게 무너졌습니다. 저커버그의 사과와 안심 시도만으로는 신뢰를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무료 서비스를 쓴다면, 당신이 곧 상품이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페이스북에게도 할 말은 있습니다. 공짜로 무언가를 얻고 있다면, 그 서비스의 상품은 바로 당신 자신이라는 점입니다. 기업이 자선사업을 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이든 광고든 어떤 형태로든 우리는 결국 이러한 서비스의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입니다.
페이스북은 이미 운영 방식에 일부 변화를 가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의 신뢰가 서서히 돌아올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때까지, 이 글을 다 읽으셨다면 지체 없이 자신의 페이스북 개인정보 설정부터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