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역 서비스 분야에서 구글은 오랫동안 시장을 주도해 왔습니다. 그러나 iOS 14와 함께 애플이 자체 번역 앱 '애플 번역(Apple Translate)'을 선보이면서 판도가 바뀔 조짐이 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구글 번역과 애플 번역의 차이점을 항목별로 꼼꼼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두 앱 모두 아이콘 과부하와 인지 부담을 피하고, 즉시 읽고 접근하기 쉬운 디자인을 지향합니다. 그럼에도 애플 번역은 여백 활용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언어 번역의 양쪽을 각각 나타내는 두 개의 버튼 덕분에 현재 선택된 언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구글 번역은 버튼 대신 메뉴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큰 문제는 아니지만 개선할 여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사용성 측면에서는 구글이 우위에 있습니다. 번역할 텍스트를 복사해 붙여넣기가 더 쉽기 때문입니다. iOS UI 특성상 텍스트를 길게 눌러 선택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안드로이드 사용자라면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치명적인 단점은 아니지만 어쩐지 거슬리는 부분입니다.
전반적으로 애플 번역이 시각적으로 더 만족스러운 반면, 구글 번역은 미학적 디자인이 설계 고려 사항에서 아예 배제된 듯한 실용주의적 외관을 보입니다.
번역 정확도
크롬의 페이지 번역 기능을 사용해 보면 문장이 단순하지 않을 때 결과물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을 것입니다. 두 앱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기계 학습이 복잡문과 중문을 잘 처리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따라서 짧고 단순한 문장을 사용하면 구글 번역과 애플 번역 모두 비슷하게 좋은 성능을 발휘합니다. 물론 언어에 따라 번역 정확도는 달라질 수 있지만, 두 앱 모두 동일한 문법 규칙과 어휘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한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번역 정확도 면에서 두 앱 간 뚜렷한 차이를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지원 언어
아쉽게도 이 부분은 확실하게 구글 진영의 승리입니다. 2020년 9월 16일 마지막 공식 업데이트 기준으로 애플 번역은 11개 언어만 지원합니다.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아랍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포르투갈어가 그 목록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구글 번역은 10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해 사실상 지구상 대다수 인구를 커버합니다. 다만 100개가 넘는 언어 중 실시간 양방향 번역은 43개 언어에서만 가능한데, 그래도 애플 번역의 4배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카메라를 활용한 번역(이미지 속 텍스트 인식)은 37개 언어로 더 줄어들고, 음성 번역은 32개 언어만 지원됩니다. 결국 출시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애플 번역 입장에서는 감수해야 할 격차입니다.
번역 방식
구글 번역은 여섯 가지 방법으로 언어를 번역할 수 있습니다.
- 타이핑
- 대화하기
- 인터넷 연결 없이 오프라인 사전 열람
- 음성으로 말하기
- 스마트폰이 지원하는 경우 스타일러스로 필기 입력
- 카메라 사용: 카메라를 향하거나 화면 속 텍스트를 촬영
이 중 애플 번역은 타이핑, 말하기, 오프라인 사전(내장) 세 가지만 지원합니다. 다만 두 앱 모두 각자의 생태계와 연동됩니다. 구글 번역은 어시스턴트(Assistant), 애플 번역은 시리(Siri)와 연결되며, 음성 번역 성능은 두 앱 모두 준수한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두 앱 모두 자주 쓰이는 번역 문구를 저장해 두었다가 나중에 재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구문집(Phrasebook)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수익화
다행히 두 앱 모두 광고나 기타 수익화 요소 없이 무료로 제공됩니다. 각자의 앱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하면 됩니다. 구글 번역은 안드로이드용과 아이폰용으로 각각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결론
구글 번역은 이미 애플 앱 스토어에서도 이용 가능하므로, 굳이 애플 번역을 우선 선택할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애플 자체 앱은 아직 많은 기능과 언어가 빠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원되는 언어만으로 충분하다면 애플 번역 역시 뒤지지 않는 번역 품질을 보여줍니다. 반면 단순한 앱을 넘어 전용 번역기를 원한다면 랭고고 서밋(Langogo Summit) 언어 번역기가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