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없던 시절을 기억하시나요? 그리 오래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도 처음 이메일을 접한 것은 14살 무렵, 아버지 직장에 있던 서버로 텔넷 접속을 해서였습니다. 아버지는 언제든 제 메일함을 열어볼 수 있었고, 덕분에 제가 위험한 일을 하지 않는지 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이미지 한 장을 띄우는 데도 5분 가까이 걸릴 정도로 인터넷 환경이 열악했지만요.
오늘날 상황은 완전히 다릅니다. 컴퓨터를 조금이라도 다룰 줄 아는 아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메일 계정을 만들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부모가 모르는 사이에 자녀가 누구와 어떤 내용을 주고받는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아예 이메일을 못 하게 막거나, Gmail 계정을 만들어주고 뒤에서 몰래 살펴보는 방법도 있지만, 훨씬 현명한 대안이 있습니다. 바로 어린이 전용 이메일 앱입니다.
이런 키즈 친화형 앱은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사용 경험을, 부모에게는 연락처와 노출 콘텐츠를 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관리 기능을 제공합니다.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이메일 서비스를 지금부터 하나씩 소개합니다.
Maily – iPad & 웹
메일리(Maily)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감각적인 디자인의 iPad 앱이자 웹 기반 이메일 서비스입니다. 설정도 매우 간단합니다. 부모가 페이스북 또는 본인의 이메일 주소로 계정을 만들면, 그다음 자녀용 계정을 생성하면 됩니다. 자녀 계정마다 이름과 사진을 넣을 수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은 iPad에서 손쉽게 처리됩니다.

계정 생성 후에는 자녀의 연락처를 추가합니다. 아이는 이렇게 등록된 연락처에만 메일을 보낼 수 있고, 상대 역시 메일리에 가입되어 있어야 답장을 보낼 수 있습니다.
메일 작성 화면은 단순한 텍스트 입력을 넘어 매우 창의적입니다. 색연필과 붓, 다양한 스탬프는 물론 사진을 찍어 메일에 바로 담을 수도 있습니다. 사용법이 워낙 직관적이라 4살 아이도 즐겁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메일이 발송되면 부모 계정으로 일반 이메일 형태의 알림이 도착하고, 받는 사람 역시 알림 메일의 'Reply' 버튼을 눌러 메일리 웹 인터페이스에서 답장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iPad가 있다면 메일리는 훌륭한 선택입니다. 아이에게 가족·친구와 자유롭게 메일을 주고받는 독립성을 주면서도, 부모는 모든 대화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완전히 무료라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아래 영상에서 메일리를 직접 확인해 보세요.
https://vimeo.com/maily/intro
Kids Email – 웹 & iOS
조금 더 나이 많은 자녀가 있거나, 세밀한 관리 기능을 원한다면 키즈 이메일(Kids Email)을 추천합니다. 30일간 무료로 체험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든다면 월 약 3달러의 유료 계정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자녀의 이메일 활동을 꼼꼼하게 통제하고 싶다면 충분히 값어치를 하는 금액입니다.
먼저 kidsemail.org에서 부모 계정을 만든 뒤, 자녀별 계정을 추가합니다. 각 계정은 아이의 나이와 성향에 맞게 맞춤 설정할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용 기본 인터페이스와 좀 더 성숙한 디자인의 인터페이스 중 선택할 수 있고, 보안 설정 항목도 매우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승인된 연락처와만 메일을 주고받도록 제한하거나, 보내고 받은 모든 메일의 사본을 부모에게 전달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링크나 첨부파일 포함 여부, 허용할 첨부파일 종류까지 지정할 수 있으며, 자녀가 받는 메일에서 비속어를 자동으로 필터링하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각 자녀는 'username@kidsemail.org' 형식의 자신만의 이메일 주소를 받게 됩니다. 키즈 이메일 전용 로그인 페이지에서 접속하면 일반 이메일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테마를 고르고 폴더를 만드는 등 평범한 이메일에서 가능한 대부분의 작업이 가능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모든 활동이 부모의 관리 아래 이루어진다는 것뿐입니다. iOS 앱도 무료로 제공되므로 아이폰이 있다면 모바일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 검토해 볼 만한 선택지
위 두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아래 서비스들도 살펴보세요.
1. ZooBuh!
키즈 이메일과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며, 아이가 이메일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대까지 제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녀 1인당 연 12달러이며, 무료 버전이나 체험판은 없습니다.
2. K-Mail (KidSurf)
키즈 전용 브라우저 '키드서프(KidSurf)' 개발사가 선보이는 어린이 전용 이메일 서비스입니다. K-Mail 가입 아이들끼리 메일을 주고받는다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외부 주소와의 통신을 허용하려면 연 10달러를 결제해야 하며, 이 경우에도 친구 목록에 등록된 상대와만 소통할 수 있습니다.
3. Kid Safe Mail
강력한 부모 통제 기능을 갖춘 서비스로, 여러 이메일 도메인, 세분화된 옵션, POP3 및 웹메일을 모두 지원합니다. 요금 구조는 다소 복잡하지만 공식 페이지에서 전체 가격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료 버전이나 체험판은 없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사용하시나요?
자녀가 이메일을 자주 사용하시나요? 어떻게 관리하고 계신가요? 또 다른 유용한 도구를 알고 계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경험과 팁을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