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한동안 아이패드, 특히 아이패드 프로를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의 대체재로 적극적으로 밀고 나왔습니다. iPadOS의 등장과 함께 애플은 아이패드에 노트북 수준의 기능을 갖추기 위한 가장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습니다.
iPadOS는 상당히 훌륭하며 '아이패드 하나면 충분하다'는 약속 대부분을 이행하고 있지만, 이를 완성하려면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데스크톱 버전에 버금가는 기능을 갖춘 앱을 제공해야 합니다.

좋은 예가 바로 LumaFusion입니다. 이 iOS 앱은 데스크톱 영상 편집 프로그램과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며, 이것만으로도 메인 영상 편집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태블릿용으로 대충 만든 '모바일용' 또는 '라이트 버전'이 아니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그렇기에 사진 편집 커뮤니티는 데스크톱판 포토샵의 iOS 출시를 오랫동안 기다려왔습니다. 약 1년 전 어도비 콘퍼런스에서 첫 공개된 이후였죠. 이제야 실제로 출시된 만큼, 아이패드에서 이 포토샵을 쓸 가치가 있는지 궁금할 텐데요. 핵심 포인트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가격: 구독제가 걸림돌
'가치가 있다'는 말은 결국 '내 돈 값은 하는가'로 귀결됩니다. 문제는 어도비가 오래전부터 일회성 소프트웨어 판매 모델을 폐기했다는 점입니다.
포토샵을 이용하는 유일한 방법은 Creative Cloud 구독입니다. 포토샵과 라이트룸이 포함된 가장 저렴한 플랜도 월 10달러인데, 이는 연간 계약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매월 납부 방식을 선택하면 연간 120달러를 부담하게 되며, 중도 해지 시 위약금 조건이 붙습니다.

이런 조건 때문에 아이패드용 포토샵은 단독 앱으로는 구매하기 어려운 선택지입니다. 반면 이미 데스크톱 포토샵이 포함된 Creative Cloud 플랜을 구독 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추가 요금 없이 앱을 내려받아 로그인하기만 하면 되니까요.
정리하면, 단독으로는 비싼 앱이지만 기존 포토샵 구독자에게는 사실상 무료 보너스인 셈입니다. 포토샵을 쓰고 있지 않은 사용자라면 이 앱의 타깃이 아니라고 봐야 하므로, 이후 평가도 기존 구독자 관점에서 진행하겠습니다.
'완전판 포토샵'이라는 약속, 어디까지 왔나
어도비가 데스크톱판 '풀 버전' 포토샵을 아이패드에 가져왔다지만, 두 버전이 완벽하게 동일한 기능을 갖춘 것은 아닙니다. iOS용 포토샵 초기 버전은 데스크톱판에 있는 상당수 기능이 빠져 있으며, 시간이 지나며 일부는 추가되겠지만 현재로선 데스크톱 포토샵의 대체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두 버전을 비교할 수 있는 이유는 동일한 코드 기반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아이패드용 포토샵은 근본적으로 데스크톱판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이며, 이는 어도비가 비교적 수월하게 기능을 이식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실제로 이미 기능 추가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모바일에서 자주 쓰는 작업에 집중
어도비는 포토샵의 가장 보편적인 워크플로우와 기능,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데스크톱 포토샵 사용자라면, 본인의 작업 흐름에 필수적인 도구가 아이패드 버전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빠져 있는 기능들

글을 읽는 시점에는 일부 기능이 추가되었을 수 있지만, 작성 당시 기준으로 데스크톱 사용자가 느낄 만한 부족한 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애니메이션 같은 비교적 고급 기능은 아이패드 버전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RAW 이미지 편집 지원도 없는데, USB-C 아이패드는 외장 카메라에서 바로 사진을 옮기기 쉬워졌기에 이 점은 특히 아쉽습니다.
그 밖에도 고급 선택 도구, 커스텀 브러시 등 데스크톱판의 전문 기능들은 아직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현재의 아이패드용 포토샵은 '초기 단계의 포토샵'이며, 어도비가 iOS 버전을 데스크톱판에 얼마나 끌어올릴지는 시간이 증명해 줄 것입니다.
프로크리에이트와 어피니티 포토, 더 나은 선택일까?

아이패드용 포토샵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경쟁 앱들이 이미 수년간 iOS 사진 편집 시장을 개척해 왔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모바일 우선 설계로 포토샵의 강력한 기술력에는 못 미치지만, 어도비가 비운 자리를 정확히 파고들어 왔습니다.
프로크리에이트는 이미 iOS 드로잉 앱의 '골드 스탠더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도비도 프레스코(Fresco)를 선보였지만, 드로잉 기능은 포토샵의 핵심 매력 중 하나인 만큼 결국 포토샵의 드로잉 성능과 비교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피니티 포토(Affinity Photo) 역시 아이패드에서 포토샵의 빈자리를 채우는 답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스스로를 '데스크톱급' 사진 편집 앱으로 홍보하는데,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면 그 이름에 걸맞은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두 앱 모두 포토샵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이 있습니다. 포토샵은 월 납부 시 최소 연 120달러가 들지만, 프로크리에이트와 어피니티 포토는 합리적인 가격의 일회성 구매입니다. 이 점 하나만으로도 포토샵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 누구에게 유리한가?
작성 시점 기준으로 몇 가지 추천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도비 Creative Cloud를 구독하지 않으면서 아이패드에서 데스크톱급 사진 편집을 원한다면, 어피니티 포토 같은 검증된 앱을 구매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입니다.

반면 이미 포토샵이 포함된 어도비 CC 구독자라면 추가 비용 없이 아이패드 버전을 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데스크톱과 태블릿 간 클라우드 기반 파일 동기화가 의외로 큰 장점이 됩니다. 이동 중에 사진 보정의 기본 작업을 처리해 두고, 나중에 데스크톱에서 고급 작업만 마무리하면 작업 시간을 크게 아낄 수 있습니다.
반면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을 아이패드로 완전히 대체한 사용자라면, 아직은 아이패드용 포토샵이 유일한 사진 편집 도구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역시 아이패드 우주로 설계된 기존 앱을 고르는 편이 좋습니다.
기능이 더 보강되거나 iOS에서도 일회성 구매가 가능해진다면 이 평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당분간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