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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vs 구글: 안드로이드 반독점 논란과 50억 달러 벌금의 모든 것

현실은 때때로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쓴약과 같습니다. 구글은 오랫동안 기술 분야의 절대 강자로 추앙받아 왔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구글로부터 받는 입사 제안은 꿈같은 기회로 여겨지며,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복리후생 역시 어느 업계와 비교해도 가장 후한 편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거목이 안드로이드 반독점 위반 혐의로 유럽연합(EU)으로부터 무려 50억 달러(약 5조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는 소식입니다.

구글은 무엇을 했고, 왜 벌금을 물었는가?

유럽집행위원회는 구글이 업계 내 막강한 영향력을 남용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자사 검색엔진과 웹브라우저 '크롬' 홍보에 불공정하게 활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더 나아가 EU는 구글이 특정 대형 제조업체와 모바일 통신사에 금전적 대가를 지급했다고도 보고 있습니다. 즉, 화웨이·삼성전자·HTC 등 기기 제조업체들은 자사 단말기의 운영체제(OS)에 구글 검색앱과 크롬을 필수로 탑재해야 했다는 뜻입니다. 또한 구글은 제조업체들이 별도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기기를 만드는 것까지 차단했습니다. 이 별도 버전이 바로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AOSP)'로, 제약이 적어 제조업체가 출시 전에 원하는 앱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구글이 선호하는 안드로이드 버전은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지메일 등 인기 구글 앱 11종이 사전 탑재된 상태로 출시됩니다. 구글은 이들 앱을 검색앱과 묶어 단말기에 독점적으로 싣는 방식으로, 모든 사용자가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들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온 것입니다.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정말 구글만 잘못인가?

EU는 2010년에 조사에 착수했지만, 2015년에야 공식적으로 반독점 위반 혐의를 제기했습니다. 그만큼 철저히 준비했다는 방증입니다. 약 5.2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분석한 끝에, EU는 구글이 경쟁사를 사실상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시장을 조작해 왔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구글이 기기 제조업체에 부과한 안드로이드 '가이드라인'은 경쟁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닿을 기회조차 차단했고, 그 결과 경쟁자들은 실력으로 혁신하고 경쟁할 길을 잃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구글의 해명 여지를 없애지만, 솔직히 말해 구글이 한 일은 '햇볕 날 건초 만들기'에 가깝습니다. 힘이 있었고, 그 힘을 행사했을 뿐이라는 것이죠.

왜 애플은 벌금 대상이 아닌가? 비슷한 방식을 쓰는데 말이다

구글과 애플의 사업 방식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애플은 자사 OS의 라이선스를 외부 단말기 제조업체에 판매하지 않습니다. 일괄 패키지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누군가를 강요할 문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기기 전체를 애플이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어떤 앱이나 서비스를 탑재할지는 전적으로 애플의 재량입니다. 블랙베리도 자사 기기에 자체 OS를 탑재하던 방식으로 같은 사례에 해당합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는 무슨 변화가 있을까?

50억 달러의 벌금은 규제기관이 단일 기업에 부과한 사상 최대 금액이지만, 구글 입장에서는 고작 2주 치 매출에 불과합니다. 진짜 문제는 이 결정이 현행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입니다.

EU는 구글에 90일 내 관행을 바꿀 것을 요구했지만, 구글은 강력한 법률팀을 앞세워 판결에 항소했습니다. 항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설령 구글이 항소에서 패배하더라도, 최신 버전인 오레오(Oreo)에 변경 사항을 반영하는 것이 고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대다수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아직 누가(Nougat)나 마시멜로(Marshmallow) 같은 구버전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신규 OS '푸시아(Fuchsia)'를 개발 중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구글은 공식 출시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약 5년 후에는 큰 변화의 조짐이 감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