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상원과 하원이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가 고객의 동의 없이도 개인 웹 브라우징 데이터를 판매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결정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이는 2016년 10월 FCC(연방통신위원회)가 ISP가 고객의 명시적 동의 없이 고객 데이터를 제3자에게 넘기는 행위를 금지했던 규정을 뒤집는 것으로, 소비자 프라이버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하원을 통과한 이 결정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나?
지난 10월 발표된 FCC 규정은 온라인 프라이버시 분야의 기념비적인 승리로 환영받았습니다. 컴캐스트(Comcast), AT&T, 버라이즌(Verizon) 같은 대형 ISP들의 강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자신의 정보가 상업적 목적으로 끊임없이 수집되지 않는다는 안도감 속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ISP가 고객으로부터 명시적인 '옵트인(opt-in)' 동의를 받지 않으면, 인터넷 이용 정보를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FCC의 주도권은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넘어갔고, 새 지도부는 처음부터 해당 규정에 강하게 반대해 왔습니다. 현재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과 하원은 자신들의 권한을 행사해 FCC의 규정을 무효화했으며, 앞으로 FCC가 유사한 규제를 다시 시행하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이 소식은 ISP와 광고 업계에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방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타겟 광고를 집행하거나, 보험사에 데이터를 판매하고, 위치 추적 등 각종 상업적 활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공화당 측은 기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관행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결국 일반 미국 국민의 번영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직 이 결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입법 과정의 모든 단계가 공화당의 통제 하에 있어 백악관까지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미리 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ISP가 타겟 광고를 보낼 수 있다는 것, 즉 브라우징 습관에 기반한 각종 광고와 원치 않는 이메일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만이 아닙니다. 브라우징 기록처럼 사생활이 담긴 정보가 비즈니스와 광고 업계 곳곳에 떠돌게 된다는 사실이 더 큰 우려거리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디지털 생활에 대한 침해가 일상이 되어가는 요즘, 프라이버시 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에 대응해 고객 편에 설 수 있는 프라이버시 중심의 ISP들도 여럿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닉(Sonic)'은 합리적인 가격에 오랫동안 고객 프라이버시를 옹호해 온 중소형 ISP로, 대형 업체의 침해적 관행을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크레도 모바일(Credo Mobile)'은 훌륭한 프라이버시 기록을 자랑하는 이동통신 사업자로, 이번 결정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더욱이 이번 결정을 계기로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새로운 ISP와 기업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므로, 모든 희망을 잃을 필요는 없습니다.
결론
ISP를 바꾸고 싶지 않거나, 더 현실적으로는 해당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지역에 살고 있다면 VPN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월간 또는 연간 요금(보통 연 60달러 내외)을 지불하면 IPVanish, TorGuard, 그리고 이름부터 위트 있는 Hide My Ass VPN 같은 최상위 VPN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VPN 라우터에 투자하면 하드웨어 차원에서 프라이버시를 한층 강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도구들은 ISP로부터 브라우징 정보를 숨겨 줌으로써, ISP가 사용자의 온라인 활동을 확인하거나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