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 매체를 둘러보면 미국 의회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가 고객 정보를 광고주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안건에 표결했다는 기사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후 소셜 미디어로 번진 공황 속에서 정치 성향을 가리지 않고 비난이 오갔으며, 일부는 이번 안건이 웹상 프라이버시의 종말이라고까지 주장했습니다(마치 그런 것이 존재했던 것처럼요).
의회 회기가 끝난 후 흘러나오는 통설은 이렇습니다. FCC 규정이 폐지됨에 따라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가 사용자의 모든 데이터, 즉 검색 기록과 브라우징 이력까지 마음대로 활용해 최고 입찰자에게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과연 이 주장은 어느 정도 사실일까요, 아니면 사실 확인도 없이 공황 모드에 돌입한 것일까요?
핵심 정리
완전한 투명성을 위해 밝히자면, 해당 의회 회기의 결론은 공식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링크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하원 웹사이트의 문서 섹션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번 이슈의 핵심은 의회가 2016년 10월 27일 FCC가 제안했던 규정의 폐지에 표결했다는 점입니다. 로이터 통신과 FCC 자체 발표에 따르면, 이 규정들은 ISP가 수집하는 정보의 유형과 그 활용 방식을 고객에게 통지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규정이 삭제된 이후, 인터넷 제공업체가 사용자의 전체 검색 기록을 수집해 다른 회사에 판매하는 것이 완전히 합법화되었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지게 됩니다.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기

이쯤에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왜 의회의 폐지 안건에는 직접 링크를 걸면서 FCC 제안 원문에는 아무런 링크도 없지?" 대부분의 언론은 FCC의 보도자료만 인용해 보도를 작성했습니다. 물론 기사 하나 쓰자고 법령과 수정안을 일일이 파헤칠 필요는 없지만, 한 단계 더 들어가 보는 것은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아쉽게도 규정 본문 자체에 대한 공개된 참조 자료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FCC가 어떤 심의번호(docket number)로 제안서를 접수했는지 알지 못하면 직접 검색조차 불가능하며, 정작 FCC의 보도자료에도 그런 번호는 기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몇 시간의 자료 조사 끝에 WC 심의번호 16-106에서 2016년 4월 1일자로 접수된 FCC 16-39 문서를 찾아냈습니다. 의회가 승인하는 법률과 달리, 행정 기관은 신규 규제에 관해 상당한 자율권을 행사합니다. 그 시스템은 국회의사당의 절차와는 사뭇 달라서, 이후 쏟아져 나온 수많은 규제 더미 아래에 묻히면 찾아내기가 무척 어려워집니다.
FCC 16-39를 열어보면 미국 법전(U.S. Code)과 1934년 통신법에 대한 규칙 및 수정 제안이 빼곡히 담긴 147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문서입니다. 단순한 고객 보호 규칙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복잡한 내용입니다. 일부 조항은 대형·소형 브로드밴드 사업자 모두에게 데이터 유출 사고 발생 시 고객에게 이를 통지하도록 요구합니다. 다만 일부 문구는 이 의무가 ISP가 직접 보관하는 고객 데이터의 유출에만 적용된다는 취지로 읽히는데도, 타 기관에 위탁된 고객 데이터에 대해서도 ISP가 책임을 지는지 여부는 명확히 규정하지 않습니다.
쉽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규정 제안서의 실제 본문을 검토한 결과, 의회가 폐지한 것은 고객 보호를 위한 소소한 규칙 몇 가지가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하고 광범위한 규제 패키지였다는 사실입니다.
공황은 정당한가

물론 모든 논의가 끝나도 원래의 쟁점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폐지된 FCC 규정 가운데에는 동의 없이 개인 데이터를 판매하는 행위를 제한하려던 조항도 분명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그럼 이미 이를 막는 장치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가?"
답은 연방규정집(Code of Federal Regulations) Title 47, Subchapter A, Part 8, §8.3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짧은 조항에는 ISP가 "네트워크 관리 관행, 서비스 성능 및 상업적 조건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투명성 규칙이 이미 자리 잡고 있습니다.
데이터 유출 통지와 관련해서는 FCC 스스로도 자신들의 문서에서 50개 주 중 47개 주가 이미 유사한 규칙을 운영 중이며, 연방 규제와 달리 소규모 ISP에게 진입 장벽이 되지 않는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또한 도청방지법(Wiretap Act, 18 USC § 2511)에 따르면 ISP가 사전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제3자에게 넘기는 행위는 이미 불법입니다.
이 모든 내용은 FCC 규정이 불필요했을 뿐 아니라, 이미 방대한 기존 규칙 목록 위에 소규모 사업자에게 추가 부담만 얹었다는 입장의 근거가 됩니다. 통신법 제201조(b) 등 더 짚어볼 근거도 있지만, 굳이 반복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요컨대 이번 의회의 규정 폐지에 대해 실질적으로 공황할 이유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결론
인터넷이 정말 자유롭고 개방적인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면, 우리 울타리 밖을 내다봐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소비자에게 가장 큰 선택의 자유와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를 제공하는 국가들이 역설적으로 통신 규제가 가장 적은 나라들이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 거의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많은 업체가 뛰어들고, 이는 대형 ISP가 소형 경쟁자들로부터 끊임없는 압박을 받게 만듭니다. 그 결과 미국에서 흔히 보이는 지역 준독점에 안주하는 구조가 아니라, 가입자에게 지속적으로 가치를 더하려는 유인이 생기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고객 프라이버시를 위한 더 강력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소규모 기업이 브로드밴드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