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웹 브라우저인 구글 크롬이 드디어 쿠키와 작별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지금 FLoC(Federated Learning of Cohorts)라는 새로운 기술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는 1994년 넷스케이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쿠키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거대한 변화입니다.
2020년 구글은 "서드파티(제3자) 쿠키" 지원을 향후 2년 내에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파문을 일으킨 발표를 했습니다.
다만 구글은 추적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대신, 코호트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of Cohorts, FLoC)이라 불리는 독자 기술로 대체할 계획입니다. 이미 상당한 기간 테스트를 진행해 왔는데요. 지금부터 구글의 FLoC 기술에 대해 꼭 알아두어야 할 다섯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FLoC는 언제 출시될까?
FLoC 기술은 2023년 어느 시점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대부분의 브라우저가 이미 서드파티 쿠키를 차단하고 있는 만큼, 원래는 더 이른 시기에 도입할 계획이었습니다. 구글은 뒤처진 감이 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양새입니다.
일정이 늦춰진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구글은 곧 인프라가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구글 같은 기업에게 추적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애초에 선택지가 아니었고, 이렇게 큰 변화에는 신중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결국 구글은 출시 계획을 2023년으로 미루게 됐습니다.
구글은 출시를 두 단계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 공개 개발 및 테스트 단계: 약 9개월간 진행되는 기간으로, 사용자가 직접 FLoC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합니다.
- 서드파티 쿠키 지원 단계적 폐지: 2023년부터 약 3개월에 걸쳐 서드파티 쿠키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합니다.
더 자세한 일정은 추후 구글의 프라이버시 샌드박스(Privacy Sandbox)를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2. FLoC가 개인정보 보호에 미치는 영향
구글은 온라인에서 사용자를 추적하는 방식 자체를 완전히 바꾸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와 사용자 보안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FLoC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 '그룹'에게 맞춤형 광고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메커니즘입니다. 구글은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용자들을 서로 다른 '코호트(cohort)', 즉 집단으로 분류합니다.
개개인과 그들의 관심사를 특정하는 대신, FLoC는 사용자를 대군 속에 숨겨 버립니다. 구글은 침습적인 쿠키보다 한 걸음 나아진 조치라고 생각하지만, 동의하지 않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여전히 FLoC ID가 사용되며, 이 ID는 광고주와 퍼블리셔에게 여러분의 사생활이 담긴 검색 기록을 노출할 수 있습니다. FLoC가 사용자를 집단으로 묶는다고 해도, 애드테크(adtech) 기업들은 여전히 '사용자 지문(fingerprint)'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정교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더 큰 표본 속에서 개인을 식별해 낼 수 있으며, 구글 역시 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FLoC 데이터가 로그인 정보 같은 다른 데이터와 결합해 사용되면 사용자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광고주에게 개인의 신원을 노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크롬 89에는 이미 FLoC 테스트 옵션이 포함되어 있으며, 구글은 공개 테스트 단계를 밀고 나가고 있습니다.
3. FLoC는 쿠키와 무엇이 다를까?
인터넷 쿠키는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습니다. 웹서핑을 하다 보면 거의 모든 사이트에서 쿠키 사용에 동의해 달라는 안내창을 마주하게 됩니다.
간단히 말해 쿠키는 방문한 웹사이트가 컴퓨터에 다운로드해 저장하는 작은 텍스트 파일입니다. 이 파일은 해당 사이트에서의 활동을 기록하고, 사이트를 다시 방문할 때마다 분석을 위해 정보를 되돌려 보냅니다.
심각한 사생활 침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나쁘지만도 않습니다. 많은 웹사이트가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추적 쿠키(서드파티 쿠키라고도 함)를 활용해 사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타깃 광고를 보냅니다.
이런 쿠키는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 목록과 자주 확인하는 페이지를 기록하고, 이를 IP 주소와 결합해 위치정보까지 파악합니다. 마케터는 이 정보를 활용해 해당 지역의 제품이나 행사 관련 타깃 광고를 보낼 수 있습니다.
모질라, 브레이브, 사파리, 크롬,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등 대부분의 브라우저는 추적 쿠키를 끄는 옵션을 제공합니다.
FLoC는 몇 가지 면에서 쿠키와 다릅니다. 개별 쿠키로 데이터를 추적하는 대신, 비슷한 검색 성향을 가진 더 큰 코호트에 브라우저를 배정합니다. 요컨대 '개인'의 검색 기록 자체는 공유되지 않습니다.
평소 개인의 검색 데이터를 추적하던 퍼블리셔들은 코호트에 저장된 기록을 열람할 수 없습니다. 이 정보는 공유되지 않으며, 심지어 구글에게도 공유되지 않습니다. 대신 퍼블리셔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코호트에 타깃 광고를 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구글이 사용자를 위한 더 프라이버시 중심적인 환경을 만들려는 시도입니다. 소셜 미디어에서 타깃 광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웹사이트는 서드파티 쿠키를 끄기 어렵게 만들어 놓습니다.
4. 왜 이런 변화가 필요할까?
그동안 여러 브라우저가 서드파티 추적을 완전히 금지해 왔습니다. 구글은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전체가 광고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인정보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여러 단체들이 우려를 표명하면서, 구글은 움직임에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드파티 쿠키를 완전히 금지하는 대신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설계한 것이죠.
크롬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고려하면 FLoC가 업계 전반에 채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글은 또한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수시로 침해한다는 인식을 개선하고자, FLoC를 통해 사용자들의 우려에 답하려 하고 있습니다.
5. 커뮤니티의 반응은 어땠을까?
구글의 발표에 대한 반응은 호의적이지 못했습니다. 구글이 쿠키를 대체할 프라이버시 우선 메커니즘을 처음 발표했을 때, 전자프론티어재단(EFF), 브레이브, 비발디, 모질라, 덕덕고(DuckDuckGo) 등 유력 업체와 단체들이 잇달아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곧이어 EU는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고, 이로 인해 구글은 출시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애드테크 플랫폼이 날로 정교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변화 역시 사용자 데이터를 노출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EFF 등 여러 단체는 타깃팅 쿠키 사용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업계 거물들은 만족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글의 추진 의지가 흔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구글은 FLoC가 서드파티 쿠키의 최선의 대체재라고 강하게 주장해 왔습니다. 이미 많은 사용자가 기본적으로 서드파티 쿠키를 차단하고 있어,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은 새로운 모델로 이동하려 하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추적으로 악명 높은 구글은 최근 크롬 업데이트를 통해 일련의 프라이버시 중심 기능을 선보이며, 사용자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