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DNA 검사 키트는 아직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지만, 유전자 정보는 곧 여러분 몸의 설계도입니다. 민감한 데이터인 만큼 그에 걸맞은 취급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네뷸라 제노믹스(Nebula Genomics), 엔크립젠(Encrypgen), DNATix 같은 스타트업들은 바로 이 점에 주목했습니다. 여러분의 게놈을 블록체인 위에 올려, 누가 언제 여러분의 '소스 코드'에 접근할 수 있는지 항상 본인이 통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죠.
23andMe, 헬릭스(Helix), Ancestry.com 등 기존 DNA 검사 서비스는 이 부분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데이터를 익명화하고, 제3자 활용을 거부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며, 요청 시 검체를 파기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데이터는 회사 손에 남고, 의료 연구 발전을 돕겠다고 공유하기로 하면 데이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통제권을 사실상 포기하게 됩니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검사 서비스와 마켓플레이스는 게놈의 소유권이 끝까지 본인에게 있음을 보장하고, 누가 무엇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사용자에게 돌려줍니다.
23andMe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 구글, 그리고 당신
먼저, 대형 DNA 검사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들은 돈만 내면 누구에게나 이름과 게놈을 넘기는 곳이 아니며, 합리적인 수준의 프라이버시·보안 조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미친 과학 실험이나 무법지대 같은 상황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DNA는 완벽하게 익명화하기 어렵고, 유전 정보만으로 특정 개인을 찾아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악명 높은 '골든 스테이트 킬러'가 검거된 것은 본인이 DNA 검사를 받아서가 아니라 가족이 검사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3andMe가 제약 대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과 손잡는다거나, Ancestry.com이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DNA 데이터를 공유한다는 소식, 심지어 법 집행 기관이 공개 도구로 DNA 데이터를 샅샅이 뒤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입니다.
핵심 문제는 DNA의 진짜 수익 가능성이 일회성 120달러짜리 검사 키트에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유전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성 있는 신제품을 개발하려는 제약사 등 기업들의 관심이야말로 진짜 목표입니다. 현재 시스템은 광고 데이터와 흡사합니다. 우리가 데이터를 기업에 넘기면, 그 이후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 길이 없죠. 하지만 이 모델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을 겁니다.
네뷸라 제노믹스(Nebula Genomics)

DNA 염기서열 분석: 제공
검사 리포트: 제공
이 문제를 다루는 가장 큰 기업은 네뷸라 제노믹스로, 23andMe 같은 서비스의 프라이버시 중심 대안으로 가장 적합한 선택지입니다. 이들은 최첨단 염기서열 분석 기술과 블록체인을 활용해, 원본 데이터(raw data)에는 오직 본인만 접근할 수 있고, 사용자가 허가한 사람은 네뷸라 서버에서 수행된 분석 결과만 열람할 수 있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저장합니다. 원본 유전체 데이터는 절대 외부에 노출되거나 다운로드될 수 없습니다. 기본 철학은 단순합니다. DNA는 본인의 재산이며, 남이 이것으로 돈을 벌 거라면 발언권과 그에 상응하는 몫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몫은 '네뷸라 토큰' 형태로 지급됩니다. 연구자에게 데이터 접근을 허용하면 토큰을 받게 되며, 이를 현금으로 교환하거나 더 자세한 유전체 분석 리포트를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물론 현금 결제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 사실상 염기서열 분석 비용을 실제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연구자에게 전가하고, 그 일부를 사용자에게 되돌려주는 구조입니다.
엔크립젠(Encrypgen)

DNA 염기서열 분석: 파트너사 통해 제공
검사 리포트: 미제공
또 하나의 주요 플레이어는 엔크립젠입니다. 다만 이들은 DNA 분석이나 리포트를 직접 제공하지 않고, DNA 마켓플레이스 구축에 집중합니다. 원하는 검사 서비스를 이용한 뒤 원본 데이터를 엔크립젠의 '진 체인(Gene-Chain)'이라 불리는 블록체인에 올려 판매할 수 있습니다. 네뷸라와 마찬가지로 누군가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반드시 사용자의 동의가 필요하며, 원본 데이터는 온전히 공개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 가격을 정할 수 있다는 점으로, 더 시장 중심적인 방식이지만 그만큼 절차가 복잡합니다.
루나DNA(LunaDNA)

DNA 염기서열 분석: 미제공
검사 리포트: 미제공
루나DNA는 스스로를 블록체인 기업으로 홍보하지는 않지만,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공유하는 메커니즘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합니다. 네뷸라와 엔크립젠처럼 원본 데이터를 보관하되 단 한 벌만 유지하며(원하면 삭제 가능), 사용자의 허락 없이는 접근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 대가로 배당금이 지급되는 루나DNA 지분을 받게 되는데, 이는 곧 커뮤니티가 함께 소유하는 프로젝트라는 의미입니다.
DNATix

DNA 염기서열 분석: 미제공
검사 리포트: 미제공
블록체인으로 유전 정보를 성공적으로 전송한 최초의 기업을 자처하는 DNATix는, 실명과 연동되지 않고 오직 본인만 통제할 수 있는 '유전자 월렛(genetic wallet)'을 각 사용자에게 제공합니다. DNA 데이터를 업로드해 자유롭게 전송할 수 있어, 전체 게놈을 넘기거나 신원을 밝히지 않고도 다양한 서비스에서 유전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제놈(Zenome)

DNA 염기서열 분석: 제공
검사 리포트: 제공
제놈은 사실상 네뷸라와 엔크립젠을 결합한 러시아판 서비스입니다. DNA 염기서열 분석과 풀 리포트를 제공하는 동시에 강력한 블록체인 기반 마켓플레이스도 갖추고 있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완성된 제품은 아직 없지만, 블록체인의 첫 버전은 출시한 상태입니다.
블록체인도 마켓플레이스도 좋고, 그래서 프라이빗 DNA 검사는 어디서 받나요?
솔직히 말해, 블록체인에서 유전자를 사고파는 일이 DNA 검사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비밀이 공개될까 두려움 없이 자신의 혈통과 건강 정보를 알고 싶을 뿐이겠죠.
그렇다면 네뷸라가 확실한 최선의 선택입니다. 대형 검사 회사와 동일한 형식과 사용 편의성을 제공하면서도 훨씬 높은 수준의 데이터 보호와 접근 통제를 갖췄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서 소개한 다른 기업들은 예쁘게 색상별로 정리된 리포트를 뽑아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DNA가 지닌 거대한 연구 잠재력과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결국 모두를 위한 더 안전한 DNA 검사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