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단계를 생각해 볼 때, 처리해야 할 서류가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전 글 '유언장 – 당신이 세상을 떠나면 데이터는 어떻게 될까?'에서도 이 주제를 폭넓게 다룬 바 있습니다.
꼭 준비해야 할 핵심 서류 3가지
이번에는 핵심만 압축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서를 처리하기 위해 정확히 무엇이 필요할까요? 답을 모르신다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도록 핵심 항목만 간결한 목록으로 정리했습니다. 다만, 이 모든 작업에 앞서 반드시 위임장(대리권委任狀)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야 적임자가 올바른 방식으로 올바른 서류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 연명의료 결정서(생존 유언장)
- 유언장
- 장례 계획서
또한 마스터 사본으로 보관해 두면 좋은 서류들이 더 있습니다. 이 글에서 자세히 다루지는 않지만, 모두 중요한 문서이니 꼭 챙겨두시기 바랍니다.
- 출생증명서, 국적 증명서, 입양 관련 서류
- 주민등록번호(사회보장번호), 운전면허증
- 혼인신고서, 이혼·별개 관련 서류
- 복용 약물 기록
- 선호하는 의료기관 및 의료진 목록
- 군 복무 기록
- 부동산 등기부 등본 등 부동산 기록
- 중요한 연락처 정보
소중한 기록, 어디에 어떻게 보관할까?
당연한 이치입니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이라면,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똑같이 중요합니다. 반드시 어딘가에 잘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어딘가'는 대체 어디일까요? 가장 중요한 정보라면 여러 개의 하드 드라이브에 분산 보관할 것을 권합니다. 믿을 수 있는 친구나 가족에게 맡기되, 기회만 되면 정보를 유출할 만한 사람은 피해야 합니다. 은행 대여금고에 드라이브를 하나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요컨대 안전하게 보관하세요. 그것이 곧 당신의 인생이니까요.
모든 것을 종이 문서로 기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동의합니다. 하지만 여러 저장 방식으로 백업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면,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일부 정보는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유언장이나 장례·추모식 개요 같은 것들입니다. 다만 주민등록번호처럼 민감한 정보는 디지털 세상에 노출될 위험이 있으므로 업로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현실 생활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 외에도, 각종 온라인 서비스의 계정 정보를 스프레드시트 파일로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가족이나 친구가 지인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계정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Inactive Account Manager)' 같은 서비스가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그 필요성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디지털 매체를 정보를 저장하는 또 하나의 도구로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재정 기록도 깔끔하게 정리하세요
누구나 돈이 중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재정 기록이 엉망이라면, 상속인들은 감당하기 힘든 산더미 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가족을 위해 재정 기록을 깔끔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하세요. 경마로 인해 쌓인 수억 원대 빚도, 게임 앱에 투자한 소액이 수십억 원의 수익으로 돌아온 사연도 가족은 알아야 합니다.
또한 내 돈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기록도 남겨두세요. 페이팔(PayPal) 이메일과 비밀번호, 제곱(Square) 계정 정보, 온라인 뱅킹 공인인증서·OTP 등 모두 사랑하는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에 보관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하드 드라이브에 보관하고 온라인 저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자신의 비밀번호 관리에 확신이 있다면 클라우드 저장소가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장례 계획과 관련해, 장례 비용을 충당할 자금을 따로 마련해 두는 것도 잊지 마세요. 이 주제가 무겁다 보니 생전에 그 위치를 밝히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후에 열람할 기록에 이 정보를 포함하세요. 단, 반드시 누군가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로 추억을 남기는 방법
조금 더 감성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기술을 활용하면 '추억'이라는 형태로 디지털 사후 세계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사진, 영상, 심지어 블로그 글까지, 내가 떠난 후 사람들이 나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씁쓸할 수 있지만, 가족만 볼 수 있는 비공개 유튜브 채널이나 하드 드라이브에 개인 영상 일기를 남겨두는 것도 의미 있는 방법입니다.
이 시대에 기술적인 수단으로 누군가를 기억 속에 살아 있게 하는 것은 그리 으스스한 일이 아닙니다. 해리 포터의 세계에서 덤블도어가 펜시브(Pensieve)에 자신의 기억을 저장하듯, 하드 드라이브 몇 개, 카메라, 녹음기, 워드 프로세서만 있으면 누구나 똑같이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기술을 활용해 인생의 마지막 일들을 어떤 방식으로 관리할 계획인가요? 위에서 소개한 방법들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