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에 붙인 포스트잇에 비밀번호를 적어두고 다닌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복잡한 비밀번호를 종이에 적어두면 잊어버릴 걱정은 사라지지만, 그만큼 보안 위험도 커집니다. 모든 비밀번호는 민감한 정보로 통하는 관문이기 때문에, 유출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아직도 종이에 비밀번호를 적는 구식 방법을 고수할까요? 비밀번호를 기억하는 더 나은 대안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비밀번호를 더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비밀번호를 적어두는 이유
가장 간단한 답은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보안 의식 부족이나 비밀번호 관리 대안을 모른다는 점도 한몫합니다.
여러 개의 이메일 주소, 수십 가지 앱, 소셜 미디어 계정까지—대부분의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은 비밀번호를 기억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살아갑니다. 설상가상으로 요즘은 특수문자까지 섞어서 계정마다 고유하고 복잡한 비밀번호를 만들어야 하죠.
그리고 믿기 어렵겠지만, 인터넷에서 '비밀번호 수첩'을 검색하면 수천 가지 제품이 검색됩니다. 소중한 로그인 정보를 적어두기 위해 전용으로 파는 수첩인데, 이 수첩이 도난당하면 어떻게 될지는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기억하는 방법
다행히 비밀번호 관리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지금은 더 쉽고 안전한 방법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음 방법들을 활용하면 종이에 적지 않고도 비밀번호를 기억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1. PC의 암호화 메모 활용하기
컴퓨터의 암호화된 메모에 비밀번호를 저장하면 기억은 물론 보호까지 한 번에 할 수 있습니다. 암호화된 메모 구역은 마스터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열 수 있으므로, 길고 추측하기 어려우면서도 본인만 기억하기 쉬운 비밀번호를 설정하세요.
Mac 또는 Windows용 에버노트(Evernote)에서 텍스트를 암호화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메모를 연 뒤 암호화할 텍스트를 드래그하여 선택합니다.
- 선택한 텍스트를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하고 선택한 텍스트 암호화(Encrypt Selected Text)를 선택합니다.
- 암호 문구(passphrase)를 입력합니다. 이 문구는 해당 텍스트를 해독할 때마다 필요합니다.
- 암호 문구를 설정하고 확인하면 텍스트가 암호화됩니다.
2. 비밀번호 관리자
여러 계정과 수많은 비밀번호를 관리해야 하는 대부분의 사용자에게는 일원화된 관리 도구가 필요합니다. 바로 이때 LastPass 같은 비밀번호 관리자가 빛을 발합니다.
대부분의 비밀번호 관리자는 원하는 길이의 완전히 무작위적이고 고유한 비밀번호를 자동으로 생성해 줍니다. 무엇보다 사용자가 기억해야 할 비밀번호는 관리자 접속용 하나뿐입니다. 로그인한 후에는 저장된 계정에 추가 비밀번호 입력 없이 자동으로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밀번호 관리자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개인용 비밀번호 관리자: LastPass처럼 개인 사용자나 직원의 애플리케이션·서비스 접근용 비밀번호를 관리하는 도구입니다. 참고로 LastPass는 예전에는 모든 기기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무료 사용자가 스마트폰 또는 컴퓨터 중 한 가지 기기 유형에서만 비밀번호를 조회·관리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었습니다.
특권 접근 관리형 비밀번호 관리자: BeyondTrust처럼 기업 환경을 위한 솔루션으로, 조직 전체의 권한과 자격 증명을 보호·관리합니다. 특권 자격 증명은 최고 기밀 시스템, 계정, 그리고 조직의 가장 민감한 자산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합니다.
3. 전용 기기(가젯)
비밀번호를 기억하고 동시에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다양한 전용 기기도 출시되어 있습니다.
'패스워드 세이프(Password Safe)'라는 기기는 손바닥에 올라올 만큼 작은 휴대용 단말로, 최대 400개 계정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으며 AAA 건전지 3개로 작동합니다.
또 다른 인기 있는 선택지는 '키패드 시큐어 FIPS 인증 메모리 스틱'이라 불리는 암호화 USB 플래시 드라이브입니다. 중요한 파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고, 비밀번호도 함께 저장해 둘 수 있습니다. 각 드라이브에는 고유 ID가 부여되며, 비밀번호를 잊어버릴 경우 회사에서 10자리 동적 비밀번호를 보내줍니다.
4. 인터넷 브라우저
파이어폭스(Firefox), 인터넷 익스플로러, 구글 크롬 등 주요 브라우저는 모두 비밀번호 저장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페이지에 비밀번호가 자동으로 채워져, 같은 웹사이트나 계정에 접속할 때마다 직접 입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펜과 종이만큼이나 안전하지 않습니다. 브라우저는 브라우저 핑거프린팅이나 멀웨어 공격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지키는 핵심 팁
다중 인증(MFA) 도입하기
다중 인증(MFA) 또는 2단계 인증(2FA)은 사용자가 여러 장치를 통해 두 가지 이상의 인증 요소를 성공적으로 제시했을 때만 접근을 허용합니다. 단순히 비밀번호 하나만 요구하는 방식에 추가 자격 증명을 요구함으로써 한층 강력한 보안 계층을 제공합니다.
특히 구글 OTP(Google Authenticator) 같은 MFA 앱이 생성하는 시간 제한이 있는 일회용 비밀번호(OTP)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긴 암호 문구로 강력한 비밀번호 만들기
탄탄한 비밀번호는 기억하기 쉬우면서도 추측하기 어려운 긴 암호 문구로 이루어집니다. 최소 8~13자 이상의 길이여야 하며, 대소문자와 특수기호를 조합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시에 너무 복잡해서 사용자가 여기저기 적어둘 수밖에 없는 비밀번호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하나의 이야기를 담거나 '사람-행동-사물(PAO)' 기법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 crazy white fox is jumping over a fence"라는 문장에서 각 단어의 첫 글자를 따온 뒤, 숫자나 특수기호를 조합하면 독특하면서도 기억하기 쉬운 비밀번호가 완성됩니다.
자격 증명 정기적으로 점검하기
haveibeenpwned.com 같은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와 서비스를 이용하면 내 비밀번호나 계정이 데이터 유출 사고에 포함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자격 증명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면, 이미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비밀번호를 사용하거나 설정하는 실수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 보안, 다시 생각하기
오늘날의 데이터 중심 사회에서 비밀번호는 피할 수 없는 필수품입니다. 매일 수십 개의 웹사이트와 계정에 로그인하다 보면 비밀번호를 기억하는 일 자체가 고된 숙제가 되고, 결국 종이에 적어두는 실수로 이어지곤 합니다.
반면 내부자 위협과 사이버 공격은 놀라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비밀번호는 공격자들에게 가장 노리기 쉬운 표적입니다. 개인과 조직 모두 비밀번호 보안을 새롭게 인식하고, 낡은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보호 방법을 도입해야 할 때입니다.
다음에 포스트잇에 비밀번호를 끄적이려는 순간, 잠시 멈춰서 로그인 관리 대안을 활용해 더 효과적으로 비밀번호를 만들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