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바이러스나 악성코드로부터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물으면, 기술에 밝은 전문가든 가족이든 대부분 비슷한 답을 돌려줍니다. "PC 보호용 앱을 몇 가지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 목록에는 보통 백신 소프트웨어와 안티멀웨어 프로그램이 포함되고,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름이 바로 CCleaner입니다.
오랫동안 CCleaner는 윈도우 PC 보호의 필수품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충분한 내장 보호 기능을 제공하지 않던 시절에 탄생해,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 공백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지금 CCleaner를 설치하면 컴퓨터에 도움보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브라우저 방문 기록과 쿠키 삭제
CCleaner가 내세우는 대표 기능 중 하나는 브라우저 검색 기록과 쿠키를 지워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용자는 주력 브라우저 하나만 사용하며, 요즘 브라우저 자체에 쿠키와 방문 기록을 자동으로 정리하는 개인정보 보호 기능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 크롬에서는 다음과 같이 간단히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 메뉴에서 설정을 엽니다.
- 개인정보 및 보안 항목으로 이동합니다.
- 쿠키 설정에서 브라우저를 종료할 때 로컬 데이터와 쿠키가 함께 삭제되도록 구성합니다.
- '인터넷 사용기록 삭제' 기능으로 종료 시 자동 삭제를 활성화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설정해 두면 브라우저를 닫는 순간 탐색과 관련된 로컬 데이터와 쿠키가 즉시 정리됩니다.
악성 광고 문제도 크롬에서 기본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및 보안의 사이트 설정에서 광고 항목을 '차단됨 – 침해적이거나 오해를 일으키는 광고가 표시되는 사이트 차단(권장)'으로 두면 됩니다.
이런 설정은 거의 모든 최신 브라우저에 공통으로 들어 있습니다. 브라우저 파일에 직접 손대는 CCleaner 같은 서드파티 앱이 필요 없는 이유입니다.
레지스트리 클리너
CCleaner는 컴퓨터에서 사용하지 않는 다음 항목들을 레지스트리에서 모두 제거해 준다고 약속합니다.
- 파일 확장명
- ActiveX 컨트롤
- 클래스 ID와 ProgID
- 제거 프로그램 정보
- 공유 DLL
- 아이콘 및 애플리케이션 경로
레지스트리 클리너가 인기를 끌던 시절은 디스크 용량이 극도로 제한적이어서 작은 공간조차 아까웠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앱을 제거한 뒤 레지스트리에 남는 잔여 항목이 차지하는 용량은 미미합니다. 이미지나 동영상 파일이 아니라 그저 텍스트일 뿐입니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는 한 번도 레지스트리 클리너 사용을 권장한 적이 없고, 자체 도구를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사용자가 레지스트리를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레지스트리 키 하나를 잘못 삭제하는 실수만으로도 윈도우 운영체제 전체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CCleaner의 레지스트리 클리너를 실행했다가 윈도우에 손상을 입었다는 사례들도 존재합니다.
사람이 직접 레지스트리를 편집하는 것조차 위험하다면, 서드파티 앱이 어떤 키가 불필요한지 '추측'하게 두는 것은 더욱 위험합니다. 레지스트리 클리너가 윈도우를 빠르게 만든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여기에 윈도우 10은 과거 어느 버전보다 레지스트리를 훨씬 효율적으로 관리합니다. 굳이 레지스트리 편집 도구를 쓸 필요가 없는 셈입니다.
불필요한 시작 프로그램 비활성화
CCleaner가 자랑하는 또 다른 기능은 부팅 시 실행되는 시작 프로그램 수를 줄여 부팅 속도를 높여준다는 것입니다.
컴퓨터 시작 시 실행되도록 설정된 모든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이를 비활성화하거나 삭제하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는 윈도우 10에 이미 내장된 기능의 복제판일 뿐입니다.
- 시작 메뉴에서 시작 앱을 검색합니다.
- 시스템 설정의 시작 앱 화면을 엽니다.
- 부팅 시 실행할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켜고 끌 수 있습니다.
윈도우 10에 통합된 이 도구에서 원치 않는 앱을 바로 비활성화하면 됩니다. 별도로 설치할 것도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CCleaner를 설치하면 스스로 시작 프로그램에 등록됩니다. 부팅 속도를 높이겠다는 앱이 오히려 부팅을 더 느리게 만드는 셈입니다.
'정크 파일' 정리
CCleaner는 '정크 파일'을 삭제해 컴퓨터를 빠르게 해준다고도 주장합니다. 불필요한 파일을 정기적으로 비우면 속도가 향상된다는 논리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오류가 숨어 있습니다. 첫째, 파일을 삭제한다고 컴퓨터가 빨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디스크 공간은 절약할 수 있지만 성능 향상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둘째, 이런 작업에 CCleaner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버전 1709)부터 '저장소 센스(Storage Sense)'라는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다운로드 폴더, 임시 파일, 휴지통에서 30일간 변경되지 않은 파일을 자동으로 삭제해 줍니다.
활성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작 메뉴에서 설정을 엽니다.
- 시스템 → 저장소로 이동합니다.
- 저장소 센스를 켭니다.
이렇게 해두면 임시 파일과 휴지통이 항상 깔끔하게 유지됩니다.
'자동으로 공간 확보 방식 변경' 링크를 클릭하면 정리 주기와 파일 보관 기간 등 세부 동작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 10의 기본 기능만으로 CCleaner가 불필요해진다는 또 하나의 예입니다.
'익명 사용 데이터' 전송
CCleaner는 기본 설치 상태에서 '익명 사용 데이터'를 전송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데이터 팩트시트에 따르면 모니터링되는 것은 CCleaner 앱의 사용 방식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가 수집되는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며, CCleaner는 주기적으로 인터넷에 연결해 자사 서버로 데이터를 전송합니다.
기본값으로 시작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실행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CCleaner가 서버와 통신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부팅 시간을 줄이고 PC를 빠르게 하겠다는 앱이, 기본 설정으로 백그라운드 통신을 활성화해 두었다는 점은 모순적입니다.
CCleaner는 해킹당한 적이 있다
CCleaner 같은 소프트웨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컴퓨터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앱이라면 악성코드나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는 평판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2017년 해커들이 CCleaner에 악성코드를 심는 데 성공했고, 감염된 버전은 CCleaner를 설치한 수백만 명의 사용자에게 배포되었습니다.
시스코(Cisco) 연구진이 보안 침해의 흔적을 CCleaner 소유사인 Avast의 서버까지 추적한 후에야, Avast는 해킹을 허용한 보안 취약점을 급히 패치했습니다.
하지만 피해는 이미 발생한 뒤였습니다.
이 공격이 보여준 교훈은 명확합니다. CCleaner 같은 앱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해커에게 새로운 침입 경로를 열어주는 행위이며, CCleaner 소프트웨어는 그런 공격을 막을 만큼 견고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CCleaner가 제공하는 모든 기능은 윈도우 10의 기존 설정만 조정해도 사실상 구현할 수 있습니다. CCleaner를 설치할 이유는 이제 정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