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더 씁쓸해진다고들 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나이 탓이 아니라 경험 탓이라고 생각한다. 희망은 유한하기 마련이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실망이라는 열매를 거듭 맛볼 때마다 조금씩 깎여나간다. 그래도 희망은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세계가 제 갈길을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나의 기분은 가벼운 낙담과 종말론적인 우울 사이를 오가곤 한다. 나는 그저 행복한 사용자이고 싶을 뿐인데 말이다. 이 방정식에서 LibreOffice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내가 어쩔 수 없이 윈도우를 써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 두 가지 중 하나가 바로 오피스이기 때문이다. 오피스와 게임, 이 둘은 대체 운영체제에서 결코 만족스럽게 해결되지 않는 과제다. 그래서 새로운 LibreOffice 버전이 출시될 때마다 나는 이번이야말로 '내 선택과 주변 소프트웨어 세계의 비참한 현실'이라는 감옥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라며 희망에 부풀곤 한다. 그리고 이번에도 LibreOffice 7.1을 테스트해 보았다.

설치와 흐릿한 아이콘
설치 자체는 딱히 말할 것이 없다. 윈도우 10에서 오피스 스위트를 설치했는데, 별다른 문제 없이 순조롭게 끝났다. 이후 메인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각 구성 요소들을 하나씩 살펴보았는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애플리케이션 인터페이스의 아이콘들이 전부 흐릿하다는 점이었다.



도무지 어색하게 보이는 아이콘들… 2021년에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내 IdeaPad 3 노트북은 윈도우에서 150% 배율 확대를 사용하고 있어서 애플리케이션 표시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현대에 설계된 완전히 새로운 코드가 고해상도 환경을 고려하지 않았을 리는 없지 않은가? 윈도우의 화면 배율 설정을 만져보니, 흐릿하게 보이는 앱을 윈도우가 보정하도록 하는 옵션이 있었다. 해당 옵션이 켜져 있었기에 꺼 보았지만, 상태는 조금 나아졌을 뿐 아이콘은 여전히 흐릿했다.

프로그램의 옵션 > 보기 메뉴를 직접 들여다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기본값으로 Colibre 아이콘 세트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SVG 세트로 전환하면 해상도와 배율에 관계없이 훨씬 선명하고 깨끗한 화면을 얻을 수 있었다. 대체 왜 SVG 세트가 기본값이 아닌가? 아니면 프로그램이 실행 환경을 감지해서 자동으로 조정하면 안 되는가? 게다가 그렇게 바꿔도 일부 아이콘은 여전히 저해상도로 남아 있다. 세트가 완성되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서는 잠시 후 다시 다룰 것이다.

레이아웃
LibreOffice에는 UI 레이아웃 전환 도구가 포함되어 있어, 일곱 가지 옵션 중 하나로 외관과 느낌을 바꿀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큰 문제가 있다. 첫째는 실제 제공되는 옵션 자체의 문제고, 둘째는 레이아웃을 전환할 때 발생하는 눈에 띄는 시각적 오류다. 아래쪽 계열로 전환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위쪽으로 올라가면 창 크기가 적절하게 조정되지 않으면서 끔찍한 깨짐 현상이 나타난다. 아래 스크린샷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버그는 차치하더라도, 레이아웃 전환 기능 자체가 방향이 잘못되었다. 일곱 가지 옵션이라는 건 지나치게 많다. 곧 LibreOffice 팀이 유지·보수해야 할 코드와 일관성 검증의 조합이 일곱 배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위 스크린샷에서 보듯 이것이 쉬운 작업이 아님은 명백하다. 더 근본적으로는, 사용자 입장에서도 너무 많다. 최선의 경우라면 두 가지면 충분하다. 클래식 스타일과 리본(Ribbon) 스타일, 그게 전부다. 그런데 정작 제공되는 것은 서로 눈에 띄게 다르지도 않고, 100% 덕후적인 선택지들이다. 'Groupedbar'라는 단어만 봐도 필요하지 않은 정보는 전부 알 수 있다. 평범한 사용자가 굳이 그런 단어와 씨름하고 싶겠는가?
설령 Tabbed 방식을 선택한다 해도 구현이 형편없다. 아이콘에 텍스트 설명이 없어 기능을 추측해야 하고, 요소 간 간격이 좁아 답답하다. 결과물은 클래식도 리본도 아닌 애매한 중간 형태로, 두 방식이 가진 장점은 하나도 챙기지 못한 모습이다.

화면 오른쪽의 확장용 이중 화살표를 보자. 끔찍할 정도로 저해상도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호환성
LibreOffice의 진짜 시험대는 오피스 문서를 얼마나 잘 렌더링하느냐다. 우리가 이 사실을 외면하고 싶어도,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것이 곧 현실이다. 이것은 도덕적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순수하게 기능성의 문제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LibreOffice가 오피스 문서를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한 이 분야의 주류가 될 수는 없다.
이전 LibreOffice 6.3 및 7.0 리뷰에서 했던 것처럼, 다양한 템플릿 파일을 받아 테스트해 보았다. 지난번에는 스위트 개발자 한 명이 직접 연락해와 파일에 대한 세부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고, 그것이 꽤 흥미로운 파일 호환성 실험으로 이어졌다. 관심 있는 독자라면 온라인상의 논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번과 동일한 템플릿 두 개를 가져왔고, 여기에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템플릿 두 개를 추가로 테스트했다.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면 DOCX 템플릿 2종과 PPTX 템플릿 2종을 활용하면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솔직히 꽤 처참하다.
먼저 워드 문서다.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어긋난 요소 배치, 잘못된 가로세로 비율의 이미지, 문서 영역 밖으로 삐져나오는 개체들. 이런 파일로 실무에서 협업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이번엔 프레젠테이션이다. 상황은 더 심각하다. 사실상 사용 불가능 수준이다. 슬라이드가 원본과 전혀 닮지 않았다. 투명 효과는 사라지고 이미지 요소는 엉뚱한 위치에 배치되어 있다. 이대로 발표 자료를 만든다면 레이아웃은 완전히 엉망이 될 것이다.


비교를 위해 같은 템플릿을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온라인에서 렌더링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스타일 관리
여전히 효율성이 떨어지며, 오피스보다 못한 수준이다. 스타일 목록이 항상 현재 스타일 위치로 점프하기 때문에, 예컨대 여러 단락에 새 스타일을 적용하려면 매번 목록을 일일이 스크롤해야 한다. 오피스에 비하면 클릭과 마우스 조작이 수십 번씩 더 필요하다. 스타일 적용도 더블클릭으로만 가능해 추가로 번거롭다. 스타일 검색 기능도 없고, 빠른 재적용도 안 된다. 전반적으로 투박하다.

성능 등 기타
안타깝게도 LibreOffice는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이전 버전보다 느려진다. 나는 여러 대의 컴퓨터에 설치된 수십 가지 운영체제에 LibreOffice 5.0부터 최신 버전까지 모두 설치해 두었는데, 버전 간 속도와 반응성의 차이가 뚜렷하다. 특히 7.1은 랙이 걸리는 느낌이 든다. 문서를 열고 렌더링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인터페이스가 종종 멈춘다. Writer와 Impress에서 레이아웃을 변경하는 데 약 15초, Calc에서는 거의 30초가 걸린다. NVMe SSD를 장착한 최신 시스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동작이든 빠릿빠릿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결론
나는 LibreOffice가 리눅스 데스크톱처럼 추진력을 잃었다고 느낀다. 이 분야는 한동안 정체 상태였고, 세상은 계속 변하는데 프로젝트를 활력 있게 유지할 에너지도 자금도 충분하지 않다.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신나게 출발한 뒤 십 년이 지난 시점에도 초창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위치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건 사람들의 동력과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무언가라는 측면에서 결코 고무적이지 않다.
LibreOffice 7.1은 이전 버전들보다 오히려 후퇴한 느낌이다. 놀랍거나 유용한 새 기능은 하나도 없으면서 버그만 더 늘었다. 속도 문제도 여전하고, 마이크로소프트 호환성 역시 여전히 까다롭다. 게다가 인터페이스에는 수십 가지 선택지가 아니라 단 한두 개의 완벽하게 다듬어진 옵션이 필요하다. 커뮤니티 에디션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나는 기꺼이 LibreOffice에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단, 그 대가로 전문가 수준의 결과물을 기대할 뿐이다. 사실 이 훌륭한 스위트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건강한 변화는 유료화다. 그래야 필수적인 기능과 도구를 갖추는 데 필요한 투자와 자원이 어디선가 나올 테니까. 공짜는 좋고, 공짜는 즐겁다. 하지만 제 역할을 못 하는 도구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그리고 이렇게 또 한 겹의 희망이 내 영혼에서 깎여나갔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