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아이폰의 기본 음성 비서인 Siri는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명령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면, 이제 다른 음성 비서로 갈아탈 시점일지도 모릅니다.
Siri의 대안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입니다. 물론 아래에서 소개하는 앱들이 아이폰에서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Siri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해 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아이폰에서 서드파티 음성 비서가 마주하는 한계
애플은 타사와의 호환성에 인색하기로 유명한데, 아이폰에서 서드파티 음성 비서를 살펴보면 이러한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아래 소개할 Siri 대안들은 아이폰 기본 음성 비서에 비해 상당히 큰 제약을 안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한계는 서드파티 음성 비서를 사용하려면 매번 해당 앱을 직접 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구글 어시스턴트 앱을 먼저 실행하지 않고는 "헤이 구글"이라고 말해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호출할 수 없습니다. 다른 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헤이 Siri"는 아이폰 화면이 꺼져 있어도 작동합니다.
다만 Siri 단축어(Shortcut)를 활용하면 이 문제를 우회할 수 있습니다. 음성 비서 앱을 여는 단축어를 만든 뒤 "헤이 Siri"로 그 단축어를 실행하면, Siri를 거쳐 선호하는 앱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또 하나의 한계는 애플이 서드파티 음성 비서에게 iOS의 시스템 수준 제어 권한을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즉, 이런 Siri 대안으로는 화면 밝기 조절, Wi-Fi 켜기, 다른 앱 실행, 설정 변경 등이 불가능합니다.
애플이 보안과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명분으로 이런 제약을 둔 것임은 알고 있습니다. iOS가 그만큼 안정적인 것도 이 덕분이지만, 좋은 Siri 대안을 찾는 입장에서는 분명 답답한 부분입니다.
1.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구글 어시스턴트 앱은 아이폰에서 Siri가 제공하는 거의 모든 기능을 지원하며, 특히 복잡한 명령어나 연관된 질문을 연달아 처리하는 능력은 오히려 더 뛰어납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로 날씨 확인, 알람 설정, 저녁 식사 예약, 웹 검색은 물론 연락처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당연하게도 구글 어시스턴트는 Gmail, 구글 지도, 구글 포토, 유튜브 등 다른 구글 앱과 긴밀하게 연동됩니다. 따라서 이런 앱과 관련된 작업을 음성으로 손쉽게 요청할 수 있습니다.
- "런던까지 운전 경로 알려줘."
- "지난달 찍은 내 사진 보여줘."
- "볼 만한 유튜브 영상 찾아줘."
또한 구글 어시스턴트로 스포티파이, 유튜브, 디저(Deezer)에서 음악을 재생할 수 있습니다. 눈치챘겠지만, 구글 어시스턴트는 애플 뮤직과는 연동되지 않습니다.
2. 아마존 알렉사(Amazon Alexa)
아마존 알렉사는 집에 에코(Echo) 기기가 있다면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홈 기기가 없더라도 아이폰만으로 일반적인 음성 비서 기능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알렉사 앱을 열고 알렉사에게 이렇게 요청해 보세요.
- "쇼핑 목록에 우유 추가해 줘."
- "최신 뉴스 읽어줘."
- "음악 좀 틀어줘."
알렉사는 '드롭인(Drop In)'이라는 무료 영상 통화 기능도 제공합니다. 알렉사 지원 기기를 가진 가족이나 친구와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음악은 아마존 뮤직, 애플 뮤직, 스포티파이, 디저, TuneIn 라디오로 재생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전구부터 카메라까지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할 수 있고, 음성만으로 아마존에서 쇼핑까지 할 수 있습니다.
3. 코타나(Cortana)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타나 모바일 앱을 중단하고 해당 서비스를 Microsoft 365에 통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등 여러 국가의 앱스토어에서는 이미 코타나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당분간 코타나가 계속 제공됩니다. 그동안이라면 아이폰에서 Siri의 대안으로 여전히 쓸 만합니다.
예상대로 코타나는 Microsoft Outlook, Microsoft Teams 등 마이크로소프트 앱과의 연동에서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업무, 이메일, 리마인더, 할 일 목록을 관리하는 데 활용해 보세요. 메시지나 이메일도 음성만으로 보낼 수 있고, 뉴스나 날씨 정보를 검색하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코타나는 주로 업무용으로 설계된 만큼, 아래와 같은 명령어가 특히 유용합니다.
- "최신 판매 보고서를 상사에게 보내 줘."
- "우리 팀과 새 회의 통화 시작해 줘."
- "경비 처리할 일을 할 일 목록에 추가해 줘."
4. 라이라(Lyra)
라이라는 이 목록에서 가장 인지도가 낮은 앱이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인터페이스를 갖춘 똑똑한 음성 비서입니다.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라이라에게 다양한 질문을 해 보세요. 또는 줄 아이콘을 탭해 직접 입력할 수도 있습니다. 라이라는 캘린더 일정 생성, 리마인더 추가, 웹 정보 검색, 날씨 안내, 길찾기까지 가능합니다.
아쉽게도 라이라는 미디어 플레이어를 제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음성 비서로 음악을 재생하거나 팟캐스트를 들을 수는 없습니다.
라이라를 시작하기 좋은 명령어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 "오늘 캘린더에 치과 예약 추가해 줘."
- "내일 날씨 어때?"
- "나중에 우유 사 오라고 알려줘."
라이라는 다른 음성 비서처럼 방대한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기능을 탁월하게 수행하는 세련된 대안입니다.
내게 맞는 최고의 음성 비서 찾기
앱스토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서드파티 음성 비서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아마도 애플의 제약 때문에 서드파티 음성 비서가 Siri와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일 겁니다.
위에서 소개한 앱들은 서로 비슷한 편이라, 어떤 생태계에 이미 투자하고 있는지에 따라 최선의 선택이 달라집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구글 앱과, 아마존 알렉사는 아마존 스마트홈 제품과, 코타나는 마이크로소프트 환경과 가장 잘 맞습니다.
기본 기능만 잘 되는 간단한 대안을 원한다면 라이라가 좋은 선택입니다.
반면 아이폰에서 앱을 열지 않고 음성 비서를 호출하고 싶다면 Siri가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기능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