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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앱이란 무엇일까? 세계 각국의 슈퍼 앱 구축 경쟁 총정리

슈퍼 앱이란 무엇일까? 세계 각국의 슈퍼 앱 구축 경쟁 총정리

에어비앤비 숙소 예약, 음식 배달 주문, 공과금 납부, 친구와의 메시지, 심지어 전문 마사지사를 집으로 불러오는 것까지 — 이 모든 일을 하려면 몇 개의 앱이 필요할까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아시아 도시에 산다면 답은 단 하나일 겁니다. 바로 '슈퍼 앱(super app)' 하나면 충분합니다.

아직 대부분의 슈퍼 앱이 아시아를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위챗(WeChat), 알리페이(Alipay), 그랩(Grab), 고젝(Go-Jek), 페이티엠(Paytm), 카카오(Kakao), 라인(LINE) 같은 앱들은 이미 수많은 지역에서 일상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친구와의 채팅, 간편 결제, 차량 호출 같은 몇 가지 핵심 기능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삶 그 자체를 담은 '미니 운영체제'로 진화했습니다.

슈퍼 앱이란 무엇일까? 세계 각국의 슈퍼 앱 구축 경쟁 총정리

슈퍼 앱 모델이 주목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양한 서비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스마트폰 저장 공간도 절약되며, 여러 앱을 찾아 헤매는 번거로움에서도 해방됩니다. 하지만 단점 역시 분명합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시장 경쟁 저해 우려가 그렇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모바일 중심 문화권인 라틴아메리카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Facebook), 우버(Uber), 아마존(Amazon) 같은 북미·유럽 기업들 역시 지역 슈퍼 앱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죠. 다만 이미 각 서비스 영역이 개별 기업에 의해 장악된 상황이라, 기술 거물이라 해서 서구판 위챗이 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슈퍼 앱계의 강자들

슈퍼 앱이란 무엇일까? 세계 각국의 슈퍼 앱 구축 경쟁 총정리

현재 슈퍼 앱의 절대 강자는 단연 텐센트(Tencent)의 위챗입니다. 중국 인구의 3분의 2 이상이 사용하는 앱으로, 상당수 사용자가 하루 평균 몇 시간씩을 위챗과 함께 보냅니다. 위챗과 경쟁 앱 알리페이는 모바일 결제 수단으로 너무나 널리 쓰이다 보니, 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오히려 번거로운 일이 되어버릴 정도입니다.

메신저, 소셜 네트워킹, 뉴스, 전자 결제, 티켓 예매, 차량 호출, 게임, 금융 서비스, 음식 배달, 영화 티켓, 호텔·항공권 예약, 병원 진료 예약, 반려견 미용까지 — 위챗과 알리페이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의 목록은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위챗 안에서 메시징·결제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게임과 앱을 직접 만들 수도 있습니다.

슈퍼 앱이란 무엇일까? 세계 각국의 슈퍼 앱 구축 경쟁 총정리

다만 슈퍼 앱의 가장 큰 문제점 역시 여기서 드러납니다. 위챗과 알리페이의 어마어마한 규모는 사실상 경쟁을 억누르고 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싶은 기업은 결국 이 두 앱 중 하나를 통하는 수밖에 없거든요. 개인정보 문제도 심각합니다. 한 앱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수록 그 앱이 사용자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정보도 방대해집니다. 국민 신용 점수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인 나라에서 이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슈퍼 앱이란 무엇일까? 세계 각국의 슈퍼 앱 구축 경쟁 총정리

위챗을 제외한 다른 슈퍼 앱들은 대체로 '라이트(light)' 버전에 가깝습니다. 서비스를 통합한다는 점은 같지만, 음식을 주문하거나 차를 불러야 할 때가 아니면 굳이 열지 않는 앱들이죠. 편리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전기나 인터넷만큼 필수적인 존재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하는 일은 많고, 아래 앱들은 계속 지켜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 고젝(Go-Jek)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시아): 모바일 결제부터 출장 마사지 서비스까지 20개 이상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 그랩(Grab) (싱가포르 및 동남아시아):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 중 하나로, 차량 호출로 시작해 현재는 전자 결제, 음식 배달 등 다양한 기능으로 확장했습니다.
  • 페이티엠(Paytm) (인도): 알리페이의 모회사 알리바바(Alibaba)가 투자한 기업으로, 인도 전역에 전자 결제, 금융 서비스, 차량 호출, 쇼핑 등 폭넓은 서비스를 공급합니다.
  • 라피(Rappi) (콜롬비아 및 라틴아메리카): 무엇이든 픽업해 배달해 주는 배달원 연결 앱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전자 결제, 전동킥보드 공유, 금융 서비스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슈퍼 앱, 곧 당신의 앱스토어에도?

슈퍼 앱이란 무엇일까? 세계 각국의 슈퍼 앱 구축 경쟁 총정리

현재 유럽, 호주, 아프리카, 미국·캐나다에는 '슈퍼'라고 부를 만한 앱이 없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가 비교적 완만하게 발전해 왔고, 혁신적인 기업들이 저마다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고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일본과 한국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라인과 카카오가 슈퍼 앱이긴 하지만, 디지털 서비스가 점진적으로 발전한 탓에 특정 기업이 여러 시장을 한꺼번에 석권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기업은 여전히 슈퍼 앱의 자리를 노립니다. 페이스북 메신저의 총괄을 맡았던 데이비드 마커스(David Marcus)는 과거 위챗을 '영감을 주는(inspiring)' 존재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최근 몇 년간 메신저의 변화를 지켜봐 온 사람이라면 그 궤적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점을 알아차렸을 겁니다. 특히 리브라(Libra)를 통한 결제 서비스 진출은 '슈퍼 앱' 방향으로의 매우 큰 걸음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받아낸 거센 반발은 이들이 마주한 험난한 싸움을 잘 보여줍니다.

슈퍼 앱이란 무엇일까? 세계 각국의 슈퍼 앱 구축 경쟁 총정리

우버 역시 '일상의 운영체제'가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우버와 우버 이츠(Uber Eats)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는 데서 시작해 이용 가능한 교통 옵션도 계속 넓히고 있죠. 심지어 화물 운송 회사인 '우버 프레이트(Uber Freight)'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리고 아마존이 있습니다. 아마존은 이미 인도에서 슈퍼 앱 지위를 추구하고 있으며, 직접 또는 인수한 기업들을 통해 전자 결제, 항공권 예약, 차량 호출, 음식 배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 슈퍼 앱을 원하는가?

슈퍼 앱이 편리하고 삶을 조금 더 단순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서비스를 한 기업의 우산 아래 묶어두는 것이 디지털 생태계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좋은 선택일지는 의문입니다. 경쟁은 혁신을 촉진하고, 특정 기업이 과도한 권력을 쥐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슈퍼 앱의 특징을 지닌 여러 생태계가 공존하는 것입니다. 메신저와 우버가 미국판 위챗, 미국판 그랩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 목표를 향한 과정에서 유용한 기능들을 하나씩 추가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