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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지 않는 좀비 앱, 지금 당장 삭제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설치된 앱들이 아직도 업데이트를 받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확인한 게 언제인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점검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위험이 숨어 있습니다. 이른바 '좀비 앱'은 사용자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보안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좀비 앱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좀비 앱이란 무엇일까?

여기서 말하는 '좀비 앱'은 개발자가 더 이상 관리하거나 업데이트하지 않지만 사용자 기기에는 그대로 남아 있는 앱과 소프트웨어를 뜻합니다. 더 넓은 의미로는 잊고 지나쳐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앱까지 포함됩니다.

참고로 앱 스토어 검색 목록에 나타나지 않는 앱을 지칭할 때도 같은 용어가 쓰이지만, 이 글에서 다루는 의미와는 다릅니다.

좀비 앱이 위험한 이유

좀비 앱이 무엇인지 알았으니, 이런 앱을 기기에 두면 어떤 위험이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패치되지 않는 보안 취약점

개발사가 지원을 중단한 앱이 기기에 남아 있다면 불필요한 보안 위험에 노출되는 셈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윈도우용 퀵타임(QuickTime)입니다. 애플은 2016년에 윈도우 버전 지원을 중단했는데, 이후 보안 연구자들이 퀵타임에서 취약점을 발견했습니다. 애플이 패치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이라 미국 정부조차 윈도우 사용자에게 프로그램을 삭제하라고 경고를 내렸습니다.

문제는 지원이 끊긴 후에도 퀵타임은 계속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지원 종료 사실을 모른 채 프로그램을 몇 달, 몇 년씩 방치하면 이미 알려진 취약점에 PC가 그대로 노출됩니다.

따라서 퀵타임을 삭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어차피 다른 동영상 플레이어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은 퀵타임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악성 코드에 탈취된 앱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앱을 방치하면, 업데이트 과정에서 앱 자체가 악성화되는 최악의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2021년 말웨어바이트즈(Malwarebytes)가 보고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당시 수백만 명의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바코드 스캐너 앱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었는데, 오랫동안 멀쩡하게 작동했습니다. 그러다 개발자가 앱을 새 소유주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업데이트를 통해 악성 코드가 심어졌습니다. 감염된 앱은 기본 브라우저를 열어 광고 페이지로 강제 이동시켜 수익을 올리는 일종의 '멀버타이징(malvertising)' 수법이었습니다.

구글은 해당 앱에 조치를 취해 플레이 스토어에서 삭제했고, 이후 새로 감염되는 일은 막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기기에 앱이 남아 있다면 직접 삭제하기 전까지는 계속 광고에 시달려야 합니다.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가 감염된 앱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피해 사실조차 알기 어렵습니다.

기기에 설치된 앱이 앱 스토어에서 내려가도 별도 알림은 오지 않습니다. 운이 좋으면 개발자가 이메일로 알려주지만 그런 경우는 드뭅니다. 결국 유일한 대책은 주기적으로 앱을 점검하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거나 신뢰할 수 없는 앱은 삭제하는 것뿐입니다.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현대의 모든 앱과 서비스는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려 합니다. 많은 모바일 앱이 실제로 필요하지 않음에도 연락처, 위치, 카메라 같은 민감한 정보에 대한 권한을 요구합니다.

거의 사용하지 않는 앱을 폰에 남겨두면 그만큼 흘려보내는 개인정보도 늘어납니다. 6개월 넘게 손대지 않은 앱이 매일 위치 정보를 확인해 자사 서버로 전송하는 걸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자주 쓰는 앱이라면 유용한 서비스를 받는 대가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좀비 앱에 정보를 넘기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앱을 정리하고 어떤 서비스에 어떤 정보를 공유할지 스스로 통제권을 되찾으세요.

저장 공간 확보와 홈 화면 정리

지금까지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관점에서 좀비 앱을 삭제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저장 공간을 확보하고 화면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실질적인 장점도 있습니다.

1년 넘게 실행하지 않은 게임, 딱 한 번 써본 기능성 사진 편집 앱, 매년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쌓인 구버전 프로그램 등은 쉽게 잊히기 마련입니다. 지원이 끊겼거나 필요 없는 앱을 치우면 정말 쓰고 싶은 최신 앱을 위한 공간이 넉넉해집니다.

생산성 측면의 효과도 큽니다. 관심 없는 앱이 수십 개 나열된 화면에서 원하는 앱을 찾으려면 스크롤을 길게 해야 하고, 검색 결과에도 불필요한 항목이 섞여 들어옵니다.

앱을 지우는 게 아까울 수 있습니다. "언젠가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하는 생각 때문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몇 달간 사용하지 않은 앱은 앞으로도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만약 다시 필요해지면 그때 재설치하면 됩니다.

좀비 앱 정리하는 방법

좀비 앱을 방치할 때의 위험을 알았으니, 이제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 목록을 하나씩 살펴볼 차례입니다. 각 앱마다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세요.

  • 개발사가 아직도 이 앱을 지원하고 있는가?
  • 이 앱을 신뢰할 수 있는가?
  • 최근 6개월 안에 사용한 적이 있는가?

이상적으로는 세 질문 모두에 "예"라고 답할 수 있는 앱만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가장 심각한 앱 몇 개만 골라 삭제하는 것만으로도 보안을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요즘 플랫폼에서는 앱 삭제가 아주 간단합니다. 아래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 안드로이드에서 불필요한 앱 삭제하는 방법
  • 아이폰·아이패드에서 앱 삭제하는 방법
  • 윈도우 10에서 프로그램 제거하는 방법
  • 맥에서 프로그램 제거하는 방법

사용하지 않는 계정도 함께 정리하세요

한 단계 더 나아가, 더 이상 쓰지 않는 온라인 서비스의 계정을 삭제하는 작업도 진행해야 합니다. 바코드 스캐너 같은 단순 앱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폰에서 페이스북 앱을 지워도 페이스북 계정이 살아 있다면 큰 의미가 없습니다.

비밀번호 관리자를 사용 중이라면 저장된 계정 목록을 훑어보세요. 그렇지 않다면 메일함에서 "회원가입", "계정 인증"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면 사용 중인 계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모든 계정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온라인 계정 탈퇴 절차와 난이도는 서비스마다 천차만별입니다. JustDelete.me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기 서비스들의 계정 삭제 페이지로 연결해 주고 탈퇴 난이도까지 알려줍니다. Deseat.me도 유용한데, 내 계정 목록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사용하지 않는 계정을 삭제하도록 도와줍니다.

안 쓰는 계정을 하나씩 닫는 건 번거로운 일입니다. 하지만 계정 하나를 지울 때마다 기업이 수집하는 내 정보가 줄어들고, 향후 유출 사고로부터 내 데이터를 지킬 수 있습니다. SNS 계정부터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은 시작입니다.

내 안전을 위해 좀비 앱을 없애자

좀비 앱을 방치하면 기기에 다양한 위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지금 시간을 내 기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점검하고 더 이상 필요 없는 것들을 정리하세요. 정기적인 습관으로 만들면 위험한 앱이 자리를 차지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