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구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에 맞서기 위해 자체 소셜 미디어 플랫폼 'Google+'(구글 플러스)를 출시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소셜 미디어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나 마이크로블로깅의 장으로 자리 잡기 전이었고, 뛰어난 연구 역량을 자랑하는 구글이 미래를 내다보고 내린 선택이 바로 Google+였습니다. 그러나 초기의 성공 신호에도 불구하고 계획은 어긋났고, 결국 Google+는 출시 약 8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그리고 Google+의 죽음 직후, 구글은 조직 내 소통을 위한 다음 카드 'Google Currents'를 내놓았습니다. 과연 Google Currents는 구글의 소셜 네트워킹 사업 입지를 되살릴 수 있을까요?
구글의 초기 소셜 네트워킹 시도
많은 사람들이 구글의 첫 소셜 네트워킹 시도를 Google+로 기억하지만, 실제로 그 길을 처음 연 서비스는 2009년 등장한 Google Wave였습니다. Google Wave는 이메일과 인스턴트 메신저의 기능을 결합해 두 명 이상의 사용자가 동시에 대화에 참여할 수 있게 한 실시간 문서 편집 도구였습니다.
사용자는 개인 또는 그룹 단위로 대화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었으며, 문서 편집기 역할도 수행해 작성된 글에 수정 제안을 달며 의견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Google Wave는 출시 다음 해부터 지원이 중단되다 2012년 완전히 종료되었고, 이후 Google Docs가 문서 작성·편집 기능을 계승하게 됩니다.
Google Wave의 뒤를 이어 등장한 것이 Google Buzz입니다. Buzz는 당시 페이스북이 제공하던 기능 대부분을 갖춘 본격적인 SNS로, 친구 목록, 사진 공유, 지메일 받은함과 연동되는 뉴스 피드 등을 제공했습니다. 이후 피카사, 구글 래티튜드, 유튜브, 블로거, 구글 리더까지 통합하며 초기에는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1년여 후 심각한 프라이버시 논란에 부딪혔고, 개선에 실패한 구글은 사용자들의 외면 속에 서비스를 종료하고 Google+로 갈아탔습니다.
Google+는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지만, 잇따른 데이터 유출 사고와 이에 대한 미흡한 대응 탓에 빠르게 몰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전작들보다는 오래 운영되어 반등할 기회도 있었지만, 구글은 2015년 디자인·경험 개편 외에는 제품을 발전시키지 않았고 페이스북과 정면 경쟁하려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구글은 소셜 네트워킹 분야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Google Currents란 무엇인가?
먼저 배경 지식이 필요합니다. 구글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모음인 GSuite(현 Google Workspace)를 제공하며, 클라우드 문서 저장소 확보와 업무 운영 관리를 지원합니다. 일부 앱은 최종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되지만, GSuite에 가입하면 더 넉넉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개인화된 웹메일 도메인, 기업 도메인 보안 통제, GSuite 마켓플레이스 접근권 등을 추가로 얻을 수 있습니다. Google Currents는 이러한 GSuite에 새롭게 더해진 기능으로, 임직원 간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입니다.
Google Currents는 조직을 위한 독립적인 소통 포털 역할을 합니다. 도메인에 등록된 모든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으며, 각자 의견·소식·업데이트를 게시하고 다른 사용자가 댓글을 달거나 자신의 피드에 공유할 수 있습니다.
특히 리더와 임직원 간 소통 채널로 유용합니다. 리더는 게시물을 모든 피드 상단에 고정해 우선순위를 높일 수 있고, 'Spotlight(스포트라이트)' 태그를 붙여 모든 사용자 피드의 최상단에 노출시키며 전체를 향한 직접 소통도 가능합니다.
또한 Currents에는 자체적인 콘텐츠 관리·운영 가이드가 마련되어 있어, 리더가 직접 콘텐츠 스트림을 모니터링하고 중요한 게시물과 업데이트가 모든 임직원에게 전달되도록 관리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블로깅 플랫폼처럼 해시태그를 인식하는 알고리즘도 탑재되어, 검색 시 게시물과 콘텐츠의 노출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Google Currents가 제공하는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조직 내 논의와 소통을 위한 게시물·콘텐츠 작성 및 공유
- 더 나은 상호작용을 위한 게시물 댓글·피드백
- 개인별 게시물 도달 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분석 도구
- 리더 게시물 우선 노출
- 태그(해시태그) 지원
- 개인화된 Currents 콘텐츠 관리 포털
서비스명의 유래
'Google Currents'라는 이름은 다소 낯설면서도 묘하게 익숙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Google Currents는 2011년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iOS용으로 개발했던 소셜 매거진 앱의 이름이었습니다. 당시 이 앱은 모바일 뉴스 제공 서비스였으나, 이후 뉴스 애그리게이터 'Google Play Newsstand'로 대체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뉴스 애그리게이터들과의 경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Play Newsstand는 2002년부터 구글이 운영해 온 원조 뉴스 애그리게이터인 Google News와 통합되었습니다.
즉, 구글은 Currents라는 이름을 통해 특허와 브랜드 등록 수고를 아끼면서, 과거 중단된 브랜드를 새로운 콘셉트로 재활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Google Currents 이용 방법
Google Currents는 현재 베타 단계로, GSuite 관리자가 요청 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관리자는 요청 메일을 보내 Currents 사용 권한을 신청하기만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절차입니다.
새로운 접근 방식
Google Currents는 Google+가 아니며, 기업·커뮤니티 그룹·토론 패널·교육기관을 운영하지 않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도 아닙니다. Currents는 특정 주제나 안건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연결하는 데 유용한 플랫폼입니다. 조직 현안, 사회 서비스, 보건·의료 등 논의가 필요한 영역에서 아이디어를 나누는 곳이지, 휴가 사진을 자랑하는 곳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경쟁자로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미 그 전장에서 큰 실패를 겪은 구글이 당장 그 시장에 다시 뛰어드는 것은 무모한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새로운 접근 방식은 환영할 만합니다.
Currents에서 기대할 수 있는 콘텐츠는?
인터넷과 모바일에는 이미 다양한 공개 토론 플랫폼이 존재합니다. 사람들이 여러 주제로 소통하며 블로깅과 글쓰기에 참여하는 미디엄(Medium)이 대표적이고, 사용자들이 각자의 관점으로 질문에 답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쿼라(Quora)도 비슷한 사례입니다.
Currents가 공개적인 소통을 지향한다면 이미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Google Currents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곳은 조직 단위 환경뿐입니다. 즉, 하나의 계정에 제한된 인원만 참여하고 특정 주제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조직 내 게시판에서 공유되는 콘텐츠가 공정할지, 아니면 조직의 이해관계에만 치우칠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구글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실현 가능성과 성공 가능성은?
구글에는 오랜 고질병이 있습니다. 이전 플랫폼들을 모두 베타 상태로 출시한 뒤, 업데이트 과정에서 방향을 잃어버렸다는 점입니다. 개발자와 사용자의 개선 의견을 요청하면서도, 정작 이를 올바르게 반영하지 못해 왔습니다.
Google Wave와 Google Buzz 모두 초기에 베타로 공개되었지만 사용자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Google+ 역시 좋지 않은 결말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Google Currents가 또다시 베타로 출시되며 구글은 같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구글은 사용자를 개발 과정에 참여시키면 제품을 잘 개선할 수 있다고 믿지만, 정작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왔습니다. 특히 네트워킹 분야에서 그렇습니다.
결국 Google Currents는 이 부분에서 채워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Currents가 Google+ 등 전작들과 같은 운명을 피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만약 구글이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킹 플랫폼 제공사로 자리매김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또다시 같은 구덩이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