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최소 하나 이상의 마이크 범위 안에서 보낸다면, 누군가 내 대화를 몰래 듣고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스마트 홈 기기와 스마트폰 앱을 운영하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은 소문처럼 여러분을 감시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럴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론적으로는 해커가 더 큰 위협입니다. 웹캠에 침입하듯 마이크에도 충분히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마이크는 민감한 정보가 가득한 금광이 아니기 때문에 해킹 사례 자체가 드물게 발생합니다.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도 신고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은 오히려 의외일 정도입니다.
그럼 실제로 일어난 적이 있을까?
짧게 답하자면 '있습니다'. 기업과 해커 모두 사용자의 허락 없이 마이크에 접근한 사례가 존재합니다. 스마트 기기가 우연히 음성을 녹음해 저장한 것이 확인된 사례는 단 한 건뿐이지만, 교묘하게 스마트폰 마이크를 활용한 주요 사건은 두 건 더 있었습니다.
- 2014년: 실버푸시(Silverpush)는 인간이 들을 수 없는 고주파 신호를 이용해 스마트 TV 스피커에서 휴대폰으로 광고 정보를 전달하는 소름 돋는 방식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 2017년: 뉴욕타임스는 TV 광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알폰소(Alphonso)라는 회사가 샤잠(Shazam)을 포함한 수백 개의 앱에 청취 소프트웨어를 심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사람의 음성이 아니라 TV 프로그램에서 인식 가능한 오디오를 감지하는 용도입니다. 현재도 운영 중이며, 이를 탑재한 모든 앱은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이를 명시해야 합니다. 불행히도 해당 앱들의 포괄적인 목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 2017년: 일부 구글 홈 미니(Google Home Mini)에서 스스로 작동해 주변의 모든 소리를 녹음하는 결함이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신속하게 발견되어 수정되었고, 관련 로그도 삭제되었습니다.
해커 입장에서 일반 사용자의 마이크는 크게 매력적인 표적이 아닙니다. 이런 유형의 주요 해킹 사건 대부분은 산업 스파이 행위와 관련된 것들이었습니다. 영상 속 흥미로운 정보를 찾는 편이 훨씬 쉬운 만큼, 일반적으로는 웹캠 해킹이 훨씬 더 큰 우려 대상입니다.
기기들이 설계 단계부터 그렇게 만들어졌을까?
짧게 답하자면 '거의 확실히 아닙니다'. 시중의 거의 모든 컴퓨터, 휴대폰, 스마트 홈 기기는 기본적으로 마이크 정보를 비공개로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홈 기기는 늘 소리를 듣고는 있지만, 한 번에 몇 초 분량의 오디오만 저장합니다. "OK 구글"이나 "헤이 알렉사" 같은 웨이크 워드가 포함되지 않은 발화는 말한 직후 거의 즉시 삭제됩니다. 페이스북에서 방금 대화에 나왔던 열대지방 휴가 광고가 떴다면, 그것은 도청 때문이 아니라 회사가 이미 보유한 여러분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생각을 추론한 결과입니다.
물론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2014년 아마존은 에코(Echo)가 키워드와 주변 문장을 청취해 사용자의 욕구와 선호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실행 의사 없이도 수시로 등록하는 '탐색적 특허'에 불과하지만, 그런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내 기기는 얼마나 취약할까?
거의 모든 기기는 해킹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취약점에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 컴퓨터: 컴퓨터 마이크 해킹이 가장 쉬운 편입니다. 숙련도가 높지 않은 해커도 여러분의 PC에 소프트웨어만 설치할 수 있다면 해킹할 수 있습니다.
- 휴대폰: 마이크 권한을 가진 앱이라면 원하는 대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추가 보안 조치가 도입되고 있긴 하지만). 따라서 악성 앱이 가장 흔한 침해 경로입니다. 해커가 다른 방식으로 폰에 침입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우 드뭅니다.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신뢰할 수 없거나 마이크가 필요 없는 앱의 마이크 권한을 비활성화하는 것입니다.
- 스마트 홈 허브: 우려와 달리, 이런 기기들은 컴퓨터나 휴대폰보다 공격 경로가 적습니다. 입증된 취약점 대부분은 물리적 접근 또는 블루투스 범위 진입이 필요한데, 알려진 블루투스 해킹은 이미 대부분 수정된 상태입니다.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까?
웹캠을 가리는 것은 꽤 좋은 생각입니다. 해킹이 쉬운 데다, 누군가의 '흥미로운 웹캠 감시 목록'에 오르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마크 저커버그처럼 마이크에 테이프를 붙이는 방법은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테이프는 음파를 막아주지 못합니다.
- 컴퓨터: 사용하지 않을 때는 마이크를 비활성화하세요. 집요한 해커가 다시 켤 수는 있지만, 번거로운 표적보다는 쉽게 무너지는 다른 대상으로 넘어가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컴퓨터를 분해해 마이크를 제거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 스마트폰: 권한 설정을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앱에만 마이크 권한을 부여하세요. 역시 해커가 이를 우회할 수 있지만, 에드워드 스노든이 아닌 이상 마이크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과한 조치입니다.
- 스마트 홈 기기: 네트워크 보안을 유지하고, 기기를 공개된 장소에 두지 말며, 드라이버를 들고 접근하는 수상한 사람이 알렉사에게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세요. 에코의 경우 상단에 배선으로 연결된 마이크 차단 스위치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로는 이 스위치를 비활성화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걱정해야 할까?
모든 마이크를 뽑아버리고 토스터기보다 똑똑한 기기의 집 반입을 금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휴대폰을 든 사람 근처에 몇 걸음만 다가가도 여러분은 다시 '방송 중' 상태가 됩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업들은 (아직은) 여러분의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고, 해커들은 여러분의 마이크가 별로 흥미롭지 않다고 여기며, 쉬운 표적이 되지만 않으면 큰 위험에 노출될 일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문제가 그렇듯, 큰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근본적인 해결책도 등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계속 로봇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