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StreetMap(OSM)은 흔히 '지도판 위키피디아'라고 불립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전 세계 사용자가 직접 기여하고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위키피디아처럼 의외로 높은 신뢰성을 자랑합니다.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더라도 이미 OSM 데이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포스퀘어(FourSquare), 포켓몬 GO,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 테슬라 등 수많은 앱과 서비스가 OSM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적인 내비게이션 용도로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방대한 지리 공간 데이터는 앱 개발은 물론 인도주의 활동과 긴급 구호 작업에서도 반복적으로 그 가치를 입증해 왔습니다.
여기에는 철학적인 이유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료로 개방된 지리 정보원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지도에 무엇이 표시되고 어떻게 보이는지, 누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은 구글, 톰톰(TomTom), 히어(HERE) 같은 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안겨 줍니다. 세르지 브로클라우스키(Serge Wroclawski)가 2014년에 밝힌 것처럼, '어느 한 회사가 장소(place)에 대한 독점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OpenStreetMap이란 무엇인가

OpenStreetMap은 스티브 코스트(Steve Coast)가 영국에서 처음 만든 프로젝트로, 2004년 출범 이후 지도 정보 데이터베이스가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데이터는 대량의 지도 정보를 보유한 기관의 기증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지도 제작·유지보수에 참여하는 일반 사용자들의 기여로 축적됩니다.
위키피디아와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수정은 그대로 남습니다. 반대로 지도를 훼손하거나 실수를 하면 누군가 이를 발견해 되돌려 놓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상당히 잘 작동해 왔고, 2018년 기준으로 OSM의 지리 공간 데이터 상당 부분은 구글 지도에 필적하거나 그 이상의 품질을 보입니다.
다만 OSM은 하나의 '앱'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물론 장소 검색이나 길찾기에 활용할 수 있지만, OpenStreetMap의 본질은 사용자 친화적인 올인원 지도 도구라기보다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실제로 잘 활용하려면 다른 앱을 구동하는 엔진으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Maps.me와 맵퀘스트(MapQuest)는 OSM 기반의 사용자 친화적인 버전을 제공하며, 맵박스(MapBox) 같은 도구는 비교적 투박한 OSM 데이터를 다양한 목적에 맞게 가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OpenStreetMap은 어떻게 작동하나

매퍼(mapper, 지도 기여자)가 되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계정에 가입하고, 편집하고 싶은 지역을 찾은 뒤, 브라우저 기반 지도 편집기를 이용해 랜드마크, 도로, 상점 등을 지도에 추가하면 됩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지역에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가 제공되므로, 집에서 편안하게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짧은 튜토리얼만 따라 해 보면 바로 시작할 수 있을 만큼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OpenStreetMap은 어디에 활용되나

일반 사용자도 공식 웹사이트에서 랜드마크 검색, 길찾기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OSM 데이터의 최대 사용자는 포스퀘어, 포켓몬 GO, 수많은 자전거·하이킹 앱, 심지어 애플 지도(Apple Maps) 같은 서비스들입니다. 구글은 지도 데이터 사용에 기업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반면, OSM은 무료이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활용 분야는 단연 인도주의 영역입니다. OSM의 지도는 빠르게 수정·갱신할 수 있고 현지의 지식과 필요에 맞게 조정할 수 있어, 개발도상국과 재난 피해 지역 지원에 큰 역할을 해 왔습니다.
휴머니테리언 오픈스트리트맵 팀(Humanitarian OpenStreetMap Team, HOT)은 전 세계 자원봉사자들이 위성 이미지를 활용해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직후 종합 지도를 신속하게 제작하면서 구조 및 구호 활동을 도운 것이 시초였습니다. 이후 HOT는 자연재해는 물론 전염병 발생, 난민 지원, 경제 개발 사업 등에도 대응하며, 현지 매핑 팀과 글로벌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더 나은 물류와 내비게이션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OSM 기반 지도 앱을 찾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선택지가 좋습니다.
- Maps.me (Android, iOS)
- MapQuest (구글 지도가 좋아지기 전에 쓰던 그 맵퀘스트가 맞습니다!) (Android, iOS, Windows Phone, Amazon)
- OsmAnd (Android, iOS, Amazon)
결론: 갈아타야 할까?
OSM이라는 개념과 이상을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여전히 구글 지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효과 덕분에 사용자 리뷰와 평점이 풍부하고, 사실상 언제나 목적지까지 정확히 안내해 주기 때문입니다. OSM 편집에 참여하는 것은 재미있지만, 길찾기 도구로서 완벽한 대체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며, 노후화 속도에 비해 혁신도 더딘 편입니다.
다만 구글 지도에 등재되지 않은 등산로 탐색 같은 용도에서는 훌륭한 자산이 됩니다. 당분간 OSM은 인도주의 도구이자, 서드파티 앱·학술 연구 등을 위한 개방형 지도 데이터 소스로서 계속 유용하게 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용적인 고려를 넘어, 위치 데이터에 대한 '복수의 진실원'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공짜 맥주(free as in beer)'가 아니라 '언론의 자유(free as in speech)' 수준의 자유를 지닌 대규모 지도 데이터베이스는 OSM 외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