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매년 2억 대 이상의 컴퓨터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방대한 사람과 기계의 홍수 속에서 익명으로 남아 있기가 쉬워 보이지만,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더 이상 웹에서 완벽하게 숨을 방법은 없습니다. 컴퓨터와 브라우저에도 '지문'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지문은 온라인에서 당신을 추적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브라우저 지문이란 무엇인가?
실제로 사이트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브라우저나 컴퓨터를 통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모든 웹 사용자는 저마다 다른 브라우저 설정과 컴퓨터 환경을 가지고 있는데,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같은 클라이언트 측 스크립팅 언어는 이러한 정보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웹 트래커는 설치된 확장 프로그램의 종류나 컴퓨터에 설치된 폰트의 개수까지 탐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많은 '식별자(identifier)' 중 단 두 가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수집된 모든 정보를 종합하면 특정 개인만의 고유한 지문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IP 주소나 고유 쿠키로 사용자를 추적하는 일반적인 방법과는 다릅니다. 쇼핑 웹사이트는 브라우저 지문을 활용해 과거에 해당 사이트를 방문한 적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더 악의적인 활용 사례도 있습니다. 분석 업체들이 이 데이터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 것이죠.
브라우저 지문이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두 개의 웹사이트로, 내 브라우저의 고유성을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유니크 머신(Unique Machine)
이 사이트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GPU 정보, 설치된 폰트, 플러그인, 시간대 등을 기반으로 브라우저의 고유한 지문을 알려줍니다. 개발자들은 코드를 공개하여 GitHub에 호스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기술과 사용자 추적 방식을 설명하는 연구 논문도 함께 공개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단일 브라우저 내부뿐만 아니라 같은 컴퓨터의 서로 다른 브라우저까지 교차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이트가 하드웨어 수준의 다양한 특징들을 활용해 지문을 통합하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브라우저를 계속 바꿔 가며 사용하는 요령도, 플래시(Flash)와 자바스크립트를 비활성화한 채 탐색하는 방법도 소용이 없게 됩니다.
파놉티클릭(Panopticlick)
파놉티클릭은 전자프론티어재단(EFF)이 운영하는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각 브라우저가 실제로 얼마나 고유한지를 확인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테스트를 실행하면 브라우저에서 정보를 수집한 뒤, 웹에서 얼마나 쉽게 식별될 수 있는지 그 결과를 보여줍니다.
파놉티클릭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다른 결과들과 비교해 각 브라우저에 고유성 점수를 매깁니다. 또한 설치한 프라이버시 확장 프로그램이 광고와 웹 트래커로부터 사용자를 제대로 보호하고 있는지도 알려줍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현재로서는 크롬(Chrome)에서 프라이버시 배저(Privacy Badger)를, 파이어폭스(Firefox)에서 NoScript를 사용해 추적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도구들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며, 평범한 웹 사용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번거로움이 따르기도 합니다. 그래도 적어도 이제는 문제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한 걸음 나아진 셈입니다. 아는 만큼 안전해질 수 있으니까요.
브라우저 지문이라는 개념을 이미 알고 계셨나요? 웹 서핑 중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