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한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가 투자자들의 자금 약 20억 달러를 가지고 국외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토덱스(Thodex)'의 창업자 파룩 파티흐 외제르(Faruk Fatih Özer)는 여러 나라의 국경을 연달아 넘어 사라졌으며, 터키 정부는 그에 대한 국제 수배령을 발부한 상태입니다.
현재 토덱스는 서비스가 완전히 중단된 상태로, 막대한 손실 때문에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수십억 달러를 들고 사라진 거래소 대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토덱스 CEO 파룩 파티흐 외제르는 지난 4월 23일 금요일을 끝으로 행방이 묘연해졌으며, 마지막으로 이스탄불 공항에서 알바니아행 항공편에 탑승하는 모습이 목격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27세인 외제르는 터키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창업한 인물입니다. 그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에 따르면 해당 거래소에는 약 40만 명의 사용자가 있으며, 토덱스 이용자들이 투자한 20억 달러는 이미 "회수 불가능"한 상태이고 외제르에게 자금을 돌려줄 의사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외제르 본인은 자신의 단독 출금 사기(exit scam)로 피해를 입은 사용자 수에 대해 이견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도난당한 자금의 규모이며, 어떤 숫자든 어차피 상당히 큰 금액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전체 성명서는 토덱스 거래소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아래 인용문은 이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약 39만 1천 명의 사용자와 약 20억 달러의 손실을 입혔다는 저에 대한 혐의는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정직과 양심의 한계를 넘어선 이러한 주장들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이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외제르는 실제 피해 사용자가 3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소송 내용에 정면 반박하고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암호화폐 자금
사태의 이변을 감지한 첫 신호는 4월 22일 목요일에 나타났습니다. 당시 토덱스 사용자들은 사이트 메인 페이지에서 며칠간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내부 판매 및 운영 업무를 처리하겠다는 안내문을 접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이트는 이후에도 정상화되지 않았고, 터키 당국은 외제르에 대한 국제 수배령을 발부했습니다. 더 나아가 경찰은 이스탄불을 포함한 전국 8개 도시에서 62명을 검거하며 외제르 추적과 도난 자금 회수 작업에 나섰습니다.
토덱스가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도지코인(Dogecoin)의 폭발적인 가격 변동성과 투자 열풍을 등에 업고, 토덱스는 신규 가입자들에게 수백만 개의 무료 도지코인을 가입 보너스로 제공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무료 도지코인 프로모션을 노리고 가입한 사용자들은 아직도 지급을 받지 못한 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설령 이들이 계좌에 암호화폐나 법정화폐를 입금했다면, 그 자금 역시 이제 모두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외제르의 20억 달러 도용 의혹은 암호화폐 시장이 갈수록 성숙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금 사기(exit scam)가 여전히 현실적이고 치명적인 위협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일깨워 주는 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