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분산원장 기술의 일종으로, 공유된 디지털 원장을 통해 거래 내역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고 투명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오랫동안 블록체인은 사기를 막는 혁신적인 수단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블록체인은 거래를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성, 법적 규제의 부재, 익명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오히려 악의적인 행위자들에게 각종 사기의 온상이 될 수 있는 요소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자산의 소유 이력을 추적할 수 있게 해주어 사기 식별이 상대적으로 쉬워지지만, 사기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블록체인은 안전한가?
블록체인이 안전한지 여부는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지며, 사용자를 사기 위험에 노출시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보안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지만, 그 안전성의 한계는 크게 두 가지에서 비롯됩니다. 바로 블록체인을 지원하는 기술의 보안 기능과, 이를 사용하는 사람의 측면입니다.
아쉽게도 국제적인 법률 체계는 아직 블록체인의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와 달리, 대부분의 국가에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거래에는 법적 보호 장치가 없습니다. 실제로 암호화폐 거래에는 일반적으로 분쟁 해결 절차가 없으며, 거래를 취소하거나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블록체인에서 사기가 가능한 다섯 가지 방법을 반드시 알아두셔야 합니다.
1. 크립토 멀웨어(Crypto-Malware)
암호화폐가 대중화될수록, 해커들은 무방비한 기기 소유자들을 악용해 채굴에 이용하려는 시도를 더욱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해커들은 특수한 유형의 악성코드를 이용해 '크립토재킹(cryptojacking)'을 벌이는데, 이는 다른 사람의 기기와 연산 능력을 몰래 빌려 채굴 보상을 얻는 수법입니다.
경우에 따라 크립토 멀웨어는 의심스러운 링크를 클릭했을 때 설치되는, 합법적인 채굴 프로그램으로 위장한 가짜 프로그램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또한 회사 컴퓨터로 몰래 암호화폐를 채굴하려는 직원이 일부러 설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크립토 러그풀(Crypto Rug Pull)
크립토 러그풀은 개발자가 사람들을 속여 토큰 가치를 끌어올리게 만든 뒤,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대량 매도해 시세 차익을 챙기고 도주하는 사기입니다. 주로 탈중앙화 금융(DeFi) 거래소나 유동성 풀에서 발생하며, 토큰 제작자는 개인 물량이나 마케팅으로 토큰 가격을 조작한 후 갑작스럽게 자금을 인출합니다.
수많은 사례에서 러그풀은 밈 코인이나 대중문화를 패러디한 코인을 통해 실행됩니다. 이런 코인은 개발 로드맵도, 책임 있는 운영 계획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발자들이 현금화하는 순간 토큰 가치는 폭락하고, 다른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습니다. 이후 개발자들은 프로젝트를 버리고 사라지곤 합니다.
3. 암호화폐 사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Consumer Sentinel 데이터에 따르면, 암호화폐 관련 사기 신고가 급증했습니다. 2020년 10월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약 7,000명이 피해를 신고했으며, 피해액은 8,000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이런 사기는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중 가장 흔한 것은 암호화폐와 연관된 유명인을 사칭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지난 6개월간 수백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가짜 일론 머스크 계정에 보냈다는 피해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피싱 이메일에 담긴 가짜 링크를 통해 합법적인 거래소로 위장한 웹사이트에 암호화폐를 전송하도록 속였다는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한편 로맨스 스캠(연애 사기)도 증가 추세입니다. 로맨스 스캠 피해자의 20%가 암호화폐를 사용했으며, 사기꾼들은 익명 지갑으로 돈을 보내게 하거나 허위 코인에 투자하게 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속입니다.
4. 인증 절차 부족
블록체인 네트워크 자체는 보안을 위해 설계되었지만, 이를 구현하는 앱과 서비스가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이 블록체인 기술을 보완할 수 있는 보안 기능을 갖추지 못하면 사기가 발생할 여지가 생깁니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과 플레이 투 언(P2E) 모델이 성장하면서, 그 보상 체계를 노리는 각종 사기도 함께 늘었습니다. 예를 들어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를 비롯한 많은 블록체인 게임은 사용자에게 2단계 인증(2FA)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해커가 한 번 로그인 정보를 확보하면, 사용자의 보상을 조금씩 익명 지갑으로 보내거나 게임 내 캐릭터와 아이템을 팔아넘길 수 있습니다.
5. NFT 아트 절도
2021년 NFT(대체 불가능 토큰)는 블록체인 세계의 중심에 섰습니다. 무한히 복제 가능한 온라인 세상에 디지털 희소성을 만든다고 알려진 NFT는, 자산에 대한 고유한 디지털 증서를 블록체인에 등록해 소유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일부 아티스트는 성공했습니다(약 6,900만 달러에 판매된 비플(Beeple)의 콜라주 작품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모든 창작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NFT가 대중화될수록 이를 둘러싼 아트 절도도 늘고 있으며, 많은 사기꾼들이 아티스트의 디지털 작품을 훔쳐 자신의 NFT로 판매한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사기꾼들은 종종 고인이 된 아티스트나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아티스트를 노립니다. 사기꾼들이 큰돈을 벌어가는 동안, 원작자들은 법적 보호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채 방치됩니다.
블록체인 사기 신고 방법
자신이 사기를 당하고 있다고 의심되거나, 특정인 또는 단체가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고 판단되면 여러 경로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
-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CFTC)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
- 송금에 사용한 암호화폐 거래소
대부분의 블록체인 거래는 되돌릴 수 없지만,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 결제했다면 환불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규제 기관과 정식 거래소에 새로운 사기 시도를 알리기 위해 최대한 신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고가 충분히 쌓이면 이들 기관이 실효성 있는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무엇보다, 같은 피해를 입으려던 다른 투자자나 블록체인 이용자를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더 안전한 블록체인 경험 만들기
블록체인에는 우리 삶을 개선할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분산원장 기술은 금융, 부동산 등 수많은 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발전해도 블록체인은 사기를 가능하게 하는 결함과 허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따라서 기본적인 인터넷 보안 수칙을 지키고, 의심스러운 사람에게 함부로 돈을 보내지 않으며, 충분한 조사 없이 NFT를 구매하거나 개발 이력과 책임성이 검증되지 않은 코인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