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은 웹 브라우저를 통해 읽고 계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브라우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그리고 왜 굳이 그런 방법이 필요할까요?
웹 브라우저는 스마트 TV에까지 탑재될 만큼 널리 보급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브라우저 없이도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웹 서핑에는 필수적이지만, 브라우저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터넷으로 무엇을 하려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애초에 인터넷은 월드 와이드 웹(WWW)보다 먼저 존재했습니다. 따라서 브라우저 없이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와 프로토콜이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왜 브라우저 없이 웹을 사용해야 할까?
다소 엉뚱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대체 누가 브라우저 없이 월드 와이드 웹에 접속하려 할까요? 하지만 생각보다 이유는 많습니다.
-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이 악성코드에 감염된 경우일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종종 브라우저 실행 자체를 차단하거나 특정 사이트 접속을 제한합니다. 원하는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거나, 필요한 파일을 내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 브라우저가 없는 경우: 브라우저가 작동하지 않거나 삭제되었을 수 있고, 처음부터 설치되어 있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흔치는 않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이럴 때 브라우저 없이 크롬 같은 웹 브라우저를 내려받는 방법을 알아두면 유용합니다.
- 브라우저가 차단된 경우: 브라우저의 인터넷 접속 자체가 막혀 있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에 부모 관리 기능이 설정되어 있거나, 업무 중 인터넷 접속이 제한된 회사 환경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소개하는 내용은 참고용이며, 직접 시도할 경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 느린 연결 속도: 연결 속도가 느리면 HTML 파일 다운로드조차 어려울 수 있습니다. 광고나 브라우저 스크립트 때문에 접속이 지연되고 있지는 않은지, 필요한 파일이 있는 사이트가 계속 시간 초과되지는 않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구형 PC와 호환되지 않는 브라우저: 성능이 낮은 구형 PC는 최신 웹 페이지를 감당하기 힘듭니다. 처리 성능의 한계일 수도 있고, 기존 브라우저가 주요 웹사이트를 제대로 표시하지 못하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브라우저 없이 파일 다운로드하기
브라우저가 없는데 파일을 내려받아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웹 브라우저를 설치해야 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용도일 수도 있습니다. 보조 기기도 없고, 스마트폰에서 PC로 데이터를 전송할 방법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FTP
파일을 가져오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FTP입니다.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FileZilla 같은 전용 FTP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명령줄(Command Line)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윈도우 파워셸(PowerShell)에서 FTP로 파일을 내려받는 것은 간단합니다. ftp 명령어를 입력한 뒤 다음과 같이 입력합니다.
open ftp.domain.name
자격 증명을 요구하면 해당 정보를 입력합니다. put과 get 명령어로 원격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기능이 필요하면 ftp 프롬프트 상태에서 help를 입력하세요.
리눅스 터미널에서 FTP를 사용하려면 다음 명령어를 입력합니다.
ftp domain.name
도메인의 IP 주소를 직접 사용할 수도 있고, 로그인이 필요하다면 다음과 같이 입력합니다.
ftp user@ftpdomain.name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를 요구하면 입력합니다. 연결이 설정되면 일반적인 리눅스 명령어로 파일 구조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파일을 내려받으려면 먼저 로컬 저장 디렉터리를 지정합니다.
lcd /home/user/yourdirectoryname
그다음 get 명령어만 사용하면 됩니다.
get filename
wget
wget은 리눅스에 기본 탑재된 도구이며(윈도우와 macOS에서는 서드파티 도구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파일과 웹 페이지를 내려받는 데 적합합니다. 사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wget www.url-here.com/filename.fileext
다양한 옵션(switch)을 조합하면 사이트 전체를 통째로 내려받거나, 특정 형식의 파일만 골라 받는 등 세부 조절이 가능합니다.
PowerShell
윈도우 파워셸로도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시작 버튼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하고 Windows PowerShell을 선택한 뒤, 다음 명령어를 입력합니다.
$WebClient = New-Object System.Net.WebClient
$WebClient.DownloadFile("https://url-here/file","C:\path\file")
이 명령어는 FTP 또는 일반 HTTP 연결로 저장된 파일 모두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격 증명이 필요한 경우 Invoke-WebRequest 명령어를 사용하세요.
Invoke-WebRequest -Uri https://www.url-here.com/ -OutFile C:"\path\file" -Credential "yourUserName"
진행 전에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대화상자가 나타납니다. 자격 증명이 인증되어야만 다운로드가 진행됩니다.
BitTorrent
더 친숙한 방식으로는 비트토런트(BitTorrent) P2P 파일 공유가 있습니다. 불법 다운로드 전용 기술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캐노니컬, 유비소프트 등도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배포에 활용하는 합법적인 방법입니다.
.torrent 파일과 비트토런트 클라이언트를 시스템에 확보하려면 앞서 소개한 다운로드 방법 중 하나를 활용해야 합니다. 일단 준비되면 이후에는 파일을 자유롭게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cURL
wget처럼 cURL 역시 웹사이트에서 파일을 내려받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curl -O https://url-here.com/file.name
-O 옵션은 파일을 그대로 컴퓨터에 저장합니다. -o 옵션과 파일 이름을 함께 지정하면 저장 이름을 바꿀 수 있습니다.
curl -o myfile.name https://url-here.com/file.name
여러 파일은 순서대로 지정하여 한 번에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cURL로 FTP 접속도 가능합니다.
curl ftp://ftp.url-here.com --user username:password
윈도우 사용자는 파워셸에서 cURL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프롬프트에 curl을 입력하고 Uri 프롬프트가 나오면 cURL 명령어를 입력하면 됩니다. 리눅스에는 기본 설치되어 있어 터미널에서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브라우저 없이 소프트웨어 설치하기
브라우저 없이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하는데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른다면 어떻게 할까요? FTP, wget, PowerShell은 주소를 알아야만 유용합니다. 이때 대안이 되는 것이 앱 스토어나 패키지 관리자입니다.
앱 스토어
macOS와 윈도우는 각각 전용 앱 스토어를 운영하며, 데스크톱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유효한 계정으로 로그인되어 있다면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검색하고, 내려받고, 설치할 수 있습니다.
패키지 관리자
리눅스에는 패키지 관리자라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저장소에 텍스트 기반으로 접근할 수 있는 명령줄 도구입니다. 설치하려는 소프트웨어의 이름을 알아야 하지만, 기본 명령어 형식은 항상 같습니다. 다만 운영체제마다 명령어는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 들어 우분투(Ubuntu)에서는 다음과 같이 입력합니다.
apt install package-name
페도라(Fedora)에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yum install package-name
RPM 패키지 관리자를 사용하는 배포판이라면 다음 명령어가 동작합니다.
rpm -ivh package-name
브라우저 없이 SNS와 메일 이용하기
웹 브라우저의 가장 흔한 용도는 SNS와 이메일 접속, 그리고 채팅입니다. 브라우저 없이도 이런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을까요?
물론 가능합니다.
이메일
컴퓨터에서는 보통 웹 브라우저로 지메일(Gmail)이나 아웃룩(Outlook)을 사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이메일 앱을 쓰듯이, 컴퓨터에서도 동일한 방식을 쓸 수 있습니다.
운영체제의 기본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실행하고 계정 정보를 입력하면, 몇 초 만에 브라우저 없이도 새 메일이 받은 편지함에 도착합니다.
뉴스그룹
유즈넷(Usenet)은 예전만큼 인기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충실한 사용층을 보유한 자원입니다. 뉴스리더(newsreader)만 있으면 다양한 주제의 토론 그룹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groups.google.com을 통해 브라우저로 접속할 수도 있지만, 전용 뉴스리더 앱이 더 편리합니다. 모질라 선더버드(Mozilla Thunderbird)도 NNTP를 지원하며, 전문 뉴스리더를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RSS
RSS(Really Simple Syndication) 역시 요즘은 덜 쓰이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좋아하는 웹사이트의 업데이트를 받아 보는 핵심 수단이었습니다. 지금도 팟캐스트 재생기에 콘텐츠를 공급하거나, 피들리(Feedly) 같은 앱이 관심 사이트의 최신 콘텐츠를 수집하는 데 활용됩니다.
데스크톱용 RSS 클라이언트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RSS 피드의 정확한 URL을 알아야 하지만, 최신 앱들은 XML 피드 주소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기능이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채팅 클라이언트
마지막으로 온라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활동인 채팅입니다. 페이스북 메신저, 스카이프(Skype) 등 다양한 채팅 서비스가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채팅 클라이언트들이 월드 와이드 웹을 거치지 않고 상대방에게 데이터를 직접 전송합니다.
그래픽 없는 텍스트 기반 웹 서핑
어떻게 해서든 웹에 접속해야 한다면, 전용 브라우저 없이도 접근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상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명령줄 도구로 가능합니다.
Lynx
Lynx는 아마 가장 가벼운 브라우저로, 리눅스 기기용 명령줄 도구입니다. 다음과 같이 설치할 수 있습니다.
apt install lynx
실행 후 G 키를 누르면 데이터를 가져올 사이트의 URL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단, Adobe Flash나 JavaScript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URL을 정확히 모를 때 내려받을 파일을 찾는 데는 의외로 유용한 방법입니다.
Telnet
웹을 탐색하는 또 다른 방법은 텔넷(Telnet)입니다. 명령줄로 구글에 접속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리눅스와 macOS 사용자는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윈도우 사용자는 먼저 Telnet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시작 버튼을 클릭하고 control을 입력한 뒤, 프로그램 > Windows 기능 켜기/끄기로 이동해 목록을 아래로 스크롤하여 Telnet 클라이언트를 찾습니다. 체크 박스를 선택하고 확인을 누른 후 파일 설치가 끝나면 윈도우를 재시작합니다.
Telnet으로 구글에 접속하려면 시작 메뉴를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해 파워셸을 연 뒤 다음을 입력합니다.
telnet google.com 80
GET / HTTP/1.0
Host: google.com
엔터를 다시 누르면 구글에 접속됩니다. 물론 최고의 웹 서핑 방법은 아니지만, URL을 알고 있다면 개별 웹 페이지를 열람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GET 명령어입니다. GET은 수많은 HTTP 명령어 중 하나로, 다른 HTTP 명령어들을 함께 익혀두면 도움이 됩니다.
웹 브라우저의 대안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웹 브라우저가 고장 나거나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인터넷 사용의 끝이라고 걱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월드 와이드 웹은 인터넷의 한 부분일 뿐이며, 브라우저 없이도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SNS나 온라인 쇼핑몰 이용은 브라우저가 편리하지만, 그 외의 작업은 다른 도구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새 브라우저를 설치할 파일을 내려받는 것까지도 말입니다.
브라우저 없이 인터넷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명령줄로 소프트웨어를 내려받는 것을 선호하거나, 레딧보다 유즈넷을 즐기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의 경험을 댓글로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