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 운영체제라는 특성 덕분에 어떤 회사든 개발에 참여해 방향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처럼 거대한 IT 기업도 예외가 아닌데요. 실제로 2020년 한 해 동안 소프트웨어 거인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를 한층 더 발전시키는 데 힘을 보태 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떻게 안드로이드의 최대 동맹국이 되었나
2020년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본격적으로 구글의 영역에 첫발을 내딛은 해였습니다. 같은 해 1월, 크로미엄(Chromium) 기반의 새로운 마이크로소프트 엣지(Edge)가 공개되면서 구글 크롬을 강력하게 만들어온 핵심 엔진이 마이크로소프트 브라우저에 그대로 이식되었습니다.
구글의 코드베이스를 활용한 결과, 엣지 브라우저는 다시 한번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와 구버전 '레거시 엣지'에 대한 지원을 공식 종료하고 크로미엄 기반 신형 엣지로 완전히 갈아탄 상태입니다.
그 후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꾸준히 구글의 코드 위에서 개발을 이어가며, 심지어 구글이 아직 다듬지 못한 반쯤 완성된 크롬 기능을 먼저 완성해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크로미엄 코드베이스에서 발견한 결함을 구글 엔지니어들에게 알려 양측 모두가 이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만 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과의 협업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안드로이드는 어디에 들어맞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2020년 여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듀얼 스크린 디바이스 '서피스 듀오(Surface Duo)'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두 개의 화면을 가진 이 기기는 운영체제로 안드로이드 10을 채택했는데요.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목표 달성을 위해 다시 한번 구글과 협력했다는 의미입니다.
Windows Latest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2020년 하반기 동안 안드로이드 코드베이스에 무려 80건의 코드 커밋(commit)을 기여했습니다. 또한 앱이 화면의 어느 부분이 다른 앱에 가려져 있는지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희귀 리전(obscure regions) API를 운영체제에 탑재하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구글의 기술을 채택하고 있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구글 기술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결국 "이길 수 없다면 함께하라"는 전략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 구글에 맞서 자체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윈도우 폰(Windows Phone)을, 브라우저 분야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앞세웠고, 이후에는 오늘날 '레거시 엣지'라고 불리는 브라우저로 무게중심을 옮겼습니다.
그러나 이 어느 것도 충분히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상대로 경쟁력 있는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이죠.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폰, 인터넷 익스플로러, 레거시 엣지를 모두 정리하고 안드로이드와 크로미엄 코드베이스를 활용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2020년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이 있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서비스에 미련을 버리고 구글의 코드에서 해답을 찾기로 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크로미엄 기반 엣지는 파이어폭스(Firefox)를 제치고 세계 2위 브라우저로 도약했는데요. 최강자와 손을 잡는 전략이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안드로이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시대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프로젝트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및 크로미엄 코드베이스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제는 기여를 통해 보답하기 시작했습니다. 구글의 코드를 받아들이기로 한 지금,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 어떤 계획을 품고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물론 서피스 듀오는 신형 엣지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패배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타이핑 편의성을 크게 개선한 업데이트도 배포되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