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징에 다시 집중하는 페이스북 메신저
페이스북은 며칠 전 채팅 기능에 다시 관심을 모으기 위해 전면 개편된 메신저를 공개했습니다. 결제, 게임 등 수익 창출 중심의 변화를 거듭해온 지 몇 년 만에, 드디어 메신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메시징' 자체에 초점을 맞춘 개편을 단행한 것입니다.
기존 메신저가 수많은 위젯으로 뒤덮여 있었듯 새 메신저에도 위젯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화면 구석에 배치되어 쉽게 무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비즈니스 활용은 계속 지원하지만, 앱의 무게중심은 기본기로 되돌아왔고 개발자들에 따르면 훨씬 가벼워졌다고 합니다.
'강력하지만 간단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메신저 프로덕트 매니저 데이비드 브레거(David Breger)는 "메신저는 정말 강력한 앱이다. 하지만 이전 모습을 보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단어가 '간단함'일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메신저는 상당히 복잡해졌습니다. 사람, 게임, 비즈니스 등을 위한 수많은 탭이 생겨났고, 메신저에서 활동 중인 지인 목록과 그룹 채팅을 위한 탭까지 늘어났습니다.
메신저의 여정, 짧게 살펴보기
메신저는 원래 PC에서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도구였습니다. 그러다 2014년 모바일 독립 앱으로 분리되었고, 이후 디지털 지갑이자 신원 확인 시스템으로 큰 성공을 거둔 위챗(WeChat)의 사례에 주목하며 이를 본뜨려 했습니다.
메신저 팀이 마주한 어려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미 보편화된 앱을 기반으로 큰 비즈니스를 일으키려는 시도는 쉽지 않은 과제였습니다. 월 13억 명의 사용자가 메신저를 이용한다는 점도 부담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모든 기능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를 동시에 관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새 메신저의 주요 변화
시각적 변화
새 메시지 작성 버튼은 검색창 옆의 작은 사각형 아이콘으로 바뀌었고, 사진·영상 촬영 버튼은 하단 메뉴 중앙에 배치되었습니다.
예전 메신저에는 '데이(Day)'라 불리는 자체 스토리 기능이 있어 채팅 목록 위에 노출되곤 했습니다. 또한 채팅에 개인 사진을 공유하면 이를 공개 게시물로 올리도록 권유하기도 했는데,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 끝에 얼마 지나지 않아 제거되었습니다.
올해 메신저를 인수인계받은 스탠 추드노프스키(Stan Chudnovsky)는 "수년간 수많은 기능을 쌓아왔지만, 처음 출발했을 때만큼 간단하지는 않았다. 우리에겐 선택의 기로가 있었다. 기능을 계속 얹어갈 것인가, 아니면 단순함과 강력한 기능을 쌓아올릴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을 만들 것인가. 우리는 후자를 택해 뿌리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9개 탭에서 3개 탭으로
새 메신저는 기존 9개의 탭을 3개로 줄였습니다. 앱을 열면 가장 먼저 채팅 목록이 나타나며, 한 화면에 최대 6개의 채팅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영상·사진 버튼은 없어지고, 새 메시지 아이콘 옆에 작은 카메라 아이콘이 자리 잡았습니다. 가운데에 위치한 '사람(People)' 탭은 연락처처럼 작동합니다.
내가 온라인 상태일 때 메신저에 접속 중인 지인들은 연락처 목록 상단에 표시됩니다. 이름 옆에는 손 이모지가 함께 나타나 친구에게 손흔들기를 보낼 수 있습니다.
눈길을 끄는 점 하나는 페이스북 스토리가 두 곳에 표시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채팅 목록 상단에 있어 어떤 친구가 메신저에 접속 중인지 알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사람' 탭 안 연락처 위에 한 줄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탭은 '탐색(Discover)'으로, '추천(For You)' 섹션에서 게임과 비즈니스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탐색 탭 안에는 '비즈니스' 하위 탭이 있어 브랜드 카탈로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별 채팅의 변화
1:1 채팅 화면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채팅 색상을 그라데이션으로 설정하면 대화를 스크롤할 때마다 색이 자연스럽게 바뀝니다. 또한 채팅에서 친구에게 별명을 지어줄 수도 있습니다.
제스처로 음성 통화나 영상 통화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 이름을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하면 통화 선택 아이콘이 나타납니다. 다가오는 업데이트에서는 다크 모드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달라지지 않은 것들
새로운 대화 시작을 강조하고 앱 사용을 유도하는 방식은 그대로입니다. 몇 명의 친구가 온라인이고 활동 중인지 알려주는 기능이 유지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채팅 기능 역시 그대로입니다. 모든 개별 채팅에서 스티커, 텍스트, 영상, 이모지, 사진, 음성 메모를 보낼 수 있습니다. 위치 공유 같은 추가 기능을 사용하려면 네 개의 점(더보기)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페이스북은 메신저 앱을 전면 개편하며 고객 만족을 위해 기본으로 돌아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새 메신저가 기존 버전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적어도 불필요한 방해 요소 없이 친구들과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