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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vs 인텔 프로세서 비교: 어떤 CPU가 더 나은 선택일까?

오늘날 대부분의 컴퓨팅 기기는 x86 설계를 따르는 프로세서(대표적으로 인텔 칩) 또는 ARM(Advanced RISC Machine) 설계를 채택한 프로세서 중 하나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CPU가 대표적인 ARM 진영이며, 최근에는 노트북 시장으로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제 인텔·AMD(x86) 기반 PC를 고를 수도 있고, ARM 프로세서를 탑재한 기기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ARM 대 인텔 프로세서, 과연 어느 쪽이 더 나은 선택일까요?

ARM과 인텔, 서로 다른 뿌리

현대의 인텔 및 ARM 기반 CPU는 모두 1980년대 초반에 시장에 등장한 초기 칩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영국 아콘 컴퓨터(Acorn Computers)의 BBC 마이크로와 최초의 IBM PC에 탑재된 인텔 8088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이 두 칩이 오늘날 양대 CPU 설계의 길을 연 셈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두 기술이 별개의 진화 경로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가 CPU를 활용하는 용도에서는 결국 같은 지점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RISC vs CISC: 명령어 처리 방식의 차이

근본적인 차이는 각 CPU가 이해하는 명령어의 종류입니다. ARM 기반 CPU는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 방식이고, 인텔 CPU는 CISC(Complex Instruction Set Computer, 복합 명령어 집합 컴퓨터) 방식입니다. 인텔과 AMD의 CPU는 CISC 계열의 'x86' 명령어 세트를 사용합니다.

두 설계의 장단점은 바로 여기서 갈립니다. RISC는 짧고 단순하며 길이가 일정한 명령어를 처리하는 반면, CISC는 여러 작업을 하나의 길고 복잡한 명령어로 묶어 한 번에 처리합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가 두 아키텍처의 성격을 결정짓습니다.

소프트웨어 호환성

인텔 프로세서는 ARM 코드를 이해할 수 없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는 특정 프로세서 아키텍처에 맞춰 개발되어야 합니다.

물론 번역이나 에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상호 실행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성능 저하와 비효율이라는 큰 대가가 따릅니다.

예외적인 사례가 바로 애플의 로제타 2(Rosetta 2) 코드 번역 소프트웨어입니다. 애플의 자체 ARM 칩은 처음부터 로제타 2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인텔 기반 맥용 소프트웨어를 거의 매끄럽게 구동할 수 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성능 손실도 크지 않은 편입니다.

보다 전형적인 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RM 기반 서피스(Surface) 기기입니다. x86 코드를 에뮬레이션으로 구동하면 성능 하락이 심각해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쓰기 어려운 경우도 생깁니다.

전력 소비: ARM의 강력한 무기

ARM 기반 CPU가 인텔 등 x86 프로세서에 비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전력 효율입니다. RISC 접근 방식과 ARM만의 설계 혁신이 결합되면서 놀랍도록 적은 전력으로 동작하는 CPU가 탄생했습니다. 이것이 ARM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을 지배해 온 핵심 이유입니다.

같은 논리로 스마트폰은 한 번 충전으로 24시간 이상 버틸 수 있는 반면,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한 인텔 노트북은 운이 좋아야 몇 시간밖에 사용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M1 맥북을 선택하면 영화 재생 기준 약 20시간의 배터리 사용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 노트북으로서는 놀라운 수치입니다.

순수 성능 비교

전력 소비를 변수에서 제거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콘센트에 꽂아 사용하는 데스크톱처럼 전력이 문제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인텔을 비롯한 x86 CISC 프로세서가 ARM 기반 RISC CPU를 크게 앞섭니다.

다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폭발적인 성장 덕분에 ARM CPU 개발에는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고, 세대가 거듭될수록 ARM의 성능은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이제 중형급 스마트폰조차 일상적인 컴퓨팅 작업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충분히 좋은(good enough)'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와트당 성능(Performance per Watt)

기준을 바꿔 "1와트당 얼마나 많은 작업을 해내는가"로 보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인텔 역시 저전력 모델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격차는 존재합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인텔 코어 i7-9750H의 TDP(열 설계 전력)는 45W인 반면, 스냅드래곤 888의 TDP는 10W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스냅드래곤 888은 벤치마크 성능 면에서 i7-9750H의 약 75% 수준까지 도달합니다.

능동 쿨링 없이 스마트폰 내부에 장착된 ARM 칩이, 능동 쿨링과 4배가 넘는 전력을 갖춘 고성능 노트북 CPU 성능의 75%를 낸다는 사실은 와트당 성능 격차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코어 비대칭 설계

ARM 진영의 또 다른 흥미로운 강점은 비대칭 코어 구성입니다. 인텔 등 x86 프로세서가 여러 개의 동일한 코어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ARM CPU는 성격이 다른 코어들을 조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8코어 ARM CPU는 웹 서핑, 동영상 시청, 음악 감상, 백그라운드 작업 등 일상 작업을 감당할 수 있는 저전력 코어 4개와, 게임 실행이나 사진 편집 같은 콘텐츠 제작 작업이 시작되면 개입하는 고성능 코어 4개로 구성될 수 있습니다.

덕분에 필요한 순간에 짧고 강력한 피크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배터리 충전 주기 전체로 평균을 잡으면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이라는 두 가지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습니다.

ARM이 미래일까?

"그래서 어느 쪽이 더 좋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역시 "상황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전력이 문제 되지 않는 환경, 즉 콘센트에 꽂혀 배터리에 의존하지 않는 기기라면 x86 인텔(및 AMD) CPU가 여전히 최강입니다.

반면 휴대용 기기 시장에서는 판세가 조금 더 복잡합니다. ARM의 가장 큰 걸림돌은 성능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호환성입니다. 애플은 로제타 2로 이 문제를 사실상 해결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만약 소프트웨어가 ARM 환경에서 성능 손실 없이(또는 미미한 손실로) 구동된다면, ARM은 성능과 배터리 수명 사이 최고의 균형점을 제공합니다.

제대로 구현된 사례가 바로 M1 맥북 프로입니다. 범용 컴퓨터로서 충분히 강력할 뿐 아니라 영상 편집 같은 전문 작업도 소화하며, 그 성능을 배터리로 무려 20시간 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M1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M1 vs i7: 벤치마크 대결' 관련 자료를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