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사용자가 스마트폰에서 주목하는 부품은 몇 가지 되지 않습니다. 보통 프로세서, 배터리, 화면 정도가 그 목록에 오르죠. 하지만 자이로스코프나 근접 센서 같은 틈새 센서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으면서도 기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입니다. 화면이 자동으로 회전하거나, 통화할 때 스마트폰을 귀에 대면 화면이 꺼지는 기능들이 모두 이 센서들 덕분에 작동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핵심 기능 외에도, 스마트폰의 센서는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실제 과학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숨은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Physics Toolbox'나 'Phyphox(피포스)' 같은 서드파티 앱을 활용하면 이런 도구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직접 테스트해 본 결과, 스마트폰이 소나(Sonar)를 이용해 음파의 속도를 바탕으로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게다가 스마트폰 두 대만 있으면 피포스의 'Acoustic Stopwatch' 도구를 통해 소리의 속도까지 직접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두 실험 모두 피포스 앱에서 완전 무료로 제공되니, 지금 바로 따라 해보세요.
소나를 활용한 거리 측정
오디오 칩(chirp)을 발사해 물체까지의 거리 확인하기
소나는 'Sound Navigation And Ranging'의 약자로, 짧은 음파를 발사한 뒤 주변 사물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신호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소리의 속도가 초당 약 340미터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소리가 되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면 물체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는 스피커와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어, '칩'이라 불리는 짧은 음향 신호를 내보내고 주변 표면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소리를 마이크로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때 걸린 시간에 음속을 곱하고 2로 나누면 물체까지의 거리가 계산됩니다.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통제된 환경이 필수입니다. 아무 방에서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발사된 칩이 근처의 모든 표면에 반사되어 부정확한 값이 나올 수 있습니다. 환경 소음을 최소화해야 하며, 불필요한 반사를 차단하는 실드를 만들어 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스티로폼 포장재, 소파 쿠션, 옷가지 등 집에 있는 물건들로 간단히 만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접시처럼 반사 역할을 할 물체가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의 스피커와 마이크 방향으로 접시를 향하게 하고, 실드를 이용해 반사체 쪽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방향을 스마트폰 둘레에 감싸주세요.
그다음 피포스 앱을 열고 소나 실험을 시작하면 됩니다. 스마트폰을 직접 만든 실드 안에 배치해야 앱이 의도한 에코와 반사음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앱이 칩 소리를 내보낼 때마다 실시간 거리 그래프에 봉우리가 나타나며, 앱이 시간 그래프 대신 거리 그래프 형태로 결과를 자동 계산해 줍니다. 반사 물체를 앞뒤로 움직여 보면 여러 번의 테스트에서 서로 다른 거리 값을 앱이 계산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음향 스톱워치로 소리의 속도 측정하기
스마트폰 두 대와 줄자만 있으면 음속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소리의 정확한 속도를 측정하려면 피포스의 'Acoustic Stopwatch(음향 스톱워치)' 기능을 활용해야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스마트폰 두 대와 줄자를 이용해 음파의 속도를 정밀하게 계산하는 것이죠. 음향 스톱워치는 충분히 큰 소리를 감지하면 시작되고, 비슷한 크기의 두 번째 소리를 감지하면 멈춥니다. 따라서 스마트폰 두 대를 일정 거리만큼 떨어뜨려 놓고, 정확한 거리를 재두면 됩니다.
그다음 음향 스톱워치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배경 소음이 의도치 않게 스톱워치를 시작하거나 멈추지 않도록 오디오 임계값(threshold)을 높여 설정하세요. 배경 소음이 스톱워치를 트리거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본격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각 스마트폰 옆에 한 명씩 위치하고, 한 번에 하나씩 박수를 칩니다. 첫 번째 박수가 스톱워치를 시작하고, 두 번째 박수가 멈춥니다.
핵심은 첫 번째 박수가 두 번째 스마트폰보다 먼저 첫 번째 스마트폰의 스톱워치를 시작시키고, 두 번째 박수가 첫 번째 스마트폰보다 먼저 두 번째 스마트폰의 스톱워치를 멈춘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두 스마트폰에서 서로 다른 측정 시간이 기록됩니다. 두 스마트폰 사이의 지연 시간은 '두 폰 사이의 거리 ÷ 음속'으로 구할 수 있으며, 이 값을 활용해 '거리 × 2 ÷ 지연 시간'을 계산하면 정확한 소리의 속도를 얻게 됩니다.
스마트폰 두 대와 줄자만 있으면 되는 영리한 수학·물리 실험입니다. 원리가 헷갈린다면 유튜브에서 피포스 공식 영상을 참고해 보세요. 무료 앱 개발팀이 실제 테스트 과정을 통해 작동 원리를 아주 잘 설명해 줍니다.
피포스로 할 수 있는 그 밖의 것들
스마트폰 하드웨어 센서를 여는 열쇠
이 실험들을 직접 해보면, 스마트폰 한 대 또는 두 대로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소리의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소나라고 하면 대개 심해 탐사 장비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우리 손안의 스마트폰으로도 소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물론 정확한 수치를 얻으려면 환경 조성이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음향 스톱워치를 활용하면 두 음향 이벤트 사이의 시간을 측정하고, 그 결과로 음속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피포스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빛 센서, 근접 센서, 자이로스코프, 자력계 등 스마트폰에 탑재된 다양한 센서를 이 앱으로 실험해 볼 수 있습니다. 완전 무료이며, 평소 존재조차 몰랐던 기기 속 센서들을 직접 활용해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피포스(Phyphox)
OS: iOS, Android
가격 모델: 무료
앱 유형: 물리 센서 실험 앱
피포스는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센서를 활용해 실생활 물리 실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무료 모바일 앱입니다. 독일 RWTH 아헨대학교 제2물리연구소 A에서 개발했으며, 가속도계, 자력계, 자이로스코프, 기압계, 마이크, 근접 센서, GPS 센서 등을 지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