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광고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발을 들여놓아 왔습니다. 이것이 구글이 오랫동안 번성해온 방식이기도 합니다. 정보 오용과 데이터 유출 문제로 대중의 수많은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같은 전략을 이어가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의 핵심 분야 중 하나는 구글 항공편, 구글 트립스, 호텔 검색 등 다양한 구글 앱을 활용해 사용자의 여행 계획을 정리하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서드파티 여행 플래너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해당 플래너가 Gmail 계정으로 등록되어 있다면(대부분 그런 경우입니다) 구글은 대시보드에 사용자의 예정된 여행과 예약 정보를 기록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구글은 세 개의 개별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이것이 사용자가 더 편리하게 여행을 계획하도록 돕기 위한 결정일까요?
구글 트립스: 구글의 여행 플래너
구글은 2016년 안드로이드 사용자용 여행 정리 앱으로 구글 트립스를 처음 출시했으며, 이후 2018년에는 애플(iOS) 사용자용 버전도 선보였습니다. 이 앱은 사용자가 예약, 목적지 투어, 방문 장소 등의 일정을 세워 다가오는 여행을 준비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사용자는 목적지의 유명 명소와 인기 음식을 검색하고, 휴가 일정을 메모해둘 수도 있었습니다. 구글 트립스는 일종의 모바일 여행 일정표 역할을 했으며, Gmail에 도착한 호텔 예약 및 기타 여행 예약 정보를 자동으로 정리해주었습니다. 구글은 사용자 편의를 위해 Gmail 알림을 통해 이러한 정보를 트립스에 추가해줍니다. 이를 통해 구글은 사용자에게 체계적인 여행 계획과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구글 항공편과 구글 호텔 검색
구글 항공편(Google Flights)은 구글이 출시한 항공권 검색·예약 플랫폼입니다. 사용자는 여러 목적지와 여행 날짜별 항공편을 조회하고, 원하는 항공사 판매처로 연결되어 티켓을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사용자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항공권 가격을 비교하고 원하는 업체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구글 호텔 검색(Google Hotel Search)도 같은 역할을 하지만, 대상이 호텔 예약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숙소를 찾고 싶은 지역을 입력하면 구글이 다양한 옵션과 가격을 제시합니다. 실제 예약 단계에서는 해당 호텔의 공식 사이트나, 그 호텔이 제휴한 다른 예약·부킹 플랫폼으로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호텔은 Hotwire 같은 부킹 플랫폼과 제휴함으로써 사용자에게 편리한 예약 경험을 제공하고 더 폭넓은 고객층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트립스란? 구글의 올인원 여행·예약 플랫폼
구글은 이제 구글 항공편, 구글 트립스, 구글 호텔 검색이라는 세 플랫폼을 '트립스(Trips)'라는 단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통합하기로 했습니다. 트립스를 통해 구글은 이전에 분산되어 있던 여행 계획 플랫폼을 하나로 묶었습니다. 이제 사용자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항공권 예약, 숙소 예약, 여행 일정 설계까지 모두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앱 안에서 항공권을 끊고, 호텔을 예약하고, 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계획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그럼 실제로는 어떻게 작동할까?
트립스는 먼저 제휴 업체로 연결해 항공권을 예약하도록 합니다. 호텔 예약 시에도 동일한 절차가 진행됩니다. 트립스로 예약을 마치면, 구글은 Gmail 알림에서 해당 정보를 가져와 트립스에 자동으로 반영합니다. 특히 항공편 예약 과정에서 위치 정보가 켜져 있기 때문에, 구글은 사용자의 여행 계획 전반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 여행을 최대한 알차게 즐길 수 있는 맞춤형 일정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글은 왜 갑자기 여행 계획 서비스를 통합하기로 한 것일까요?
구글의 또 다른 추적 움직임
구글은 약 10년 전 항공 정보 전문 기업인 ITA Software Inc.를 인수하며 여행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하지만 개인용 여행 예약 포털을 바로 출시하는 대신, 구글은 여행 업체들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구글 항공편을 B2B 성격의 플랫폼으로 운영해왔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구글이 플랫폼에 큰 변화를 단행했습니다.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구글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가장 유용한 정보를 빠르게 찾고, 어떤 기기에서든 중단한 지점부터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 여행 계획을 단순화하는 것입니다. Google Maps, Google Search, google.com/travel을 통해 여행 계획과 실제 여행을 더욱 쉽게 만들어, 여러분이 세상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구글이 실현하려는 더 큰 그림이 존재합니다.
세 개의 플랫폼이 분리되어 있을 때 구글은 세 방향에서 경쟁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통합을 통해 구글은 그 경쟁 구도를 하나로 합쳐버렸습니다. 예약·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플랫폼들이 많으며, 여러 면에서 구글 검색보다 선호되기도 합니다. 구글이 서드파티 업체로 연결해주긴 하지만, 사용자들은 여행 예약과 호텔 숙박 모두에 대해 가격과 혜택을 직접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호합니다. 굳이 여행 계획 하나 짜려고 세 개의 플랫폼을 오갈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구글은 자사 여행 플랫폼을 통해 예약이 이루어질 경우 제휴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습니다. 이번 통합을 통해 구글은 여행 사업을 되살리고, 사용자가 여행을 계획할 때 구글을 먼저 찾도록 유도하려는 것입니다. 플래너였던 구글 트립스는 훌륭한 앱이자 휴가 일정을 짜기에 좋은 도구였습니다. 여기에 예약 기능까지 통합하면서, 구글은 휴가 준비 과정 전체를 사용자에게 훨씬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편의성은 곧 회사에 상당한 마케팅 수수료 수익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구글이 아직 수익화하지 않은 자산: 여행·숙박 산업
구글이 여행 사업에 손을 뻗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사실 여행·숙박 산업은 이미 구글 전체 수익의 10% 이상을 차지하며, 아직 본격적인 수익화 조차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구글은 직접 항공권을 판매하지 않고, 예약 완료를 위해 업체 사이트로 사용자를 연결해 예약 파트너와 직접 거래하도록 합니다. 여행·숙박 산업이 지닌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장 가치야말로 구글이 처음부터 이 분야에 집중했던 이유였습니다. 이제 모든 플랫폼을 통합하면서, 구글은 경쟁사들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가져와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구글은 이미 수많은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첫째, 방대한 사용자와 일일 방문자입니다. 구글은 세계 최대 검색 엔진으로서 매일 가장 많은 방문자를 기록한다는 전례 없는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항공사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기 전에 구글에 "뉴욕에서 파리 가는 항공편"을 검색할 것입니다. 둘째, 타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구글의 지배력입니다. 구글은 모든 가정에 스며든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사람들은 구글에 익숙하고, 다른 플랫폼보다 구글 검색 결과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구글의 여행 사업 공략에 또 하나의 무기를 쥐여줍니다. 게다가 구글은 최적의 서비스를 찾도록 돕는 데 아무런 비용도 청구하지 않기 때문에, 요금 문제로 사용자를 잃을 염려도 없습니다. 구글 입장에서는 완벽한 윈윈(win-win)인 셈입니다. 모든 카드를 쥔 구글이 이 강점들을 활용해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경쟁자들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게 될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구글 광고 사업의 또 다른 도약
지금까지 구글은 우리의 쇼핑 성향을 지배해왔습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내내 Google AdSense가 우리에게 광고를 집요하게 노출시켜왔지요. 이제 트립스와 함께, 우리가 열람하는 웹페이지에는 여행과 휴가 관련 광고가 범람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립스에서 예약을 하면, 구글은 Maps를 통해 목적지를 파악하고 그곳의 유명 관광지 광고를 집중적으로 밀어붙일 것입니다. 만약 예약 없이 트립스를 방문해 최신 딜만 살펴본다면, 다양한 제휴 부킹 업체들의 '호화로운' 혜택을 강조하는 광고가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히도, 트립스에 저장된 여행 일정이 방대할수록 구글은 사용자의 위치, 예약 정보, 주변 장소, 심지어 목적지에서의 음식 선호까지 접근할 수 있는 영향력을 키워갑니다.
결국 언제나 그렇듯, 우리 모두는 기꺼이 구글이 원하는 정보를 넘겨주기로 동의했고, 이번에는 그 대상이 바로 '우리가 휴식을 계획하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구글은 이번 변화로 막대한 사업 이익을 노리고 있으면서도, 늘 그렇듯 이를 사용자 편의 기능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세 플랫폼의 통합이라는 사실뿐입니다. 구글은 글로벌 규제 당국의 거센 비판을 받고 나서 사용자에게 프라이버시를 약속하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는 사용자의 선호와 선택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정도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또한 트립스를 Maps와 통합해 Maps에서 직접 여행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번 변화는 단순히 구글 여행 사업의 부흥이 아니라, 여행을 새로운 수익원 목록에 추가하는 구글 디지털 광고 사업의 대대적인 재정비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