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RetroArch는 PC에서 에뮬레이션을 즐기는 진짜 애호가들이 선택해 온 강력한 플랫폼입니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코어'와 '콘텐츠'의 개념부터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RetroArch를 다운로드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거나, 좋아하는 콘솔 게임을 가장 잘 구동하는 코어를 찾고 있다면 이 안드로이드용 RetroArch 가이드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 게임 에뮬레이션은 법적으로 회색지대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시작하기 전에 관련 사항을 충분히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이 가이드는 ROM이나 ISO 파일을 구하는 방법은 다루지 않습니다.
시작하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연히 Play 스토어에서 RetroArch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설치 후 앱을 실행하면 메인 메뉴가 나타나는데, RetroArch에 익숙하지 않다면 무엇이 뭔지 감이 잡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먼저 기기에 코어(core)를 몇 개 다운로드해 보겠습니다. 코어란 각종 콘솔 에뮬레이터를 RetroArch에서 플러그인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앱 내에서 바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Load Core → Download Core'로 이동한 뒤 목록에서 원하는 코어를 선택하세요.
주의할 점은 목록에서 코어를 탭하는 순간 바로 기기에 다운로드된다는 것입니다. 코어를 삭제하는 유일한 방법은 RetroArch 앱 설정에서 '데이터 삭제(Clear Data)'를 실행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콘솔에 어떤 코어가 가장 적합할까요? 아래는 호환성과 성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기 콘솔별로 추천하는 코어 목록입니다. 일부 예외적인 게임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최적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 N64, PS1, 세가 새턴처럼 3D 그래픽을 처리해야 하는 고성능 콘솔용 코어는 기기에 더 큰 부담을 줍니다. 비교적 최신 기기라면 문제없이 작동하지만, 오래되었거나 저사양인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버벅일 수 있습니다.
RetroArch에서 추천하는 최고의 코어
- 게임보이 어드밴스(GBA) – mGBA
- 게임보이 / 게임보이 컬러 – Gambatte
- 패미컴(NES) – Nestopia
- 닌텐도 64 – Mupen64Plus
- 플레이스테이션(PS1) – PCSX-ReARMed
- 메가드라이브 / 게임기어 – Genesis Plus GX (세가 32X 게임은 PicoDrive)
- 세가 새턴 – Yabause (성능 부담이 상당함)
- 슈퍼패미컨(SNES) – Snes9X
RetroArch 설정하기
코어 설정을 마쳤다면, RetroArch가 게임을 인식하도록 ROM과 ISO 파일을 안드로이드 기기에 옮겨야 합니다. (반드시 본인이 소유한 게임의 백업본이어야 합니다.)
게임 파일을 기기에 저장했다면 'Load Content'에서 하나씩 직접 불러올 수도 있지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두면 훨씬 편리합니다.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려면 화면 하단 중앙의 플레이리스트 아이콘을 탭한 뒤 'Scan Directory'를 선택하세요.
ROM이 저장된 폴더를 지정하고 'Scan This Directory'를 누르면, 콘솔별로 ROM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플레이리스트 메뉴에 등록됩니다. 이제 여기서 게임을 골라 바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코어별 조작 설정
조작 설정은 다소 헷갈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터치스크린만 사용한다면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각 코어마다 자체적인 온스크린 터치 컨트롤러를 제공하며,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물리적 게임패드를 사용한다면 약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로 콘솔 컨트롤러를 연결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PS4 패드를 안드로이드에 연결하는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개별 코어의 조작 설정을 변경하려면 먼저 'Load Core'로 해당 코어를 불러오고, 'Load Content'(또는 플레이리스트)로 게임을 실행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RetroArch 메인 메뉴에서 'Quick Menu'를 찾아 탭하고, 'Controls'로 들어가 해당 게임의 조작 설정을 변경하면 됩니다.
중요한 포인트: 여기서 설정한 조작 배치를 해당 코어의 모든 게임에 적용하려면 'Save Core Remap File', 특정 게임에만 적용하려면 'Save Game Remap File'을 선택하면 됩니다. 용도에 맞는 저장 옵션을 고른 뒤 게임으로 복귀하세요.
프론트엔드 활용하기
안드로이드용 RetroArch 자체도 꽤 괜찮은 UI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장 중인 게임의 박스아트와 커버 이미지를 가져와 보여 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 라이브러리를 더 화려하고 체계적으로 탐색하고 싶다면 프론트엔드(frontend)를 활용해 보세요. 전체 ROM 컬렉션을 손쉽게 정리해 줍니다.
DIG는 안드로이드에서 손꼽히는 에뮬레이션 프론트엔드입니다. 휴대폰 전체를 스캔한 뒤 훌륭한 프레젠테이션 옵션과 함께 모든 게임을 표시해 줍니다. 게임 실행은 여전히 RetroArch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DIG를 통해 게임을 탐색하면 장르·연도별로 정리된 목록과 게임별 역사적 시놉시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어 훨씬 보기 좋습니다.
DIG 프론트엔드 설정 방법이 궁금하다면 별도의 DIG 튜토리얼을 참고하세요.
최신 상태 유지하기
RetroArch를 사용할 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Play 스토어를 통해 RetroArch를 업데이트하면 앱 자체만 업데이트될 뿐, 앱 내부에 설치된 코어, 에셋, 썸네일 목록 등은 함께 갱신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설치된 코어를 수동으로 업데이트해 최신 버전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는 안정성, 성능 등 여러 면에서 확실한 개선을 가져옵니다. 실제로 특정 게임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시도해야 할 방법 중 하나가 코어 업데이트입니다.
업데이트 방법은 간단합니다. RetroArch 메인 메뉴에서 아래로 스크롤해 'Online Updater'를 탭한 뒤, 'Update Installed Cores'와 'Update Core Info Files'를 차례로 실행하세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Update GLSL Shaders'도 가끔씩 실행해 최적의 셰이더 버전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아래 참고). 또한 'Playlist Thumbnails Updater'를 활용하면 게임 썸네일 이미지가 없는 경우 멋진 미리보기 이미지를 받아올 수 있습니다.
셰이더(Shaders)
셰이더는 각종 코어와 개별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필터입니다. 게임의 비주얼을 극적으로 바꿀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텍스처를 부드럽게 다듬어 픽셀 느낌을 줄이거나, CRT 모니터나 NTSC 필터를 씌워 90년대 실제 화면에서 게임하던 감성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셰이더를 사용하려면 코어와 게임을 실행한 상태에서 메뉴 → Quick Menu → Shaders로 이동한 뒤, 'Video Shaders' 슬라이더를 켜서 셰이더 옵션에 접근하세요.
'Load Shader Preset → shaders_glsl'을 탭하면 RetroArch에서 사용 가능한 모든 셰이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종류가 매우 많으니 취향에 맞는 것들을 직접 실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90년대 CRT 화면 느낌을 재현하려면 CRT Easymode가 좋은 선택입니다.)
특정 셰이더를 세부 조정하고 싶다면 셰이더를 선택한 후 Shaders 메뉴의 'Shader Parameters'로 들어가 스캔라인 강도, 마스크 도트 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PS1/PS2 에뮬레이션과 BIOS
대부분의 경우 에뮬레이터와 게임을 실행할 때 BIOS를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필요한 파일이 에뮬레이터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BIOS 파일은 에뮬레이터가 실행 시 가장 먼저 확인하는 요소로, 플레이하려는 게임의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BIOS가 요구됩니다.
하지만 PS1과 PS2 게임은 관련 BIOS 파일을 직접 구해서(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기기의 RetroArch 'system' 폴더에 넣어 주어야 합니다.
RetroArch에서 PS1 에뮬레이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가이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데스크톱 버전 기준이지만 동일한 원칙이 적용됩니다. 필요한 BIOS 파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scph5500 (NTSC – 일본)
- scph1001 (NTSC – 미국)
- scph5502 (PAL – 유럽)
- scph5552 (PAL – 유럽)
그 외 유용한 정보
각 코어의 Quick Menu에는 다양한 기능이 모여 있습니다. 게임 실행 중 Quick Menu에서 'Save State'와 'Load State'를 사용할 수 있는데, 세이브 기능이 없는 NES 게임을 즐길 때는 그야말로 구세주 같은 기능입니다.
코어를 로드하지 않은 상태라면 'Settings 메뉴 → Input → Input Hotkey Binds'에서 세이브 스테이트, 되감기(Rewind),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Menu toggle'(RetroArch 메뉴 호출) 등의 단축키 버튼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 PS4 컨트롤러에서 PS 버튼을 메뉴 토글로 설정해 사용합니다.)
Settings 메뉴의 숨은 보석 같은 기능 중 하나가 'Achievements'입니다. retroachievements.org와 연동해 수천 개의 레트로 게임에서 업적을 달성하고 수집할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
RetroArch와 에뮬레이션은 본질적으로 복잡한 영역입니다. 소프트웨어만으로 전체 하드웨어를 흉내 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안드로이드에서 RetroArch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활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소개합니다.
1. 게임이 실행되지 않을 때
게임이 실행되지 않는 가장 흔한 원인은 잘못된 비디오 드라이버 사용입니다. RetroArch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Vulkan과 OpenGL 두 가지이며, 어떤 것이 최적인지는 코어마다 다릅니다.
비디오 드라이버를 변경하려면 'Settings → Drivers'로 이동한 뒤 Video 항목에서 드라이버를 'vulkan'과 'gl' 사이에서 전환해 보세요.
2. RetroArch가 게임을 찾지 못할 때
'Load Folder' 옵션으로 ROM을 검색했는데 RetroArch가 게임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게임 파일의 확장자가 RetroArch가 스캔하는 형식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런 게임도 실행 자체는 가능합니다. 수동으로 불러오기만 하면 됩니다.
하단 중앙의 플레이리스트 아이콘을 탭한 뒤 'Import Content'로 이동하고, Scan Directory나 Scan File 대신 'Manual Scan'을 선택하세요.
여기서 스캔할 디렉터리, 스캔 결과를 연결할 시스템(코어), 그리고 스캔할 파일 확장자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인식되지 않던 ROM의 확장자를 미리 확인해 입력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설정이 끝나면 맨 아래로 스크롤해 'Start Scan'을 누르면 됩니다.
3. 전반적인 오류 및 불안정할 때
RetroArch가 자주 크래시되거나, 온스크린 컨트롤이 표시되지 않는 등 사소한 문제가 계속된다면 설정 파일을 삭제해 앱을 초기화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파일 관리자 앱으로 휴대폰의 RetroArch 폴더로 이동합니다(기본 경로: 내부 저장소 → Retroarch → config). 'Retroarch-1234-56789.cfg' 형식의 파일(숫자는 무작위)을 찾아 삭제하세요.
앱을 다시 시작하면 훨씬 안정적으로 작동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보셨듯이 RetroArch는 기능이 매우 풍부한 도구로, 파고들수록 재미있는 무궁무진한 세계입니다. 데스크톱 버전의 RetroArch 문제를 해결하는 팁 중 일부는 안드로이드 버전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으니 참고해 보세요. 좀 더 색다른 활용법이 궁금하다면 최고의 안드로이드 해킹 앱 리스트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