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상식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1989년 처음 등장한 이후 수많은 버전을 거치며 발전해 왔고, 과거에 존재했던 많은 문제들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그만큼 새로운 보안 구멍과 취약점이 생길 가능성도 커집니다. 따라서 '요즘 블루투스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입니다. 현실적으로 블루투스는 아직 완전히 안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블루투스 사용을 완전히 포기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블루투스 스피커의 편리함, 모바일 기기 간 연결성 향상 등 활용 가치가 분명히 크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위험 요소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입니다. 블루투스를 사용하면서도 스스로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1. 보안 연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2007년 출시된 블루투스 2.1은 Secure Simple Pairing(SSP)이라는 새로운 보안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블루투스 2.0 이하 버전을 사용하는 기기는 SSP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SSP를 지원하는 기기라 해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블루투스 2.1에서 사용된 암호화 알고리즘(이전 버전과 동일) 자체가 취약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블루투스 4.0에서는 새로운 암호화 방식인 AES-CCM이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SSP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악용 가능한 결함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블루투스 4.1에서는 비 LE(저에너지) 기기에 Secure Connections 기능이 추가됐고, 블루투스 4.2에서는 LE 기기에도 같은 기능이 적용됐습니다. 즉, 블루투스 4.2부터는 모든 신형 기기가 SSP와 AES-CCM 암호화를 함께 지원합니다.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SSP라는 큰 틀 아래에는 네 가지 페어링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 Numeric Comparison(숫자 비교)
- Just Works
- Out-of-Band(대역 외)
- Passkey Entry(PIN 입력)
각 방식마다 고유한 약점이 있습니다. 숫자 비교 방식은 디스플레이가 필요해 화면이 없는 기기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Just Works 방식은 공격과 악용에 취약합니다. 대역 외 방식은 별도 통신 채널을 요구해 지원하지 않는 기기가 많으며, PIN 입력 방식은 현재 구조상 도청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버전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기기와의 연결을 피하세요. 블루투스 4.2 미만 표준을 사용하는 기기가 해당됩니다. 또한 보유한 모든 블루투스 기기의 펌웨어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세요. 업데이트가 불가능한 기기라면 교체하거나, 사용한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2. 여전히 남아 있는 다양한 공격 경로
앞서 언급한 취약점 외에도 블루투스 기기를 노리는 공격 경로는 여전히 많습니다. 과거 버전에서 존재하던 공격 기법들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형태만 바꿔 여전히 실행되고 있을 뿐입니다.
- 도청(Eavesdropping) — 공격자가 전파를 스니핑해 전송 중인 블루투스 데이터를 가로채 읽거나 들을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통화 중이라면 대화 내용을 엿들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블루스나핑(Bluesnarfing) — 기기가 페어링된 상태라면 공격자가 몰래 접속해 연락처, 사진, 동영상, 일정 등 정보를 빼갈 수 있습니다. 대부분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이뤄집니다.
- 블루버깅(Bluebugging) — 공격자가 원격으로 기기를 조종할 수 있습니다. 발신 문자·통화 전송, 착신 전환, 설정 변경, 화면 및 키 입력 감시까지 가능합니다.
- 서비스 거부(DoS) — 공격자가 무의미한 데이터를 대량으로 쏟아부어 통신을 마비시키거나 배터리를 고갈시키고, 심하면 기기를 아예 다운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공격은 블루투스를 켜두고 있는 모든 기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헤드셋, 스피커, 키보드, 마우스는 물론,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주요 표적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 블루투스 비밀번호(PIN)를 변경할 수 있는 기기라면 즉시 변경하고, 반드시 안전한 PIN을 설정하세요. 일부 공격 경로는 이 정도로 막을 수 있지만, 확실한 보호법은 단 하나 — 블루투스를 꺼두는 것입니다.
참고로, 블루투스가 얼마나 불안전한지 의심된다면 아직도 존재하는 블루투스 취약점 목록을 직접 확인해 보세요.
3. 숨겨도 결국 추적당합니다
블루투스 4.0에 도입된 저에너지(LE) 전송 방식은 배터리 수명을 크게 늘려준 덕분에 환영받았습니다. 하지만 LE 블루투스는 클래식 블루투스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불안전합니다.
블루투스는 켜져 있는 동안 주변 기기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정보를 브로드캐스트합니다. 블루투스가 편리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브로드캐스트 정보에 기기별 고유 정보가 담겨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UUID(Universally Unique Identifier, 범용 고유 식별자)가 포함되는데, 여기에 RSSI(수신 신호 강도 지표)까지 결합하면 내 기기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추적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블루투스를 '검색되지 않음'으로 설정하면 이런 추적으로부터 숨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Ars Technica가 입증했듯이, 검색 차단 상태에서도 오픈소스 도구를 이용하면 충분히 탐지할 수 있습니다.
"새로 이사 온 이웃이 AirDrop으로 휴대폰 파일을 iMac으로 옮기고 있었다. 아직 인사도 나누지 않았지만 이름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한편 Pebble 시계를 차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고, 'Johnny B'라는 사람이 폭스바겐 비틀을 몰고 코너 신호등에서 Garmin Nuvi 내비게이션 길 안내를 받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근처 상점에서는 누군가 iPad에 Apple Pencil을 사용 중이었고, 삼성 스마트 TV를 방금 켠 사람도 있었다. 이 모든 걸 알 수 있었던 건, 저마다 무선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Blue Hydra라는 오픈소스 도구를 돌리고 있었을 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감스럽게도 블루투스를 항상 꺼두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일단 켜는 순간 주변으로 그 모든 정보를 뿌리고 있는 셈입니다.
블루투스는 미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블루투스의 더 안전한 대안으로는 Wi-Fi Direct를 꼽을 수 있습니다. Wi-Fi를 활용한 기기 간 근거리 직접 연결 방식으로, 아직 블루투스만큼 보급되지는 않았지만 잠재력은 충분합니다. Wi-Fi Aware 역시 주목할 만한 기술입니다.
블루투스 때문에 겪은 문제가 있으신가요? 이런 위험 요소들이 블루투스 사용을 포기할 이유가 되나요? 아니면 지금처럼 계속 사용하실 건가요? 댓글로 의견을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