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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보안과 자유로운 해킹이 공존하는 오픈소스 기기, 프리커서(Precursor)

프리커서(Precursor)는 언뜻 길쭉한 블랙베리처럼 보이지만, 그 이상의 잠재력을 지닌 디바이스입니다. 핵심 부품인 필드 프로그래머블 게이트 어레이(FPGA)까지, 이 기기의 모든 요소를 직접 검사하고 제어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 스마트폰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사용자에게서 철저히 추상화된 복잡하고 폐쇄적인 플랫폼입니다. 프리커서는 바로 그 반대 방향으로 극단까지 나아간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FPGA 개발 플랫폼

프리커서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해커 겸 임베디드 하드웨어 개발자 듀오 ‘수타지오 코우사기(Sutajio Ko-Usagi)’의 최신 오픈 하드웨어 프로젝트입니다. 듀얼 FPGA를 탑재한 오픈소스 하드웨어 개발 키트로, 가장 안전한 모바일 개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개발 키트는 정밀 가공된 알루미늄 바디에 담겨 있으며, 물리 키보드와 536 x 336 해상도의 흑백 디스플레이, 교체 가능한 1,100mAh 리튬이온 배터리를 갖추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본체에는 마이크가 없으며, 대신 3.5mm 오디오 포트와 0.7W 알림 스피커, 진동 모터가 결합된 구성으로 음성 입출력을 대체합니다.

프로젝트의 모든 부분이 오픈소스입니다. FPGA에 탑재되는 시스템온칩(SoC)의 소스 코드까지 공개되어 있어, 사용자가 직접 프로세서를 컴파일하고 그 안에 악성 코드가 없음을 확실하게 검증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 달 전 처음 공개되었으며, 현재 크라우드 서플라이(Crowd Supply) 펀딩 페이지가 운영 중입니다. 집필 시점 기준 22만 2천 달러의 목표 금액 중 11만 7천 달러 이상이 이미 모였습니다. 얼리버드 리워드는 조기 소진되었지만, 512달러의 일반 리워드는 아직 구매할 수 있습니다.

프리커서 상세 사양

프리커서를 단순한 휴대폰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바라보면, 완전한 기능을 갖춘 모바일 FPGA 개발 키트라는 정체가 드러납니다.

  • FPGA: 메인 SoC용 자일링크(Xilinx) XC7S50, 저전력 -L1 스피드 그레이드 적용, 100MHz VexRISC-V(RV32IMAC + MMU, 4KB L1 I/D 캐시)로 테스트 완료 / 서브 임베디드 컨트롤러(EC)용 래티스 세미(Lattice Semi) iCE40UP5K, 전원·대기·충전 관리 담당, 18MHz VexRISC-V(RV32I, 캐시 없음)로 테스트 완료
  • 시스템 메모리: 16MB 외부 SRAM
  • 저장공간: 128MB 플래시 메모리
  • 디스플레이: 536 x 336 흑백 LCD, 200ppi, 백라이트 탑재
  • 오디오: 0.7W 알림 스피커, 진동 모터, 3.5mm 헤드셋 잭
  • 무선 연결: 샌드박스 처리된 실리콘랩스(Silicon Labs) WF200C 칩셋을 통한 802.11 b/g/n Wi-Fi, 배터리 절약 설계
  • USB: 데이터 전송 및 충전 겸용 USB 2.0 Type-C 포트 1개
  • 입력 장치: 레이아웃 오버레이 교체 가능(QWERTZ, AZERTY, Dvorak)한 백라이트 물리 키보드
  • 센서: 가속도계 및 자이로스코프
  • 확장성: 배터리 컴파트먼트 경유 8개 FPGA GPIO용 플렉스 PCB 브레이크아웃
  • 디버깅: GDB + Chipscope 및 펌웨어 플래싱용 전용 라즈베리파이 HAT과 개발자 케이블, 위시본(wishbone) 터널을 통한 USB 미들웨어 디버깅 지원
  • 보안: 듀얼 하드웨어 난수 생성기(TRNG)
  • 변조 방지 기능: 신뢰 구성 요소를 위한 사용자 밀봉형 메탈 캔, 클럭 무결성 모니터링이 포함된 전용 실시간 클록(RTC), 전원 이상 감지 시 리셋을 유발하는 전원 모니터, 대기 중 움직임을 감지하는 상시 가동 가속도계·자이로, 배터리 기반 AES 키와 자폭 회로를 활용한 즉시 보안 삭제(secure erase) 지원
  • 배터리: 교체 가능한 1,100mAh 리튬이온 배터리, Wi-Fi + 임베디드 컨트롤러 + 정적 디스플레이 사용 기준 약 100시간 대기 또는 5.5시간 연속 사용 가능
  • 크기: 138 x 69 x 7.2mm
  • 무게: 96g

또 하나의 오픈소스 스마트폰?

프리커서를 휴대폰이라고 부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파인폰(PinePhone)이나 리브렘 5(Librem 5) 같은 다른 오픈소스 스마트 기기와 공통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SoC를 FPGA 위에 올렸다는 설계 선택에 있습니다.

프로세서는 본질적으로 명령어 기반 아키텍처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작고 복잡한 회로 덩어리입니다. 사용자는 내부에 실제로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명령어 세트로 계산을 수행하도록 할 뿐이며, 칩 제작자가 "이 칩은 안전합니다"라고 말할 때 그 말을 무조건 믿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뢰는 종종 깨집니다. 얼마 전 AMD 라이젠(Ryzen) 칩에서 심각한 취약점이 발견된 사례가 좋은 예입니다.

FPGA는 코드로 회로 자체를 재구성할 수 있는 집적회로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일반 프로세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FPGA에 명령어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회로 자체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여기서 프리커서 프로젝트의 핵심 철학인 ‘근거 기반 신뢰(evidence-based trust)’가 탄생합니다. CPU를 이루는 마지막 로직 게이트 하나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으므로, 여러분의 기기가 100% 안전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안전한 레트로 폰으로 만들 수도 있고, 암호학과 2단계 인증(2FA)을 위한 휴대용 개발 플랫폼으로 변신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 가능성은,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무한합니다. 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