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운영체제를 타깃으로 삼아 사용자 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비트코인으로 몸값을 지불할 것을 요구했던 글로벌 사이버 공격입니다.
전 세계를 강타했던 사이버 공격
워너크라이는 출현 후 불과 두 달 만에 150개국에서 23만 대가 넘는 컴퓨터를 감염시키며 막강한 파괴력을 입증했습니다. 그 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해서,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를 비롯한 주요 기관들이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시스템을 통째로 오프라인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당시 보안 연구원 마커스 허친스(Marcus Hutchins)가 감염 확산을 멈추는 '킬 스위치(kill switch)'를 발견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현행 및 구형 윈도우 버전을 위한 보안 패치를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워너크라이는 패치가 적용되지 않은 시스템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피해를 일으켰습니다.
LG전자 무인 접수 단말기 감염 확인
그리고 최근, 워너크라이는 한국에서 다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희생자는 바로 전자 제품 업체 LG전자입니다. 회사는 랜섬웨어 피해를 입으면서도 신속하게 네트워크 일부를 차단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국내 서비스 센터의 셀프서비스 키오스크(무인 접수 단말기)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됐고, 코드 분석 결과 파일을 암호화하는 악성 프로그램인 워너크라이로 식별된 것입니다.
LG전자 관계자는 ZDNet에 "8월 14일 일부 서비스 센터에서 발생한 지연의 원인이 된 악성코드를 인터넷진흥원(KISA)의 도움을 받아 분석했고, 실제로 랜섬웨어가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KISA에 따르면 워너크라이라고 알려진 랜섬웨어가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확산 차단, 금전 피해는 없어
네트워크에서 랜섬웨어가 발견되자 LG전자는 즉시 서비스 센터 접속을 차단해 악성코드가 조직 내 다른 부분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덕분에 데이터 손실 없이, 몸값 지급 없이 사태가 종결될 수 있었습니다.
LG전자에 따르면 공격 발생 이틀 후에는 감염된 모든 무인 접수 단말기가 정상 작동에 복귀했으며, 악성코드에 감염됐던 단말기들에는 보안 업데이트가 순차적으로 적용됐습니다.
패치 미적용이 초래한 취약점
이번 사건은 공격 이전에 해당 네트워크에 보안 패치가 적용되지 않았음을 드러냈습니다. 결국 LG전자가 워너크라이를 비롯한 각종 악성코드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던 근본 원인이 여기에 있는 셈입니다.
공격은 차단하고 보안 업데이트도 완료했지만, LG전자와 KISA는 워너크라이가 애초에 어떤 경로로 셀프서비스 센터의 네트워크에 침투했는지 아직 추적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북한 연루설
지금까지 워너크라이 대란의 배후 세력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민간 사이버보안 업체들과 정부 수사기관들은 이번 소동에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습니다.
한편 8월 초에는 워너크라이로 받은 몸값이 현금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큰 화제를 모은 공격임에도 워너크라이의 코드 자체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으며, 실제로 일부 사용자들은 암호화 이후에도 파일 접근 권한을 되찾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남긴 보안 교훈
저품질 코드로 만들어졌음에도 워너크라이는 산불처럼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킹 사고를 넘어, 다른 악성코드 개발자들에게 더 큰 사건을 꾀하도록 자극할 수 있는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이든 일반 개인 사용자든, 사이버 범죄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습니다. 보안을 진지하게 대비해야 할 때는 이미 늦었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패치 적용과 보안 점검부터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방어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