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Ubuntu) 리눅스 배포판을 개발하는 캐노니컬(Canonical)이 PC 게임 스토어 '스팀(Steam)'의 스냅(Snap) 패키지 조기 액세스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소식은 캐노니컬과 스팀 개발사 밸브(Valve)가 리눅스 게이밍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분투, 스팀 스냅으로 리눅스 게이밍 환경 개선 추진
스팀의 스냅 버전은 우분투 데스크톱 팀이 게이밍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진행 중인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캐노니컬 제품 관리자 올리버 스미스(Oliver Smith)는 공식 우분투 블로그를 통해 이번 소식을 알리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캐노니컬은 '하프라이프 3'를 기다린 것만큼 오랫동안 '리눅스 게이밍의 해'를 기다려왔습니다. 그러나 2022년, 어느 때보다 그 순간이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우분투는 기존에도 APT 패키지 관리자를 통해 스팀을 설치할 수 있었지만, 이번 스냅 버전은 스팀 배포 방식의 큰 전환점입니다. 스냅은 캐노니컬이 우분투를 위해 개발한 비교적 최신 패키지 관리 시스템으로, 애플리케이션 실행에 필요한 모든 의존성을 하나의 패키지에 담아 기본 운영체제와 격리된 상태로 구동됩니다. 반면 기존 APT 시스템은 의존성을 개별 구성 요소로 따로 불러오는 방식입니다.
우분투 사용자는 스냅 스토어에서 조기 액세스 버전을 지금 바로 내려받아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스냅 논란 속에서 이뤄진 우분투의 선택
스냅은 개발자가 우분투용 애플리케이션을 더 쉽게 배포할 수 있게 해주지만, 성능 문제로 사용자들의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패키지 용량이 커서 프로그램 로딩 속도가 느려진다는 지적이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최신 릴리스인 우분투 22.04 '제미 젤리피시(Jammy Jellyfish)'는 모질라 파이어폭스를 스냅 패키지로 전환한 것에 대해 상당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게이머에게 성능은 가장 민감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캐노니컬이 스팀을 APT 패키지에서 스냅으로 완전히 전환하기로 결정한다면, 비슷한 논란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캐노니컬과 밸브, 리눅스 게이밍에 힘을 싣다
이번 움직임은 리눅스 게이밍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스미스는 캐노니컬이 게이머를 위한 우분투 개선을 위해 더 많은 개발자를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게이머들에게 시스템 개선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현재 캐노니컬은 드라이버와 커널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2년 3월 밸브의 스팀 사용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팀 고객의 96%가 윈도우 기반 PC를 사용합니다. 리눅스 사용자는 전체의 1%에 불과하지만, 이들 중 우분투 20.04 사용 비율이 약 13%로 가장 높았습니다. 리눅스 민트나 Pop!_OS 같은 인기 배포판도 우분투 파생 배포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분투가 데스크톱 리눅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게임 최적화의 대상으로 우분투를 선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밸브는 오랫동안 리눅스 게이밍의 강력한 지지자였습니다. 다양한 구성으로 출시된 휴대용 게임기 '스팀 덱(Steam Deck)'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스팀 덱은 아치 리눅스(Arch Linux) 기반의 커스텀 OS인 'SteamOS 3.0'을 탑재하고 있으며, 이전 버전의 SteamOS는 데비안(Debian)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리눅스용 스팀에는 프로톤(Proton)이라는 호환성 계층이 포함되어 있어, 리눅스로 포팅되지 않은 윈도우 네이티브 게임도 실행할 수 있습니다.
리눅스 네이티브 게임 수는 윈도우에 비해 많지 않지만, 개발자들의 리눅스 지원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GamingOnLinux에 따르면 현재 스팀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리눅스 게임은 6,000종을 넘어섰습니다. 유니티(Unity)처럼 리눅스를 지원하는 크로스플랫폼 개발 도구가 널리 보급된 것이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스팀과 우분투, 게임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PC 게이밍 시장은 여전히 윈도우가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우분투와 스팀의 리눅스 게이밍 투자가 얼마나 결실을 맺을지는 지금으로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리눅스 데스크톱 시장은 이미 여러 배포판으로 파편화되어 있고, 게이밍에 특화된 배포판들도 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캐노니컬과 밸브의 협력은 리눅스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스냅 기반 배포가 안정화되고 드라이버·커널 최적화가 이루어진다면, 리눅스 게이밍의 대중화라는 오랜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