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에서 만화나 그래픽 노블을 찾아 헤매다 보면 CBR, CBZ 확장자를 가진 파일을 한 번쯤 마주치게 됩니다. 몇 번의 클릭을 거치면 이 두 포맷이 온라인 만화 유통에 가장 널리 쓰이는 형식이라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죠.
그런데 왜 하필 두 가지 포맷일까요? 이미 수많은 파일 형식이 존재하는데 굳이 새로운 포맷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CBR과 CBZ의 탄생 배경
컴퓨터 통신의 초창기, 사람들이 뉴스그룹을 통해 만화를 주고받던 시절에는 각 페이지가 하나의 이미지 파일로 따로 저장되고 전송되었습니다.
이후 인터넷 속도와 저장 공간이 발전하면서 개별 페이지들은 ZIP이나 RAR 압축 파일로 묶이기 시작했습니다. 각 압축 파일 안에는 보통 JPG 형식의 일련번호가 매겨진 이미지들이 들어 있었고, 이것이 만화 한 권 분량을 이루었습니다.
덕분에 업로드와 다운로드가 훨씬 편해졌지만, 여전히 압축을 푼 뒤 일반 이미지 뷰어로 파일을 하나씩 열어가며 읽어야 하는 불편함은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압축 해제 없이 ZIP/RAR 아카이브 내부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고, 압축을 풀지 않고도 파일 속 이미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CBR과 CBZ 포맷이 탄생했습니다.
만화 전용 포맷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두 형식은 특별한 것이 전혀 아닙니다. 그저 이름을 바꿔 위장한 ZIP과 RAR 압축 파일일 뿐입니다!
직접 확인해 보려면 CBR 파일의 확장자를 RAR로, CBZ 파일의 확장자를 ZIP으로 바꾼 뒤 7Zip 같은 압축 관리 프로그램으로 열어보세요. 그 안에는 일련의 이미지 파일들과 함께 만화에 대한 정보를 담은 TXT나 NFO 파일이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리눅스에서 CBR·CBZ 파일 읽기
1. MComix

MComix는 Comix 프로젝트에서 개선된 포크 버전입니다. 우분투 계열 배포판을 사용한다면 소프트웨어 센터에서 찾을 수 있고, 터미널에서 다음 명령어로 간단히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sudo apt install mcomix
사용법이 직관적이며, 쾌적한 독서 경험을 위한 필수 기능들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면 왼쪽에는 썸네일 스트립이 있어 원하는 페이지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인쇄본처럼 두 페이지를 나란히 펼쳐 보여주는 옵션도 제공합니다.
2. YACReader

또 하나의 인기 있는 선택지는 기능이 풍부한 YACReader입니다. 다만 공식 사이트에서 직접 다운로드해 수동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실제 사용감은 MComix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더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순전히 개인 취향의 문제입니다.
리눅스에서 CBR·CBZ 파일 만들기
CBR과 CBZ가 단순히 이미지 묶음을 압축한 파일이라는 점을 알면, 만드는 방법도 일반 ZIP/RAR 압축만큼 간단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미지들을 디지털 만화로 바꿔보겠습니다.
1. 파일 관리자를 열고 이미지 파일들이 모여 있는 폴더로 이동합니다.

2. 폴더에서 올바른 순서대로 표시되도록 파일 이름에 순차적으로 번호를 붙입니다.
3. 선호하는 방식으로 모든 이미지를 새 ZIP 또는 RAR 압축 파일에 추가합니다. 파일 관리자에서 전체 선택 후 우클릭 메뉴의 압축 기능을 사용하거나, pkzip 같은 명령줄 도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생성된 파일의 확장자를 ZIP이면 CBZ로, RAR이면 CBR로 변경한 뒤 만화 뷰어로 열어보세요.

꼭 만화 이미지일 필요는 없습니다. 해외여행에서 찍은 사진이나 스크린샷 등 어떤 이미지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관련 프로그램들이 쉽게 구할 수 있고 사용법도 간단하기 때문에, CBR과 CBZ는 콘텐츠를 배포하고 소개하는 빠르고 실용적인 방법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웹 디자이너 포트폴리오나 전자책을 이런 식으로 담아도 좋습니다. 또한 안드로이드 사용자라면 스마트폰에서도 이 도구들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만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