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구매할 때, 완제품 PC든 부품을 하나씩 조립하든 'ATX' 또는 '마이크로 ATX' 같은 다소 혼란스러운 규격 표기를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용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설명해 주는 곳은 드물죠. 안타깝게도 이 복잡해 보이는 약어들은 컴퓨터를 구매할 때 반드시 이해해야 할 중요한 요소입니다. 잘못된 규격의 PC를 선택한다고 해서 큰 재앙이 닥치지는 않지만, 향후 업그레이드 계획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낯선 용어들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E-ATX, ATX, mATX, 미니 ITX를 비교하며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정리해 드립니다.
이 규격이 의미하는 것
이러한 약어는 메인보드의 '폼팩터(form factor)', 즉 규격과 크기를 나타냅니다. 메인보드는 슈퍼컴퓨터부터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기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모양과 크기로 제작됩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메인보드 유형을 구분할 필요성이 생기는 것이죠.
예상대로 폼팩터의 종류는 매우 많으며, 각각 특정 용도에 맞게 설계되었습니다. 다만 이 글에서는 PC나 메인보드를 구매할 때 가장 자주 마주치게 되는 네 가지 규격, 즉 E-ATX, ATX, 마이크로 ATX(Micro ATX), 미니 ITX(Mini ITX)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겠습니다.
각 규격의 의미
먼저 '표준' 크기에 해당하는 ATX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ATX는 'Advanced Technology eXtended'의 약자로, 1995년에 개발된 규격입니다. 일반적인 크기의 PC를 사용해 보셨다면 ATX 메인보드가 탑재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덕분에 ATX는 PC나 메인보드를 구매할 때 가장 무난하고 '표준적인' 선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ATX를 기준으로 메인보드는 더 커지거나 작아집니다. 위쪽 방향으로는 E-ATX(Extended ATX) 메인보드가 있으며, ATX보다 확장 요소가 더 많아져 크기도 약간 더 큽니다. 반대 방향으로는 ATX보다 작은 마이크로 ATX가 있고, 그 아래로 미니 ITX('Information Technology eXtended')가 마이크로 ATX보다 한 단계 더 작습니다. 이름 때문에 헷갈리기 쉬운데, '마이크로' 보드가 '미니' 보드보다 오히려 크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크기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ATX → ATX → 마이크로 ATX → 미니 ITX. 그렇다면 애초에 왜 다양한 크기의 메인보드가 존재하는 걸까요? 크기에 따라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규격별 차이점
케이스 크기
우선, 메인보드가 작으면 전체적으로도 더 작은 컴퓨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PC 케이스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당한 공간이 메인보드만으로 채워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형 PC를 원한다면 작은 메인보드부터 선택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입니다.
마이크로 ATX와 미니 ITX는 소형 컴퓨터를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인기 있는 선택지입니다. 휴대성이 필요한 PC나,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서버·미디어 센터용 PC에는 소형 규격이 특히 적합합니다. 다만 ATX 규격용으로 설계된 부품이 소형 케이스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폼팩터에 맞춰 설계된 케이스는 그보다 작은 규격도 함께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ATX 케이스는 대체로 마이크로 ATX 또는 미니 ITX 메인보드도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됩니다. 다만 메인보드와 크기가 다른 케이스를 구매하기 전에는 반드시 제조사의 사양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확장성 및 기능
하지만 작은 크기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메인보드를 소형화하기 위해서는 확장 슬롯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작은 케이스에는 들어가지만 대형 폼팩터가 제공하는 업그레이드의 자유도는 포기해야 하는 메인보드가 만들어집니다.
ATX에서 마이크로 ATX로 넘어가면 PCI(주변 기기 상호 연결) 슬롯 수가 줄어듭니다. PCI 슬롯은 그래픽 카드 등 각종 확장 카드를 꽂는 자리입니다. ATX 메인보드는 보통 6개 내외의 PCI 슬롯(일반적으로 PCI-E x16 3개와 PCI-E x1 3개, 모델에 따라 다름)을 갖추고 있는 반면, 마이크로 ATX는 약 3개(PIC-E x16 1개와 PCI-E x1 2개) 수준입니다. 즉, 그래픽, 사운드, 캡처, 네트워크 카드 등을 추가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줄어드는 것이죠. 미니 ITX 보드는 대부분 PCI-E x16 슬롯 하나만 제공합니다.
때로는 RAM 슬롯 수도 줄어듭니다. ATX에서 마이크로 ATX로 바꾸면 4개 슬롯이 2개로 줄어드는 경우가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미니 ITX는 보통 RAM 슬롯 2개만 제공하지만, 4개를 탑재한 제품도 있습니다. USB 포트 역시 보드가 작아지면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성립합니다. 더 큰 E-ATX 보드는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합니다. 최소한 4개 이상의 PCI-E x16 슬롯을 갖추는 경우가 많아, PCI-E 포트를 활용한 대규모 확장 계획이 있다면 훌륭한 선택지가 됩니다. 요약하면, 다양한 포트와 업그레이드 여지를 갖춘 PC를 찾고 있다면 소형 규격보다는 ATX 또는 E-ATX를 고르는 것이 현명합니다.
일부 부품은 애초에 더 큰 메인보드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AMD의 스레드리퍼(Threadripper) CPU가 대표적인데, 이 CPU가 지원하는 수많은 RAM 슬롯과 PCI-E 슬롯을 모두 수용하기 위해 E-ATX 메인보드(혹은 그보다 더 큰 규격!)에 장착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가격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마이크로 ATX PC와 메인보드가 가장 저렴한 편입니다. 추가 하드웨어 장착이나 업그레이드 계획이 없는 PC를 찾고 있다면, 소형 메인보드를 선택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단, 나중에 부품을 추가하고 싶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신중해야 합니다. 결국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중에 ATX로 다시 구매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소형 보드는 '느린가'?
크기에도 불구하고, 소형 메인보드가 대형 보드보다 '더 느리게 동작'하는 일은 없습니다. 물론 소형화 과정에서 PCI-E와 RAM 슬롯을 포기하게 되므로, 컴퓨터가 발휘할 수 있는 잠재적 성능의 상한선은 대형 보드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오버클러킹이나 고사양 작업 처리 면에서도 ATX, E-ATX 보드만큼 여유롭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형 보드가 '본질적으로' 느리다고 해서 느려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나에게 맞는 보드 고르기
PC의 폼팩터는 다소 혼란스러운 주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각 규격의 주요 차이점, 활용 방식, 그리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규격이 무엇인지 파악하셨을 것입니다.
E-ATX, ATX, mATX, 미니 ITX의 차이를 다룬 이 글이 도움이 되었다면, CPU·GPU 구매 가이드나 DRAM SSD와 DRAM-less SSD의 차이를 설명한 하드웨어 가이드도 함께 확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