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컴퓨터(Zombie Computer)란, 스패머가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몰래 설치해 장악한 뒤, 소유자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수백 통의 스팸 메일을 발송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컴퓨터를 의미합니다. 즉, 정상적인 사용자는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의 PC가 스팸 발송 기계로 전락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장악된 좀비 컴퓨터들은 여러 대씩 묶여 '봇넷(Botnet)'이라 불리는 소규모 그룹을 형성합니다. 봇넷은 단순한 스팸 메일뿐만 아니라 피싱 시도, 바이러스, 웜 등 각종 악성 활동의 발신 기지로 사용됩니다.
좀비 컴퓨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컴퓨터가 좀비 네트워크의 일원이 되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사용자가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악성 프로그램(멀웨어)을 직접 설치하는 경우입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첨부 파일이나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흔히 발생합니다.
둘째, 보안 취약점을 노린 백도어(Backdoor)를 통해 멀웨어가 자동으로 설치되는 경우입니다.
셋째, 인터넷 브라우저의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침투하는 경우입니다.
일단 감염되면 멀웨어는 특정 네트워크 포트를 열어두어 외부 공격자가 원격으로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듭니다. 하나의 좀비 네트워크에는 동일한 종류의 멀웨어가 깔려 있으며, 여러 범죄 조직이 각자 자신만의 좀비 네트워크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좀비 컴퓨터의 주요 악용 사례
1. 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
좀비 컴퓨터가 가장 널리 활용되는 분야는 바로 DDoS(Denial-of-Service) 공격입니다. 이 공격은 다수의 컴퓨터가 특정 웹사이트에 동시 접속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해커가 확보한 좀비 컴퓨터의 수가 많을수록 공격의 강도 역시 그만큼 강력해집니다.
서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훌쩍 넘는 트래픽이 몰리면 해당 사이트의 서버는 결국 다운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공격이 수많은 컴퓨터에서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근원지를 추적하고 차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해커들은 이러한 특성을 역이용해, 사이트 운영자에게 '추가 공격을 중단해주겠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협박을 벌이기도 합니다.
2. 피싱(Phishing)
피싱은 사용자의 비밀번호를 탈취하는 대표적인 수법입니다. 해커는 사용자에게 비밀번호 입력을 유도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은행, 쇼핑몰, 포털 등 실제 서비스와 똑같이 만든 가짜 로그인 페이지를 담은 피싱 메일을 발송합니다.
사용자가 진짜 페이지라고 믿고 로그인 정보를 입력하면, 가짜 페이지는 입력된 비밀번호를 그대로 가로챕니다. 해커는 탈취한 비밀번호를 이용해 사용자의 민감한 개인정보와 금융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3. 스파이더링(Spidering)
스파이더링은 피싱 및 사회공학(Social Engineering) 공격에서 사용되는 기법을 응용한 방식입니다. 숙련된 해커들은 회사 업무용 PC에서 사용되는 비밀번호가 회사 이름, 제품명 등 업무 관련 단어로 조합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합니다.
이들은 무차별 대입(Brute Force) 공격에 사용할 맞춤형 단어 목록을 제작하는데, 그 재료로는 웹사이트의 판매 자료, 사이트에 공개된 사용자 명단, 기업 홍보물, 경쟁사 웹사이트 등이 활용됩니다. 이러한 정보 수집 과정은 자동화 도구를 통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됩니다.
마무리
좀비 컴퓨터는 소유자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사이버 공격의 도구로 변하는 위험한 존재입니다. 정품 백신 프로그램 설치, OS와 브라우저 최신 업데이트 유지, 출처 불명의 첨부 파일 열람 자제 등 기본적인 보안 수칙을 지키는 것이 좀비 컴퓨터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