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심리적으로 자신의 관점을 뒷받침해 주는 뉴스에 끌리는 경향이 있으며, 개인의 취향에 맞춰 정보를 골라 보여주는 인터넷 환경은 이 문제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다행히 알고리즘이 우리를 '버블' 속에 가두고 있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익숙한 안전지대 밖으로 나가도록 도와주는 웹사이트, 모바일 앱,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들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필터 버블이란 무엇이며, 왜 깨야 할까?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는 용어는 2010년 인터넷 활동가 엘리 파라이저(Eli Pariser)가 처음 사용한 말로, 자신이 선호하는 견해와 다른 정보로부터 고립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원래 인간은 스스로 특정 매체만 골라 읽으면서 이런 현상을 만들어 왔지만, 소셜 미디어와 검색 엔진 등 정보화 시대의 서비스들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것'을 학습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뉴스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는 마치 전화 통화의 한쪽 목소리만 듣는 것과 같습니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짐작할 수는 있지만, 미묘한 뉘앙스는 놓치기 쉽습니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균형 잡힌 뉴스 애그리게이터들은 여러분이 보고 싶은 것만이 아니라 실제 현실을 보여줍니다.
1. AllSides

AllSides는 동일한 주제에 대해 좌파, 중도, 우파 성향의 세 웹사이트에서 잘 쓰인 기사를 각각 한 편씩 모아 보여주는 뉴스 애그리게이터입니다. 이들은 블라인드 설문(출처를 숨긴 상태에서 기사의 편향성을 평가), 제3자 연구, 커뮤니티 피드백을 활용해 미디어 편향성을 측정하는 시스템으로 실제 특허까지 등록했습니다. 완벽한 시스템은 아니라고 스스로 인정하지만, 이렇게까지 공정함을 추구하는 매체는 찾기 어렵습니다.
아쉽게도 현재 공식 앱은 없지만, 방문 중인 사이트의 AllSides 평점을 알려주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은 제공됩니다.
2. The Perspective

AllSides가 주로 정치에 집중한다면, The Perspective는 스포츠부터 과학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룹니다. AllSides만큼 데이터 기반은 아니지만 그만큼 읽기 편합니다. 단순히 기사 링크만 걸어두는 대신 요약본을 함께 제공하는데, 모든 이슈마다 기사 세 편을 읽으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배려입니다. 정보의 깊이도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각 진영의 한 줄 요약만 훑어볼 수도 있고, 단락 단위 요약을 읽거나 원문 전체를 클릭해 읽을 수도 있습니다. 기사와 요약은 사람이 직접 큐레이션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편향이 개입될 여지는 있지만, 대체로 상당히 공정합니다.
3. Perspecs News

Perspecs는 영국 최대 신문사 중 하나인 트리니티 미러(Trinity Mirror)가 운영하는 뉴스 서비스입니다. AllSides의 투명성과 과학적 접근 방식이나 The Perspective의 세련된 구성에는 못 미치지만, 잘 만들어진 앱을 갖추고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좌·중·우 정치 뉴스뿐 아니라 찬반으로 나뉘는 논쟁적 소식까지 다루어 다양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영국 신문 그룹 소유라는 점에서 편향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소재는 대체로 흥미롭고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4. CivikOwl

CivikOwl은 크롬 브라우저에 살면서 여러분이 '누구(hoo)'의 글을 읽고 있는지 알려주는 올빼미 캐릭터입니다. AllSides와 MediaBiasFactCheck의 데이터를 활용해 언론 매체의 신뢰도와 좌우 편향을 분석하고, 자체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기사 출처의 품질까지 검증합니다. 같은 이슈에 대한 다른 시각의 기사를 찾아내면 함께 보여줍니다. 가볍고 방해가 되지 않으며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시민 의식 있는 올빼미의 뉴스 평가를 들어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5. Read Across the Aisle

Read Across the Aisle은 브라우저를 뉴스 독서 습관 분석 도구로 바꿔주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입니다. 새 탭을 열 때마다 특정 미디어 사이트에 소비한 시간 비율을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한쪽 진영의 매체만 너무 많이 읽고 있다고 판단하면, 다른 관점도 살펴볼 것을 친절하게 권유합니다.
유일한 단점은 크롬 사용자가 아니라면 정확한 분석을 위해 뉴스를 모두 크롬에서 읽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iOS 앱도 있지만, 앱 내부에서 읽은 기사만 추적합니다.
6. PolitEcho

'Politico'를 변형한 이름의 말장난이죠. 재밌지 않나요? PolitEcho는 페이스북 친구 그룹의 정치적 균형 상태를 분석하는 흥미로운 도구입니다. 크롬에 설치한 뒤 페이스북 계정과 연동하면, 친구들의 '좋아요'와 게시 빈도를 분석합니다. 분석이 끝나면 친구들이 좌-중-우 스펙트럼에서 어디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은지 그래프로 보여줍니다.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 이후 서드파티 앱이 개인 데이터를 뒤지는 일에 불안감을 느낀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PolitEcho는 모든 데이터 처리를 사용자의 컴퓨터에서 로컬로 수행하며, 개인 정보를 외부로 전송하지 않습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확고한 좌파·우파 성향의 친구들을 분석할 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 사이트와 앱이 해답일까?
인터넷은 사실상 무한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며, 이러한 사이트와 앱은 그렇지 않았다면 놓쳤을 만한 정보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필터 버블과 에코 체임버는 인터넷 이전부터 존재해 온 문제이며, 당장 사라질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도구들이 만능 해결책은 결코 아니지만, 정보적 안전지대 밖으로 나가는 실험을 시작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