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은 모든 거래가 공개 장부(블록체인)에 영구히 기록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몇 년 전의 거래까지도 누구나 추적할 수 있습니다. 프라이버시 측면에서는 결코 안심하기 어려운 셈입니다. 자신의 거래 내역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갖춘 암호화폐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개인정보 보호에 특화된 대표적인 암호화폐 다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1. 모네로(Monero, XMR)

현재 가장 널리 알려진 프라이버시 암호화폐는 단연 모네로입니다. 2014년 4월 바이트코인(ByteCoin)의 포크로 출생한 모네로는 거래 주소와 금액까지 제3자가 확인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사실상 완전한 익명성을 제공합니다. 또한 CPU와 GPU로 채굴이 가능해 채굴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습니다. 다만 거래 수수료가 비교적 높은 편이라 소액 거래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진정한 익명성을 원한다면 모네로만 한 선택지는 없습니다.
2. 아이온(Aeon, AEON)

'모네로의 동생'이라고 불리는 아이온 역시 우수한 프라이버시 기능을 갖춘 코인입니다. 모네로보다 가볍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모든 기능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추적 불가능한 거래는 그대로 지원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용자가 원할 경우 거래를 추적 가능하게 설정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이 경우 수수료가 낮아지고 처리 속도도 빨라집니다. CPU와 GPU 채굴이 가능하고 거래 수수료가 모네로보다 훨씬 저렴해 소액 거래에 적합합니다. 다만 모네로 수준의 대중적 채택에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3. 대시(Dash, DASH)

순수한 프라이버시 기능만 놓고 보면 대시는 모네로에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이더리움과 함께 시가총액 상위권을 유지하며 폭넓게 수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목록에 포함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대시는 네트워크의 마스터노드가 수행하는 코인 믹싱 서비스를 통해 기본적인 익명성을 제공합니다. 다만 거래 메타데이터 분석이 가능해 완전한 익명성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높은 활용도와 어느 정도의 프라이버시 기능을 동시에 원한다면 대시가 좋은 선택입니다.
4. 버지(Verge, XVG)

버지도 시도해볼 만한 프라이버시 코인입니다. 목록의 다른 코인들과 달리 암호학적 기법 대신 Tor와 I2P 네트워크를 활용해 거래 정보를 보호합니다. 덕분에 사용자의 IP 주소 등 개인 데이터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으며, 원하는 경우 일반적인 공개 거래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탄탄한 개발팀에 더해 낮은 수수료와 빠른 거래 속도가 버지의 큰 장점입니다. 현재는 모네로, 대시, 지캐시만큼 인기 있지는 않지만 잠재력이 충분한 코인으로 평가받습니다.
5. 지캐시(Zcash, ZEC)

지캐시는 대시보다 높은 수준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제공하는 인기 코인입니다. '선택적 투명성(selective transparency)'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해, 사용자가 공개할 거래 정보를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소와 금액을 암호화할 수도 있고, 반대로 완전히 투명한 거래를 보낼 수도 있어 유연성이 뛰어납니다. 다만 지캐시의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은 최소 4GB 이상의 RAM을 요구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이 외에도 피벡스(Pivx), 코모도(Komodo), 젠캐시(ZenCash) 등 프라이버시 중심 암호화폐가 더 존재합니다. 다만 이번 목록은 프라이버시 보호력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코인 위주로 선별했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고 창시자와 소수만 사용하는 코인은 실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 목록에 마음에 드는 코인이 없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 코인은 아직 많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