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휴대폰에 단 하나의 앱만 남길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놀랍게도 인터넷 브라우저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매일 당연하게 사용하는 이 소프트웨어는 인터넷을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드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지만, 정작 그 존재감은 의외로 과소평가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문득 궁금해집니다.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라우저들은 대체 어떻게 돈을 벌까요? 흔히 "광고 수익"이라고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그것은 전체 수익 구조의 일부일 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브라우저들이 채택하고 있는 각기 다른 수익화 전략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모질라 파이어폭스(Mozilla Firefox)
모질라 재단이 더 이상 비영리 단체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5억 6,2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이 중 무려 96%인 5억 3,900만 달러가 검색 엔진 로열티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파이어폭스는 퀀텀(Quantum) 버전 출시와 함께 다시 한번 구글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정확한 수익 배분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계약이 회사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2020년 11월 계약이 갱신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구글이 사실상 파이어폭스를 장악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이 연간 1,000억 건 이상의 웹 검색을 수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글이 이 관계를 일방적으로 끊을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다만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입장인 만큼, 구글이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불편을 주는 사례도 종종 목격됩니다. 실제로 한 트윗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 앱에서 구글 플라이트(Google Flights) 접속이 차단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모질라는 러시아에서는 얀덱스(Yandex), 중국에서는 바이두(Baidu)와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이들 검색 엔진은 해당 국가에서 구글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파이어폭스 포켓(Pocket), 사용자 중심 광고, 광고 노출 판매 등을 통해 수익원 다각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2. 사파리(Safari)

사파리 역시 파이어폭스와 유사하게 검색 엔진, 특히 구글로부터 로열티를 받습니다. 다만 사파리는 파이어폭스보다 훨씬 강력한 협상 카드를 쥐고 있는데, 구글이 기본 검색 엔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애플에 연간 120억 달러를 지불한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합니다. 수억 명의 아이폰과 맥 사용자 덕분에 애플은 해마다 구글과 유리한 조건의 거래를 이어갈 수 있으며, 이 덕분에 사파리는 크롬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브라우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3. 마이크로소프트 엣지(Microsoft Edge)

구글 애드워즈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의 주요 수익원은 빙(Bing) 검색 엔진입니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이 4%에 불과하고 당장 큰 성장이 기대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크롬을 따라잡기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2018년 4분기 빙 광고 수익이 7% 감소하면서 정체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구글과의 정면 승부가 어렵다고 판단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안은 빙과 엣지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선물과 쿠폰 등의 리워드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4. 오페라(Opera)
영향력 면에서는 소박한 편에 속하지만, 오페라는 브라우저를 수익화하는 노하우를 가장 잘 익힌 곳으로 평가받습니다. 전 세계 1억 8,200만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오페라는 연간 28~34%의 수익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검색 엔진 제휴 모델(러시아는 얀덱스, 중국은 바이두, 그 외 지역은 구글)은 파이어폭스와 비슷하지만, 여기에 더해 눈여겨볼 만한 전략들이 있습니다.

첫째, 오페라는 부킹닷컴(Booking.com), 이베이(eBay) 등 다양한 웹사이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둘째, OPPO와 샤오미 같은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기기 차원의 제휴를 통해 자사 브라우저를 기본 탑재하고 있습니다. 셋째, 인공지능 기반 콘텐츠 추천 기술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5. 브레이브(Brave)

브레이브 브라우저는 프라이버시 보호, 보안, 속도를 내세우며 광고 차단 기능과 로그 미저장 정책을 앞세워 많은 사용자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수익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브레이브는 'BAT(Basic Attention Token)'라는 암호화폐를 활용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리워드와 비슷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면 BAT 토큰을 보상으로 받는 구조입니다. 또한 최초의 블록체인 스마트폰인 HTC 엑소더스(Exodus)와 제휴했으며, 유튜브와 트위치의 인증된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통해서도 추가 수익을 창출합니다.
맺음말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각 브라우저는 저마다 전혀 다른 수익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 목록에 구글 크롬이 빠진 이유는 간단합니다. 크롬은 구글의 검색 광고 수익을 견인하는 직접적인 통로이기 때문에 이미 두터운 이중의 이점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수한 위치 덕분에 크롬은 경쟁자들을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으며, 방대한 광고 수익 덕분에 굳이 다른 브라우저들의 독특한 수익화 기법을 도입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브라우저가 돈을 버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의견을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