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uter >> 컴퓨터 >  >> 네트워킹 >> 네트워크 보안

미국 정부의 비밀 감시 도구 NSL과 '영장 카나리아' 제도 완벽 해설

지난 10년간 미국 정부는 미국 시민은 물론 외국인까지 비밀리에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국가안보요청서(National Security Letters, NSL)와 같은 법적 절차를 활용하면 정부 기관이 미국 내 기업들에게 상세한 고객 정보를 넘길 것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요구를 받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당연히 달가워하지 않으며,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국가안보요청서(NSL)란 무엇인가?

디지털 권리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전자프론티어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 EFF)은 NSL을 미국 애국자법(USA PATRIOT Act)이 정부에 부여한 권한 확대 중 "가장 두렵고 침해적인" 것 중 하나로 규정합니다. NSL은 FBI가 통신 서비스 제공업체에 비밀리에 전달하는 명령으로,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요구합니다. 통신사,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 그리고 Apple이나 Tumblr 같은 기업까지 모두 통신 서비스 제공업체라는 광범위한 범주에 포함됩니다.

NSL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함께 오는 금지명령(gag order)입니다. NSL을 받은 회사는 어떠한 세부 사항도 공개해서는 안 되며, 심지어 NSL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조차 밝힐 수 없습니다. NSL 발부 과정에 사법적 감독이 전혀 없다는 점과 더불어, 바로 이 때문에 EFF는 법원에서 NSL의 위헌성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비밀 감시 도구 NSL과  영장 카나리아  제도 완벽 해설

EFF에 따르면, NSL을 받은 회사는 "일반 미국 시민의 사적 통신 및 인터넷 활동"과 관련된 데이터를 FBI에 제공해야 합니다.

NSL만이 정부 보안 기관이 국민의 인터넷 활동을 감시하는 유일한 수단은 아닙니다. 미국 내 주요 기업들의 서버에서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는 PRISM 프로젝트 역시 대표적인 감시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프라이버시 광산 속 카나리아

카나리아는 한때 광부들이 사용하던 원시적인 안전 경보 장치였습니다. 광산에서 일산화탄소가 새어 나오면 사람보다 카나리아가 먼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카나리아의 상태를 관찰하면 위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카나리아가 즐겁게 노래하고 있다면 모든 것이 안전하다는 뜻이고, 노래가 멎었다면 곧바로 광산을 빠져나가야 하는 신호였습니다. 바로 이 원리를 착안해 Apple과 Tumblr를 포함한 일부 기업들은 '영장 카나리아(warrant canary)'를 통해 금지명령에 대한 정보를 간접적으로 대중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비밀 감시 도구 NSL과  영장 카나리아  제도 완벽 해설

대부분의 주요 통신 기업은 정부로부터 받은 정보 요청 건수를 상세히 담은 투명성 보고서(transparency report)를 정기적으로 발행합니다. 기업이 받는 요청은 NSL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금지명령 없이 오는 압수수색영장 같은 다른 종류의 정보 요청도 있습니다. 투명성 보고서는 금지명령이 붙은 요청에 비해 이런 요청들에 대해서는 훨씬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영장 카나리아란 "해당 회사가 금지명령이 붙은 정부 정보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선언하는 문장입니다. 매번 투명성 보고서에 이 문장을 포함하면 회사는 하나의 패턴을 만들게 됩니다. 어느 시점부터 이 문장이 사라진다면, 해당 보고서가 다루는 기간 동안 금지명령이 붙은 NSL 또는 유사한 명령을 받았으리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영장 카나리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금지명령을 받은 회사가 이 문장을 포함하도록 강제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문장을 포함하는 순간 그 내용은 거짓이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는 회사가 금지명령에 대해 입을 열지 못하도록 막을 수는 있지만, 표현의 자유 법리상 누구에게도 거짓말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주요 기업은 영장 카나리아를 활용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이미 금지명령이 붙은 법적 요청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사법 지침에 따라 기업들은 마침내 자신들이 받는 NSL 건수에 대한 일부 정보를 공개할 수 있게 되었는데, 0부터 시작해 1,000건 단위로만 발표할 수 있습니다. EFF는 "예컨대 ISP가 654건의 NSL을 받았다면 0~999건을 받았다고 보고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Apple, Google, AT&T 등의 투명성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씁쓸한 현실이 드러납니다. 이 기업들은 연간 수백 건에서 수천 건에 이르는 금지명령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기업들이 비밀 정부 정보 요청에 맞서 반격하기 시작하면서, 프라이버시를 위한 캠페인에 나서는 단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이 문제는 뜨거운 사회적 쟁점이 되었으며, Apple과 Google 같은 기업들도 사용자 정보 보호에 대한 의지를 공공연히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EFF 역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한 판사는 NSL 금지명령이 위헌이라고 판결했지만,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비밀 감시 도구 NSL과  영장 카나리아  제도 완벽 해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 기관의 감시 능력에 관한 폭로가 계속 이어지면서 우려는 깊어지고 있습니다. 몇 달 전에는 Tor와 같은 프라이버시 소프트웨어를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NSA 감시 목록에 오를 수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맞서 싸우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프라이버시는 더 안전해질 것입니다.

금지명령이 붙은 정부 정보 요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테러와의 싸움에 꼭 필요한 도구일까요, 아니면 일반 시민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침해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