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입니다. 그만큼 이 주제를 다룬 양질의 책들도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이 분야 전문가들의 통찰과 생생한 경험담이 가득한 책들이라면, 읽을 거리가 부족할 걱정은 전혀 없습니다.
저는 제 아마존 킨들을 샅샅이 뒤져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관해 꼭 읽어야 할 책 여섯 권을 골라냈습니다.
드래그넷 네이션(Dragnet Nation) - 줄리아 앵윈
드래그넷 네이션은 구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다룬 제 이전 글에서도 소개했던 책입니다. 이 책은 저자 줄리아 앵윈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되찾기 위해 시도한 여정을 아주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수백 곳의 데이터 브로커(개인정보 중개업체)에 직접 연락해 자신에 대해 어떤 정보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삭제를 요구하는 작업에 나섰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메일 암호화, 구글 검색 기록 삭제, RFID 차단 지갑 사용, 브라우저에 트래커 차단 확장 프로그램(고스테리(Ghostery) 등) 설치까지 시도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과 실패가 반반이었고, 그 과정과 결과를 모두 솔직하게 책에 담았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앵윈이 다른 이름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완전히 새로운 신분을 만들고, 그 신분이 결국 본인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가 추적되는지 실험해 본 것입니다. 손에서 놓기 어려운 흡인력 있는 내용이라 끝까지 단숨에 읽게 될 겁니다.
데이터 앤 골리앗(Data & Goliath) - 브루스 슈나이어
데이터 앤 골리앗에서 브루스 슈나이어는 앵윈처럼 누가 우리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우리의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 과정에서 왜 개인정보 보호가 모든 사람에게 필수적인 인권(적어도 그래야 하는지)인지를 논리적으로, 그리고 아름답게 펼쳐 보입니다.
휴대폰이 켜져 있기만 해도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온라인에서 물건을 살 때 어떤 정보가 노출되는지 낱낱이 파헤칩니다. 이메일을 많이 쓰나요? 그것 역시 개인정보를 서서히 침식시킵니다. 그리고 우리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구글, 그렇다면 어떻게, 왜 그런 걸까요? 페이스북도 예외는 아닙니다. 당신에 대해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그걸로 무엇을 하는 걸까요?
정부와 기업들은 세상을 하나의 거대한 빅브라더 사회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이런 노골적인 침입을 묵인하고 있는 걸까요? 슈나이어는 문제의 전말을 짚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까지 건네줍니다.
디지털 히트맨(Digital Hit Man) - 프랭크 어헌
디지털 히트맨은 사람을 '사라지게 만드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프랭크 M. 어헌(Frank M. Ahearn)의 책입니다. 그런데 그는 한때 정반대의 일을 했습니다. 부자와 유명인, 그리고 타블로이드 신문들로부터 의뢰받아 숨고 싶은 사람들을 찾아내는 '스킵 트레이서(skip tracer)'였던 것이죠.
그는 '소셜 엔지니어링'이라 불리는 기법으로 기밀 기록을 입수해 목표물을 추적했습니다. 이후에는 자신만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스토킹 피해자들을 돕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는 동전을 뒤집어 '사라지는 방법'의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책에서 그는 개인정보를 유출해 당신의 삶을 지옥으로 만드는 사이트들에 맞서, 기만(deception)을 설계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기만과 미끼 전술의 달인인 어헌은 인터넷에서 민망한 정보를 없애는 방법까지 가르쳐 줍니다.
페이탈 시스템 에러(Fatal System Error) - 조셉 멘
조셉 멘(Joseph Menn)은 파이낸셜 타임즈에서 사이버 보안 관련 기사를 담당하는 기자로, 페이탈 시스템 에러로 수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 책은 비즈니스 웹사이트에 대한 해킹을 추적하기로 결심한 컴퓨터 전문가 배럿 라이언(Barrett Lyon)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는 공격 배후에 러시아 마피아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기업에서 돈을 훔치고, 금융 소비자 데이터를 빼돌리고, 심지어 국방 기밀까지 훔치고 있었습니다.
2004년, 미국 법 집행 기관은 아직 이런 문제에 대한 대응이 더디었습니다. 하지만 영국은 달랐습니다. 런던 소재 국가 첨단범죄수사대(National Hi-Tech Crime Unit)는 요원들을 보내 배럿의 도움을 요청했고, 러시아까지 형사를 파견해 해커들을 찾아내 검거하려 했습니다.
페이탈 시스템 에러는 마피아 조직과 러시아 관료층 모두에 대한 전례 없는 접근을 제공합니다. 최상위 범죄자들이 어떻게 러시아 정부의 보호를 받게 되었는지, 그리고 현재 인터넷이 직면한 위험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킹핀(Kingpin) - 케빈 폴센
제가 킹핀을 처음 읽은 것은 몇 년 전, 아내와 함께 떠난 오랜만의 휴가 때였습니다. 친척 방문이든 관광이든 아무것도 못 하고 이 책에 푹 빠져 있었죠. 드래그넷 네이션처럼 읽기 아주 쉬운 책입니다. 와이어드(Wired) 매거진의 수석 편집자인 케빈 폴센(Kevin Poulsen)은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재능이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맥스 '아이스맨' 버틀러(Max 'Iceman' Butler)라는 블랙햇 해커입니다. FBI의 명사이자 컨설턴트였던 그는 몰래 수백만 달러 규모의 온라인 범죄 조직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경제에서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온라인 범죄 네트워크를 적대적 인수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FBI는 급히 조사에 나섭니다.
그런데 그들이 찾던 인물이 다름 아닌 버틀러였다는 걸 그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잠복 작전, 내부 밀정, 이중 스파이가 동원됐지만 버틀러는 늘 당국보다 열 걸음 앞서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그는 수백만 개의 신용카드 번호를 훔치고, 같은 해커들에게서 돈을 가로채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당국이 버틀러를 검거하려는 노력과, 이런 온라인 범죄 조직이 법을 지키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다룹니다.
스팸 네이션(Spam Nation) - 브라이언 크렙스
마지막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 바로 스팸입니다. 아니, 캔에 든 고기 스팸 말고요. 매일같이 쏟아지는 그 성기능 개선이니 캐나다산 저렴한 약이니 하는 근사한(?) 이메일들 말입니다. 혹은 세상 모두가 깜빡 잊고 있는 거대한 재산을 나눠주겠다는 나이지리아 왕자님의 제안일 수도 있죠. 그래, 바로 그런 종류의 스팸, 교활하고 은밀한 유형 말입니다.
스팸 네이션에서 브라이언 크렙스(Brian Krebs)는 스팸 제국을 굴리는 범죄 네트워크와 그들의 돈이 쌓여 있는 은행 속으로 안내합니다. 그는 프로그래머와 갱단원들과 직접 대화하며 이 사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파헤칩니다. 여기에는 개인정보를 수집해 암시장에 되파는 행위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받은 편지함에 스팸이라도 한 번 받아본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흥미진진한 읽을 거리가 될 겁니다. 즉,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들께 해당되는 이야기겠죠.
다른 추천 도서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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