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LC는 평소에는 오디오·비디오 파일을 아무 문제 없이 잘 재생합니다. 그런데 오디오 파일에서 재생 위치를 다른 타임스탬프로 옮기면 약 1초 가량의 재생 지연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재생이 의도한 지점보다 살짝 뒤에서 시작되며 잠깐 버벅거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곡의 0분 34초 지점에서 1분 22초로 이동하면, VLC가 잠시 재생을 시작했다가 되돌아가 1분 21초부터 재생하는 식입니다. 실제로 필자도 이 현상을 그대로 경험했습니다.
왜 갑자기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지 저도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예전에는 VLC에서 이런 문제를 겪어본 적이 전혀 없었는데, Kubuntu 22.04를 설치한 Slimbook Executive 노트북의 미디어 플레이어에서 이제는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 장비에서는 버그가 있는 커널 업데이트와 Plasma 데스크톱 버그 등 온갖 문제를 겪어온 터라, VLC 역시 그 여파의 희생양이 아닐까 의심스럽습니다. 다행히 비교적 간단하게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소개하겠습니다.

해결 방법: 파일 캐싱 값 조정
핵심은 입력/코덱(Input / Codecs) 설정에서 캐싱(caching) 값을 변경하는 것입니다. 과거 Samba 공유 폴더 스트리밍에서 겪었던 프리페치(prefetch) 값 문제와 유사한 사례입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VLC 환경설정(Preferences)을 연 뒤 하단의 '모두(All)' 버튼을 클릭해 고급 설정 보기로 전환합니다. 검색 창에 'caching'을 입력하면 관련 항목이 표시되는데, 왼쪽 사이드바에서 '고급 > 입력 / 코덱(Advanced > Input / Codecs)'을 선택합니다. 그다음 오른쪽 화면을 아래로 스크롤해 '고급(Advanced)' 섹션을 찾습니다. 이름이 같은 Advanced 항목이 여러 개 있으니 주의하세요.
이 섹션의 첫 번째 항목이 바로 '파일 캐싱(File caching, ms)'입니다. 필자의 경우 기본값이 1000ms(1초)로 설정되어 있었고, 이 값이 탐색 시 발생하는 지연·점프 현상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왜 갑자기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은 차차 코드, 플레이어, 데스크톱 환경, 배포판 개발자들의 QA 몫으로 남겨두겠습니다.
필자는 값을 바꿔가며 직접 실험해 봤습니다. 캐싱 값을 1000ms에서 100ms로 줄이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지연이나 위치 점프가 발생하지 않으며, 설령 남아 있더라도 전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물론 네트워크 스트리밍 파일의 재생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까지는 별다른 부작용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VLC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리눅스 데스크톱의 해'는 아직 멀어 보입니다. 사용성에 대한 소홀한 태도와 완성도 없는 개발 문화가 그대로라면 앞으로도 오지 않을지 모릅니다. 소프트웨어가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는 본래 목적보다 개발자의 취미 활동처럼 만들어진다면, 결국 불편을 감당하는 것은 언제나 최종 사용자입니다. 건축 기술자는 다리를 잘못 지으면 책임을 지지만, 프로그래머는 코드에 문제가 생겨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VLC만 탓할 수는 없는 것이, 동일한 문제는 Windows에서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이 여러분의 하루를 망치게 두지는 마세요. 참고로 이 글은 최근 몇 달 사이 리눅스 데스크톱 스택에서 쏟아진 수많은 문제들을 겪으면서 작성되었습니다. 이번 문제는 어딜 봐도 불필요한 사소한 버그이며, 필자도 처음 보는 종류였습니다. 어쨌든 무의미한 문제 하나와 의미 있는 우회책 하나를 얻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즐거운 미디어 생활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