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 용량 대비 가격만 놓고 보면 여전히 기존의 기계식 하드디스크(HDD)가 저렴하지만, 오늘날에는 가격보다 성능이 더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그리고 성능 면에서 SSD는 플래터와 헤드의 물리적 움직임으로 데이터를 읽는 HDD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많은 사용자가 SSD로 갈아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전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SSD로 넘어온 사용자 대부분이 예전에 HDD를 쓰던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익숙한 습관 그대로 SSD를 HDD처럼 다루다 보면 드라이브의 수명이 생각보다 빠르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SSD의 수명과 성능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피해야 할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1. 조각 모음(디프래그)은 필요 없습니다
기계식 HDD에서 조각 모음이 권장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HDD는 헤드가 자기 플래터 위를 움직이며 데이터를 읽는데, 파일이 디스크 곳곳에 흩어져 있으면 헤드가 여기저기 이동해야 하므로 읽기 속도가 느려집니다. 조각 모음을 실행하면 흩어진 데이터가 한곳에 모여 읽기 속도가 개선됩니다.
반면 SSD에는 움직이는 부품이 전혀 없습니다. 데이터가 블록 단위로 저장되기 때문에 위치와 관계없이 어느 곳이든 거의 동일한 속도로 읽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SSD를 조각 모음하면 성능이 좋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독이 됩니다. 조각 모음 과정에서 불필요한 쓰기 작업이 반복되는데, SSD의 쓰기 수명은 이미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2. SSD를 완전 삭제(소거)하지 마세요
HDD 사용자라면 Shift+Delete로 삭제해도 파일이 실제로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 겁니다. 복구 프로그램으로 얼마든지 되살릴 수 있기 때문에, HDD를 안전하게 비우려면 빈 공간을 임의의 데이터로 덮어쓰는 소거 프로그램을 사용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SSD에서는 이런 작업이 필요 없습니다. Windows 7 이상 또는 macOS(OS X) 10.6.8 이상을 사용 중이라면 운영체제가 TRIM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TRIM이 활성화되어 있으면 파일을 삭제할 때마다 OS가 자동으로 SSD에 '이 블록은 비워도 된다'는 명령을 보내고, 해당 데이터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복구할 수 없는 상태로 처리됩니다. 굳이 외부 소거 도구로 덮어쓰기를 하면 소중한 쓰기 수명만 낭비하게 됩니다.
3. SSD를 꽉 채우지 마세요
SSD를 용량 한계까지 채우면 성능이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 최상의 성능을 유지하려면 최소 25% 정도의 여유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여유 공간이 많을수록 읽기·쓰기 작업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드라이브가 가득 차면 SSD는 부분적으로 채워진 블록을 먼저 찾아내고, 해당 블록을 읽은 뒤 새 데이터로 수정하고, 다시 드라이브에 기록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쓰기 작업을 할 때마다 이 번거로운 과정이 반복되면서 성능 저하로 이어집니다.
4. 대용량 파일이나 자주 쓰지 않는 파일은 저장하지 마세요
누구나 PC에 영화, 동영상, 음악 파일을 가득 저장하고 있지만, 이런 대용량 미디어 파일을 SSD에 보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첫째, SSD는 HDD보다 비싸기 때문에 단순 감상용 미디어 파일이라면 HDD에 저장해도 체감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둘째, SSD의 수명은 읽기·쓰기 횟수의 영향을 받으므로 대용량 파일을 반복해서 쓰고 지울수록 수명이 짧아집니다.
따라서 운영체제 파일, 프로그램처럼 자주 사용되는 핵심 파일은 SSD에 두고, 나머지 파일은 기존의 하드디스크에 보관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5. 최대 절전 모드(하이버네이션)를 끄세요
Windows 사용자라면 부팅 후 빠르게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대 절전 모드를 사용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PC를 최대 절전 상태로 만들면 RAM의 현재 내용이 디스크에 저장되고, 다시 로그인할 때 절전 직전의 상태가 빠르게 복원됩니다. 그런데 SSD를 사용 중이라면 이 대용량 데이터가 매번 반복해서 기록되면서 드라이브 수명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SSD 수명을 아끼려면 최대 절전 모드를 해제하는 편이 좋습니다.
마무리: 펌웨어 업데이트도 잊지 마세요
위의 5가지를 피하는 것과 더불어, SSD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전에 제조사가 배포하는 최신 펌웨어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좋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는 드라이브의 안정성, 성능, 수명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SSD의 수명을 늘리고 최대 성능을 끌어내고 싶다면 오늘 소개한 5가지 습관부터 점검해 보세요. 특히 SSD와 HDD를 함께 사용한다면, 운영체제와 프로그램은 SSD에, 영상·음악 같은 대용량 콘텐츠는 HDD에 나누어 저장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