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블로그에서는 1996년에 등장한 시대를 앞선 가젯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후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된 또 다른 혁신적인 제품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진화적인 장치들이 있었는지 함께 확인해 보겠습니다.
1. Gateway 2000 Destination

게이트웨이(Gateway)의 'Destination'은 개인 사용자가 아닌 여러 명의 사용자 그룹을 위해 설계된 120MHz PC입니다. 미쓰비시 31인치 대형 모니터, TV 튜너,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 6배속 CD-ROM 드라이브, 28.8Kbps 모뎀, 16MB RAM, 1.2GB 하드디스크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특히 Destination은 적외선 방식이 아닌 라디오 주파수를 활용한 두 개의 무선 입력 장치를 사용했습니다. 이 방식은 더 넓은 작동 범위와 전방향성이라는 강점을 지녔으며, 키보드에는 터치패드 포인팅 장치가 내장된 표준 PC 키보드가 채용되었습니다.
본체에 하이파이 오디오가 기본 탑재되어 있었지만, 더욱 풍부한 사운드를 원하는 사용자를 위해 유명 오디오 브랜드인 하만카돈(Harman Kardon)과 손잡고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선택 사양으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2. Play Inc. Snappy Video Snapshot

'스내피(Snappy)'는 필자가 직접 소유해 본 가젯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제품입니다. 컴포지트 비디오 입력으로부터 다양한 해상도의 풀컬러 정지 이미지를 캡처할 수 있었으며, 패럴렐 포트(병렬 포트)를 통해 PC와 연결되었습니다.
사용법도 매우 간단했습니다. 세련된 디자인의 스내피 하드웨어 모듈을 PC나 노트북의 병렬 포트에 꽂고, 포함된 케이블로 캠코더·VCR·TV를 연결하면 됩니다. 그런 다음 PC 화면을 보다가 원하는 장면이 나오면 'SNAP' 버튼만 누르면 끝이었습니다.
Play Inc.는 영상 이미지를 손쉽게 PC로 불러올 수 있게 만든 이 훌륭한 가젯으로 Popular Mechanics 디자인 & 엔지니어링 어워드를 수상했습니다. 후속 버전인 Snappy 2.0은 자유로운 이미지 크기 조절, 크롭 기능, 35mm 카메라를 재현한 새로운 촬영 모드까지 지원했습니다.
3. Nintendo 64

닌텐도 64(Nintendo 64)는 특정 기술 부문에서 최고였던 콘솔은 아니지만, 수많은 걸작 게임의 인기를 이끌며 게임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남겼습니다. 슈퍼 마리오 64, 마리오 카트, 골든아이 007, 젤다의 전설 등 우리 어린시절의 추억이 담긴 게임들이 바로 이 콘솔에서 탄생했습니다.
출시 당시 닌텐도는 32비트 콘솔로 경쟁하던 소니와 세가를 제치고 게임 시장의 선두에 올랐습니다. 64비트 중앙처리장치를 탑재한 닌텐도 64는 제5세대 게임기 시대를 연 기술적으로 앞선 시스템이었으며, 슈퍼 마리오 64는 오늘날까지도 가장 혁명적인 3D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4. Casio Cassiopeia E-10

카시오(Casio)는 '카시오페아(Cassiopeia)'라는 브랜드로 자사의 PDA(개인 휴대 정보 단말기)를 선보였습니다. 운영체제로는 Windows CE를 채택했습니다. 당시 PDA 시장은 이미 팜(Palm)이 선행하고 있었지만, 카시오페아 E-10은 윈도우 95와 유사한 UI와 포켓용 Word, Excel 등의 탑재 덕분에 많은 사랑과 주목을 받았습니다.
음성 및 사운드 품질 역시 뛰어났고, 컴팩트플래시(CompactFlash) 슬롯을 갖추어 메모리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E-10은 4MB RAM, 240×320 해상도의 4계조 백라이트 LCD, IrDA 포트, 이어폰 잭, 마이크, 알림 LED를 갖추고 있었으며, 리튬 버튼 배터리와 AAA 건전지 2개로 구동되었습니다.
5. Casio QV-10 디지털 카메라

카시오 QV-10은 후면 LCD로 이미지를 미리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소비자용 디지털 카메라입니다.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으로부터 '중요 과학기술사료'로 지정될 정도로, 디지털 사진 촬영이 대중화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발명품입니다.
그 이전에도 디지털 카메라가 존재했지만, QV-10은 디지털 방식의 이미지 촬영, LCD 화면 표시, 내부 메모리 저장, 컴퓨터와의 연동을 통한 파일 전송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한 제품이었습니다.
또 하나 독특한 특징은 몸체가 분할되어 렌즈 부분을 회전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스스로 찍는 '셀카'가 가능했는데, 사실상 셀피 문화의 유행을 연 장본인이 바로 이 디지털 카메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TI-83 그래핑 계산기

TI-83은 입력한 함수의 그래프를 직접 그려주는 최초의 과학 계산기 중 하나였습니다. 여기에 방정식 계산까지 지원했으니, 학생들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인기가 높았던 것은 아닙니다.
결정적으로 테트리스(Tetris)나 폴다운(Falldown) 같은 게임이 탑재되어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선택 목록에 올라가는 데 큰 몫을 했습니다. 바쁜 학교 생활 중 계산을 도와주는 도구이자 동시에 즐길 거리가 되어준 셈입니다. 물론 공부하기 어려운 수학 공식을 저장해 두었다가 시험 때 활용하는 용도로도 고등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7. RIM Interactive Pager 900

혁신적인 'Interactive Pager 900'은 리서치 인 모션(RIM, 현 블랙베리)이 1996년에 출시한 초기 호출기 모델입니다. RIM은 이메일 서비스가 비즈니스의 핵심이 되기를 기다리면서, 하드웨어를 더 작고 세련되게, 그리고 한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필수품으로 만드는 작업에 집중했습니다.
이 기기는 양방향 메시징에 특화되어 있었고 HTML 접근은 제한적이었지만 이메일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메시지와 이메일은 '모비텍스(Mobitex)'라는 무선 데이터 네트워크를 통해 인터넷으로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선 사용자들에게 새롭게 선보인 기능으로는 P2P(점대점) 전송, 읽음 확인(Read Receipts), 전화로 팩스 및 문자 음성 변환 메시지 발송 등이 있습니다. 물론 기존의 단방향 호출, IVR(대화형 음성 응답) 같은 전통적인 기능도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지금까지 1996년을 빛낸 최고의 가젯들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블로그에서는 1997년의 명품 가젯들을 소개해 드릴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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