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타임머신(Time Machine)이 백업 문화를 대중화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타임머신이 등장하기 전까지 일반 사용자들은 백업을 기피했습니다. 절차가 너무 복잡하게 느껴졌고, 귀중한 저장 공간만 낭비한다는 인식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타임머신은 그 단순함 하나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 놓았습니다. 외장 하드디스크를 컴퓨터에 연결하기만 하면 파일은 물론 운영체제까지 영구히 안전하게 보관되고, 문제가 발생하면 클릭 한 번으로 재난 직전 시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에 주목한 다른 백업 솔루션들 역시 단순함을 최우선 가치로 삼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리눅스에서는 최고 수준의 백업 도구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많은 배포판에서는 기본으로 제공되기까지 합니다. 다만 애플의 타임머신처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몇 되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타임머신처럼 데이터 스냅샷을 생성하고 나중에 특정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으며, 백업 과정 전체를 자동화할 수 있는 인기 도구들을 소개합니다.
1. 데자뒵(Déjà Dup)
데자뒵은 가장 직관적인 백업 솔루션 중 하나로, 개인 파일의 자동 백업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배포판에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우분투나 데비안 계열에서는 소프트웨어 센터에서 설치하거나 터미널에서 아래 명령어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sudo apt-get install deja-dup
데자뒵은 1-2-3의 간단한 단계만으로 소중한 파일 백업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내장된 암호화 기능과 증분 백업 방식 덕분에 특정 시점으로 자유롭게 되돌아갈 수 있으며, 저장 공간을 아끼기 위해 자동으로 압축까지 해줍니다. 이런 기능들을 위해 별도의 옵션을 조정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백업 데이터는 로컬 드라이브, 원격 공유 폴더 또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할 수 있고, 노틸러스(Nautilus)와의 연동 덕분에 파일 관리자가 접근 가능한 어느 곳이든 저장 위치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데자뒵의 단순함은 동시에 가장 큰 약점입니다. 고급 예약 옵션이 부족하고 '매일', '매월' 같은 기본 프리셋만 제공됩니다. 이 그룹에서 가장 단순하지도, 가장 완벽하지도 않다는 뜻입니다. 물론 좋은 대안이 아니거나 쓸모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현재 상태의 데자뒵은 어떤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것뿐입니다. 마법사가 좀 더 세련되게 설계되었거나 세부 옵션이 더 많이 제공되었다면 충분히 상위권에 올랐을 도구인 만큼 아쉬움이 남습니다.
2. 크로노페테(Cronopete)
타임머신의 기능과 외형을 가장 충실히 재현한 프로그램이 바로 크로노페테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센터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성가신' 점이 있습니다. 대신 개발자 사이트에서 패키지 파일을 직접 내려받아야 합니다. 큰 불편은 아니지만, 크로노페테처럼 단점이 거의 없는 프로그램일수록 작은 흠 하나하나가 눈에 띄는 법입니다.

크로노페테 설정은 매우 간단합니다.
1. 백업을 폴더에 저장할지 외장 하드디스크에 저장할지 선택합니다.
2. 실제 백업 저장 위치를 지정합니다. (외장 하드디스크가 기본값이며 권장 방식입니다.)
3. 백업할 폴더를 지정합니다.
4. (선택) 메뉴 막대에 아이콘을 표시하는 옵션을 켭니다.
5. 백업을 활성화합니다.
그런데 데자뒵과 마찬가지로, '설정 끝'이라는 지점이 곧 문제이기도 합니다. 타임머신 수준의 단순함을 추구한 결과, 세부 예약이나 저장 용량 제한 같은 옵션이 빠져 있습니다. 보관할 백업 개수나 디스크 점유 용량을 지정하는 기능도 없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백업에 포함하거나 제외할 폴더를 정하고, 백업 사이의 시간 간격(시간 단위)을 설정하는 정도입니다.

백업 복원은 설정보다 더 쉽습니다. 겹쳐진 폴더들로 구성된 타임라인에서 각 백업 시점의 내용을 확인하고,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크로노페테는 리눅스용 타임머신 클론을 지향하며, 그 목표 자체는 성공적으로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함만을 추구한 나머지 다른 백업 프로그램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기본 옵션들이 빠져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3. 백 인 타임(Back in Time)
크로노페테나 데자뒵의 단순함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백업 솔루션들은 일반 사용자에게 불필요해 보이는 무수한 옵션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백 인 타임은 이 둘 사이의 훌륭한 중간 지점입니다. 설정을 건드리지 않으면 크로노페테나 데자뒵만큼이나 사용하기 쉽습니다. 기본값만으로도 일반 사용자에게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저장 위치와 백업할 폴더만 지정한 뒤 나머지는 그대로 두고 바로 사용을 시작해도 되고, 예약 백업이 활성화되어 있는지만 확인한 후 잊어버려도 됩니다.
우분투 및 민트 호환 배포판에서는 아래 명령어로 설치합니다.
sudo add-apt-repository ppa:bit-team/stable sudo apt update sudo apt install backintime-gnome
옵션을 직접 조정하고 싶다면 백 인 타임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새 스냅샷 생성 주기를 '5분마다'부터 '드라이브 연결 시(udev)'까지의 사전 정의 값 중에서 고르거나, 원하는 시간을 직접 지정할 수 있습니다. 일별, 주별, 월별, 연도별로 보관할 스냅샷 개수를 제한할 수도 있고, 남은 여유 공간에 따라 오래된 스냅샷을 삭제하는 시점을 정할 수도 있습니다. 노트북이나 구형 PC 사용자라면 배터리 사용 중에는 백업을 일시 중지하도록 설정하거나, CPU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한 번에 하나의 스냅샷만 생성하도록 지정할 수 있습니다. 전체 시스템 백업도 가능해서 운영체제 전체를 이전 시점으로 복원할 수 있지만, 이 기능은 직접 검증하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버튼 클릭 한 번으로 백업을 수동 실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전 백업으로 되돌아가는 것 역시 해당 백업을 선택하고 복원 버튼을 누르면 끝입니다.
옵션이 많다 보니 백 인 타임은 실제보다 복잡해 보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이 옵션을 숨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페이스도 일반적인 백업 프로그램에 가깝고 파일 관리자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타임머신 클론을 기대했던 사용자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알아두어야 할 점은 전체 시스템 백업 지원에 제약이 있다는 것입니다. 복원은 동일한 물리적 디스크에 동일한 파티션 구조일 때만 가능합니다. 즉, 기존 하드웨어에서 시스템을 복구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하드디스크 교체 전에 모든 것을 백업해 두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4. 타임시프트(Timeshift)
타임시프트는 강력하면서도 놀랄 만큼 사용이 간단합니다. 우분투 및 호환 배포판에서는 공식 저장소를 통해 설치할 수 있습니다.
sudo apt-add-repository -y ppa:teejee2008/ppa sudo apt update sudo apt install timeshift
타임시프트는 모든 옵션을 따라 하기 쉬운 마법사 형태로 안내합니다. 백업 저장 위치, 백업 주기, 포함할 디렉터리를 차례로 선택하면 설정이 끝납니다. 이후 타임시프트가 알아서 작업하도록 두거나, '생성(Create)' 버튼을 눌러 수동으로 백업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백업 복원 역시 마찬가지로 간단합니다. '복원(Restore)'을 클릭하고 스냅샷을 선택하면 됩니다. 운영체제 전체 스냅샷이라면 복원 완료를 위해 재부팅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깨끗하게 새로 설치한 리눅스 민트 환경에서 전체 백업과 복원을 진행해 보았는데, 아무런 문제 없이 완료되었습니다.
BTRFS 지원은 확인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BTRFS 포맷의 하드디스크에 설치된 OS가 없어서 테스트할 기회가 없었는데, 타임시프트가 BTRFS의 내장 기능을 활용하는 모습은 꼭 지켜보고 싶은 부분입니다. BTRFS를 활용하면 시스템의 바이트 단위 완벽한 복사본을 즉각적으로 생성하고 복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방식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BTRFS 스냅샷은 원본과 같은 볼륨에 저장되기 때문에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용도로만 빛을 발합니다. 해당 하드디스크에 장애가 발생하면 원본 데이터와 백업이 함께 사라집니다. 즉, BTRFS 옵션은 일반적인 백업과는 목적이 다릅니다. 파일을 다른 저장 매체에 보관하는 진정한 의미의 백업을 원한다면 별도의 2차 백업 프로세스를 추가로 구성해야 합니다. 다행히 타임시프트가 그 기능까지 지원하므로 다른 도구를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마무리
위에서 소개한 네 가지 도구는 오픈소스 진영의 수많은 백업 솔루션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사용 편의성과 사용자 중심 설계 덕분에 가장 주목받는 선택지들입니다. 네트워크상의 여러 컴퓨터를 중앙 서버로 백업하거나, 원격으로 백업을 관리하거나, 다른 운영체제를 지원하거나, 파티션 복제 같은 고급 기능이 필요하다면 더 복잡한 솔루션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사용자라면 초심자도 클릭 한 번으로 백업할 수 있는 크로노페테부터 세부 옵션까지 섬세하게 제어할 수 있는 백 인 타임까지, 위 네 가지 중 하나면 충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