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 부품의 성능은 기가헤르츠(GHz)나 기가바이트(GB) 같은 수치로 표현할 수 있지만, 전체 성능이 반드시 각 부품의 단순한 합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컴퓨터가 '빠른지' 여부는 사실 측정하기 까다로운데, 완전히 동일한 하드웨어 구성이라도 부품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리고 사용자가 컴퓨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빠르게 느껴질 수도,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를 빠르게 사용하고 싶다면 개별 부품의 스펙보다는 서로 잘 맞물려 작동하는 올바른 부품 조합에 집중해야 합니다.
유의사항: 모든 규칙에는 예외가 존재합니다. 아래의 내용은 일반적인 사용자의 실제 사용 환경을 기준으로 한 일반적인 설명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CPU(중앙처리장치)

CPU는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부품으로, 복잡한 프로그램을 구동하고 멀티태스킹을 원활하게 처리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다만 높은 클럭 속도(GHz)에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프로세서의 실제 성능은 클럭 속도 외에 훨씬 더 많은 요소에 좌우됩니다.
예를 들어 2.7GHz 프로세서(초당 27억 회 연산)와 3.1GHz 프로세서(초당 31억 회 연산)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3.1GHz 프로세서가 초당 더 많은 연산을 수행하지만, 2.7GHz CPU가 코어 수가 더 많거나 트랜지스터가 많거나 추가 기능을 갖추고 있다면 한 번의 사이클당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하여 결과적으로 더 빠를 수 있습니다. 인텔 i3와 i5 프로세서가 모두 2.9GHz라 해도, i3가 더 저렴하고 느린 이유는 사이클당 처리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또 다른 지표는 CPU 캐시입니다. 보통 L2, L3, L4로 표기되며, CPU가 복잡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초고속 메모리입니다. 캐시 용량이 크면 좋지만, 이것이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로 고성능 작업 환경에서입니다.
RAM(랜덤 액세스 메모리)

사람이 퍼즐을 풀 때 어떤 정보는 머릿속에서 처리하면서 다른 정보들은 단기 기억에 잠시 저장해 두곤 하는데, RAM은 바로 컴퓨터의 단기 기억에 해당합니다. RAM을 늘리면 컴퓨터의 단기 기억 용량이 확장되어 더 많은 프로그램이 동시에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프로세서와 달리 RAM은 양(더 큰 기가바이트!)이 질보다 중요한 경향이 있습니다. RAM 속도 향상이나 낮은 지연 시간이 주는 이점은 단순히 용량을 늘리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세대 간 선택이라면 무조건 최신 것이 유리합니다. DDR4가 DDR3보다 좋고, 그 이후 세대도 마찬가지입니다.
RAM을 넉넉히 장착하면 분명히 컴퓨터가 빨라집니다. (그리고 업그레이드가 가장 쉬운 부품이기도 합니다.) 다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추가 RAM의 효과는 점차 감소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늘린 RAM을 온전히 활용하려면 그에 걸맞은 CPU가 함께 필요합니다.
HDD vs SSD

이 항목은 판단이 쉽습니다. SSD는 거의 항상 더 빠르고 더 우수합니다. 가격이 다소 비싸고 최대 용량이 작은 편이지만, 그 외에는 저가형 SSD조차도 거의 모든 컴퓨터에 상당한 성능 향상을 가져다줍니다. SSD는 일반적으로 소음이 적고 발열이 낮으며, 신뢰성이 높고 충격에 강하며, 전력 소모도 적고 업그레이드도 비교적 간단합니다.
SSD의 주요 종류(2018년 8월 기준)는 SLC(Single Layer Cell), MLC(Multiple Layer Cell), TLC(Triple Layer Cell)입니다. 대체로 셀 하나당 저장 계층이 많아질수록 = 가격은 저렴해지지만 수명은 짧아지고 속도도 느려집니다. 물론 '느리다'는 상대적인 표현일 뿐, HDD와 비교하면 어느 제품이든 빠릅니다.
GPU(그래픽처리장치)

일반적으로 그래픽 카드는 컴퓨터 세계의 고급 선택 사양입니다. 최신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그래픽 작업이 많은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암호화폐 채굴을 한다면 좋은 GPU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중저가 하드웨어로도 컴퓨터는 문제없이 돌아갑니다.
GPU는 그래픽 처리에 특화되어 설계된 CPU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확인해야 할 핵심 요소는 대역폭, 즉 GPU에 내장된 메모리입니다. 이 경우에는 높을수록 좋습니다. GDDR4가 DDR4를 이기고, GDDR5가 GDDR4를 이기는 식입니다. 다만 일반적인 용도에서는 대용량까지는 필요 없으므로 최대 용량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고사양 작업이 목적이라면 CUDA 코어 수, 셰이더, 팬 방식, TDP(열 설계 전력) 값까지 살펴보며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메인보드 / FSB(전면 버스)

메인보드는 대부분의 주요 부품을 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지만, 속도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개별 부품들은 보통 필요한 만큼 데이터를 충분히 빠르게 전송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고급 시스템이나 특수 제작된 시스템에서는 더 빠른 FSB(Front Side Bus) 연결이 도움이 되어 고성능 CPU의 성능을 온전히 끌어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이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고려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운영체제: 저사양 컴퓨터에서 Windows 10을 실행하면 느리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가벼운 리눅스 배포판이라면 번개처럼 빠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 메모장과 웹브라우저 정도만 사용한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면 영상 편집·렌더링 작업은 고사양 시스템과 저사양 시스템의 차이를 순식간에 드러냅니다.
- 백그라운드 프로그램: 고사양 컴퓨터라도 백그라운드에서 실행 중인 프로그램이 많으면 버벅일 수 있습니다. 시작 프로그램을 정리하면 체감 속도가 크게 개선됩니다.
- 새로운 소프트웨어: 오래된 컴퓨터 + 새로운 소프트웨어 = 어느 정도 느려짐.
- 누적된 잔여물: 컴퓨터를 오래 사용할수록 각종 설정과 파일이 꼬이기 마련입니다. 포맷 후 재설치만으로 새것처럼 빨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를 빠르게 만들려면?
결국 컴퓨터를 빠르게 만들고 싶다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내가 컴퓨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입니다. 가볍게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최소 사양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지만, 저사양 컴퓨터로 영상 편집을 하면 꿀에 빠진 듯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평균적인 사용자에게는 준수한 CPU, 적절한 용량의 RAM, 그리고 SSD만으로도 필요한 속도를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더 높은 성능이 필요하다면, 내 시스템이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지 꼼꼼히 조사하고 선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