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의 등장으로 우편물 문화가 크게 위축된 이후, 우체국을 지켜준 일등공신은 바로 온라인 쇼핑입니다. 동시에 온라인 쇼핑은 우리 중 일부를 실제 매장까지 발걸음을 옮기기 귀찮아하는 게으른 사람으로 만들어 놓기도 했죠. 덕분에 이제는 침대에서 몸도 일으키지 않은 채 생필품까지 주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형 브랜드들이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갖추는 동안, 그 거대 기업들과 경쟁하려는 작고 이름 없는 사업자들도 많습니다. 그런 업체에게 신용카드 번호를 맡겨도 될까요? 인터넷에서 물건을 살 때 스스로를 더 잘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래에서 그 해답을 하나씩 확인해 보세요.
결제 페이지가 "HTTPS"인지 확인하세요
HTTPS 프로토콜 역시 과거 여러 차례 뚫린 적이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완벽한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늘 강조하듯, 부분적인 보안이라도 전혀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신용카드 정보, 계좌 정보, 비밀번호, PIN 번호 등을 절대로 HTTPS가 적용되지 않은 페이지에 입력하지 마세요. 전송 도중에 정보가 가로채일 수 있어 너무나 위험합니다.
반면 HTTPS 페이지는 상대적으로 훨씬 안전하며, 제3자가 정보를 훔치는 것을 막아줍니다. 또한 HTTPS 주소 옆에 작은 자물쇠 아이콘이 있는지도 꼭 확인하세요. 이 자물쇠 표시는 피싱으로 만들어진 가짜 페이지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아무리 진짜처럼 보여도 이메일 속 링크는 클릭하지 마세요
스팸함을 열어보면 어느 날이든 페이팔, 은행, 페이스북, 이베이, 구글 등을 사칭한 메일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항상 "계정이 정지될 예정이니 이 링크를 클릭해 로그인 정보만 입력하면 모두 해결된다"고 말하죠.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그 링크를 누르면 안 된다는 건 아시겠죠?
하지만 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이메일의 어떤 링크도 클릭하지 않을 것을 권합니다. 발신자가 아마존이든 복권이든 산타클로스든 상관없습니다. 웹사이트 주소를 직접 타이핑해서 접속하고 필요한 내용을 확인하세요. 과하게 조심하는 걸까요? 어쩌면 그럴 수 있지만, 신원 도용을 당하는 것과 비교하면 어느 쪽이 나은지는 분명합니다.
웹사이트에 실제 주소와 전화번호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이트에서 주문할 때 판매자의 신뢰성을 가늠하는 방법 중 하나는 실제 주소와 전화번호를 공개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주소야 아무거나 적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적힌 정보로 기본적인 검증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 구글 지도 스트리트뷰로 점포 확인 - 가게가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해 보세요.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장처럼 보이는지, 아니면 폐쇄된 허름한 건물인지 살펴보세요. 주소를 검색했는데 한복판 강 한가운데가 나온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겁니다.
- 전화번호로 직접 전화하기 - 번호가 실재하는지, 누군가 받는지 확인하세요. 통화가 되면 방문하고 싶다며 주소를 물어보세요. 사이트에 적힌 주소와 일치하면 다행이고, 다르다면 바로 도망치세요.
- 소비자 단체를 통해 검증하기 - 주소와 전화번호를 확보했다면 미국의 BBB(Better Business Bureau)나 한국소비자원 같은 소비자 보호 기관, 그리고 Epinions, BizRate 같은 리뷰 사이트를 통해 평판을 조회해 보세요.
판매자의 온라인 평판을 조사하세요
온라인 판매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부정적 후기입니다. 정당하든 아니든, 나쁜 평가 하나로 온라인 사업과 판매자의 명예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이베이에서 열악한 서비스를 받았을 때 '부정 후기를 달겠다'고 협박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부정 후기는 일단 남으면 지우거나 숨기기가 몹시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애써 번 돈을 어떤 회사에 맡기기 전에, 먼저 회사명과 대표자 이름을 검색 엔진에 입력해 보세요.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전문 인증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기업은 일정 수준의 엄격한 규칙과 기준을 준수할 경우 TRUSTe, BBB 같은 인증 기관의 로고를 사이트에 부착할 수 있습니다. 이때 반드시 해당 로고가 실제 인증 기관 사이트로 연결되는지 확인하고, 그 기관에 직접 문의해 판매자가 정식으로 로고 사용을 승인받았는지 검증하세요. 불량 판매자들이 허가 없이 로고를 도용하는 사례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회용(가상) 신용카드 번호를 활용하세요
직접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주변의 평가가 좋았던 방법입니다. 한 번의 구매에만 유효한 임시 신용카드 번호(가상 신용카드라고도 함)를 발급받아 사용하면, 그 번호는 결제 후 곧바로 만료되어 재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이후 임시 카드를 제공하는 회사가 실제 카드로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온라인 사기꾼이 신용카드 번호를 훔쳐 악용할 여지 자체가 사라집니다.
유료 프리미엄 기능으로 임시 카드 번호를 제공하는 추천 서비스로는 Abine이 있으며, Bank of America ShopSafe와 Apple Pay도 있습니다. 페이팔은 선불 카드를 제공하는데, 이는 일회용 카드는 아니지만 잔액을 소액으로 제한해 두면 유출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씨티은행(Citibank)과 디스커버(Discover)도 임시 카드를 제공한다고 들었지만, 공식 홈페이지에서 세부 정보를 찾지 못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일부 카드사가 안심결제, 가상계좌 등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니 본인 카드사의 서비스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강조하자면, 저는 이러한 서비스들을 직접 사용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좋고 나쁨을 100% 단언할 수 없습니다. 사용 전 반드시 철저히 검증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런 서비스는 대부분 북미 지역에 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매자 보호를 위해 페이팔(PayPal)을 이용하세요
사람들은 페이팔을 흔히 비난하지만, 페이팔이 빛나는 영역이 바로 구매자 보호(Buyer Protection)입니다. 온라인 결제에 페이팔을 사용했는데 사기를 당했다면, 페이팔이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합니다. 모든 협상이 결렬되면 페이팔이 돈을 환불해 줍니다.
단, 페이팔의 도움을 받으려면 반드시 구매일로부터 180일(6개월) 이내에 분쟁을 신청해야 합니다. 조건이 워낙 많으므로 공식 페이팔 페이지를 직접 읽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앞서 말했듯 페이팔을 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필자는 12년간 사용하면서 단 한 번도 실망당한 적이 없습니다. 모든 판매자 관련 민원이 신속하게 처리되었고, 필요한 경우 환불도 이루어졌습니다.
택배는 사서함 주소로 받으세요
지역 우체국에 사서함(PO Box)을 개설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가장 큰 두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구매 내역의 프라이버시 보호 - 배달 기사나 참견쟁이 이웃에게 내가 무엇을 사는지 보이길 원치 않을 수 있습니다. 특정 물건을 샀다는 이유로 마케팅 데이터로 취급되기 싫을 수도 있고요. 사서함으로 배송받으면 본인과 물건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습니다(특히 사서함을 무난한 사업자 명의로 개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 구매 물품의 도난 방지 - 우편물 도난은 언제나 성행합니다. 특히 길가에 설치된 우편함은 더욱 그렇습니다. 택배 상자가 우편함 밖으로 삐져나와 있다면, 누군가 집어 들고 도망가기 쉽상입니다. 사서함으로 받으면 물품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단점은 세 가지입니다. 사서함을 개설하고 유지하는 데 비용이 든다는 점, 우체국이 사용 빈도가 낮다고 판단하면 사서함이 폐쇄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배달 기사가 문 앞까지 가져다주는 대신 직접 우체국에 가서 수령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완벽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누가 말했나요?
쇼핑·웹폼용 온라인 페르소나를 만드세요
어떤 웹사이트에 가입했다가 그 사이트가 당신의 개인정보를 데이터 브로커에게 파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그래서 온라인용 페르소나(별도의 신분)를 만들어 철저히 고수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짜 이름이나 가짜 회사명(온라인 구매에 사용할 거라면 사서함 명의와 일치시키세요), 가짜 생년월일, 사서함 주소를 설정하세요. 그리고 데이터 브로커가 허위 정보를 돈 주고 사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씩 웃으면 됩니다.
머리를 짜내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Fake Name Generator 같은 사이트가 대신 만들어 줍니다. 심지어 당신의 좋아하는 색깔까지 알려줍니다.
상식을 발휘하세요!
마지막으로 드릴 최고의 조언은 이것입니다. 제안이 너무 좋아서 믿기 힘들다면, 직감을 따르고 자리를 떠나세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판매자가 터무니없이 좋은 조건을 내밀고 있다면 기본 반응은 "여기 뭔가 수상하다"가 되어야 하며, 다른 곳을 찾아야 합니다. 안전이 후회보다 낫습니다.
온라인 쇼핑은 훌륭한 편의이며,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들을 속이고 신원과 신용카드 번호를 훔치는 범죄자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슬픈 피해자가 되지 마세요. 현명하고 행복한 쇼핑객이 되세요.
안전한 온라인 쇼핑을 위한 다른 팁이 있다면 댓글로 마음껏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