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수익을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히 사용자의 숫자만이 아닙니다. 활발하게 플랫폼에 참여하는 사용자가 필요하죠. 어떤 링크를 클릭할 가능성이 높은지뿐 아니라, 무엇이 그 가능성을 높이거나 낮추는지까지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이런 정보를 어떻게 얻을까요?
먼저 사용자의 매일의 페이스북 활동을 살펴봅니다.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과 페이지를 분석하고요. 그리고 심리 실험까지 진행합니다.
잠깐, 뭐라고요?
사용자 몰래 진행된 실험들

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사회 실험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여러분도 어딘가의 시점에서 자신도 모르게 실험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확실하게 확인할 방법이 있을까요? 솔직히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페이스북의 사용자 실험들을 정리해 보았으니, 하나씩 살펴보며 기억나는 것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1. 대규모 감정 전염 실험
시기: 2012년
실험 규모: 689,003명
진행 내용: 페이스북 데이터 과학자들은 약 69만 명의 사용자 뉴스피드를 조작해, 일부에게는 더 긍정적인 소식을, 다른 일부에게는 더 부정적인 소식을 보여주었습니다. 목적은 단 하나, 피드가 사용자의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만약 2012년 1월 어느 주에 피드에서 슬픈 소식만, 혹은 반대로 귀여운 강아지 영상만 계속 봤다면, 여러분이 이 연구의 일부였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진짜 '기분 요동'은 실험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일어났죠.
이 연구는 윤리 문제로 인해 대중에게 "소름 돋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수십만 명의 사용자가 아무런 동의 없이 평소보다 더 행복해지거나 우울해질 수 있는 연구에 동원되었기 때문입니다.
실험 결과: 우리의 감정은 페이스북에서 접하는 콘텐츠에 실제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 많은 사람들이 침해라고 판단하며, 이번 편집부도 동의합니다. 이런 조작이 엄밀히 '프라이버시 침해'로 분류되지 않더라도, 분명히 비윤리적입니다.
2. 소셜 광고에서의 사회적 영향력

시기: 2011년
실험 규모: 2,900만 명
진행 내용: 페이스북은 친구가 광고를 '인증'하면 광고 효과가 더 좋아지는지 궁금해했습니다. "피터 파커님이 좋아합니다" 같은 문구가 붙은 광고와 붙지 않은 광고 두 가지 유형을 보여준 뒤, 각각의 클릭 수를 측정했습니다.
실험 결과: 친구와의 유대감이 강할수록 해당 링크를 클릭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 아니요. 마케팅 전략을 개선하려는 회사라면 충분히 진행할 만한 연구입니다.
3. 페이스북에서의 도움 요청 행동 분석
시기: 2012년 여름
실험 규모: 20,000명
진행 내용: 연구진은 "오늘 밤 볼 영화 추천해 줄 사람?", "내일 출근길 차 좀 태워 줄 사람?"처럼 요청이 담긴 상태 업데이트를 골라냈습니다. 관심사는 실제로 도움을 받았는지가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이었습니다.
실험 결과: 페이스북에 친구는 많지만 접속 빈도가 낮은 사용자일수록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 아니요. 연구진이 분석한 게시물은 모두 공개된 것이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로 보기 어렵습니다.
4. 페이스북을 통한 감정 확산
시기: 2012년(공개 시점) 이전
실험 규모: 1억 5,100만 명
진행 내용: 페이스북은 한 사용자의 감정 상태가 친구들에게 전이되는지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100만 명의 긍정적·부정적 상태 업데이트를 분석한 뒤, 그들의 친구 1억 5,000만 명이 올린 게시물의 정서적 성향을 함께 살펴본 것이죠.
실험 결과: 연구 기간 3일 동안, 긍정적인 게시물을 올린 사용자의 친구들은 부정적인 게시물을 자제하는 경향을 보였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페이스북에 긍정적인 글을 올리면 100명 중 1명의 친구가 3일 이내에 같은 행동을 따라 한다고 합니다.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 판단은 미묘합니다. 이 연구가 앞서 소개한 감정 조작 실험의 전 단계였다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5. 페이스북에서의 자기 검열 추적

시기: 2012년 7월
실험 규모: 약 400만 명
진행 내용: 페이스북은 입력 후 10분 이내에 게시되지 않은, 5글자 이상의 모든 텍스트를 추적했습니다. 즉, '쓰다가 지운 글'까지 몰래 기록한 것입니다.
실험 결과: 사용자의 71%가 '자기 검열'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게시하지 않은 댓글 초안을 작성했던 적이 있다는 뜻입니다. 많은 사용자는 게시 전에 글을 수정하기도 했죠.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 아마도 그럴 겁니다. 페이스북이 여러분이 게시한 내용은 물론 게시하지 않은 내용까지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최소한 불편합니다. 크롬 사용자라면 'Data Selfie'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페이스북이 자신에 대해 알고 있을 다른 정보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6. 온라인 공유에서의 선택 효과
시기: 2012년, 두 달간
실험 규모: 100만 명 이상
진행 내용: 이 연구의 핵심 목적은 '구매 의사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행위'가 친구들의 구매 관심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페이스북은 일부 사용자에게 무료 상품 같은 특별 혜택을 제공했고, 혜택을 수락하면 자동으로 공유되거나 공유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실험 결과: 친구 목록 전체가 볼 수 있도록 공유될 때 혜택 수령률이 더 높았습니다.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 네. 자동 공유는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솔직히 오싹한 부분입니다. 흥미롭게도 선택권이 주어진 사용자 중 실제 공유를 허용한 사람은 23%에 불과했습니다.
7. 정보 확산에서 소셜 네트워크의 역할
시기: 2010년 여름~가을
실험 규모: 2억 5,300만 명 (당시 전체 페이스북 사용자의 절반)
진행 내용: 정보가 페이스북에서 어떻게 퍼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7,500만 개의 URL에 무작위로 '공유' 또는 '비공유' 상태를 부여했습니다. 링크의 종류는 뉴스 기사부터 구직 정보까지 다양했습니다. '비공유' 처리된 링크는 친구의 뉴스피드에 아예 노출되지 않았죠. 페이스북은 검열된 정보가 다른 경로로라도 퍼지는지 확인하고 싶어했습니다.
실험 결과: 의외의 발견은 없었습니다. 사용자는 친구가 공유한 정보를 더 많이 재공유했습니다. 또한 가까운 친구보다 '멀리 있는 지인'이 새로운 정보를 접하게 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 분명히 그렇습니다. 이 연구 동안 페이스북이 의도적으로 가린 정보의 양을 생각해 보세요. 중요하지 않은 정보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사용자의 게시물과 그것이 친구들에게 미친 영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했다는 점 역시 윤리적으로 의심스럽습니다.
8. 사회적 영향력과 정치적 동원

시기: 2010년 미국 중간선거
실험 규모: 6,100만 명
진행 내용: 2010년 중간선거 직전, 페이스북 연구진은 사용자 뉴스피드 상단에 '투표했어요' 버튼과 투표소 위치 정보를 함께 배치했습니다. 버튼을 누른 친구들의 이름도 함께 표시되었죠. 이후 연구진은 공개된 투표 기록을 대조해 실험 대상자 중 누가 실제로 투표에 참여했는지 확인했습니다.
실험 결과: 페이스북이 투표 참여를 독려할 수 있을까? 그런 듯합니다. 친구의 이름이 버튼 옆에 보일 때 클릭률이 더 높았고, '투표했어요'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은 실제 투표 확률이 0.39%p 높았습니다. 작아 보이는 수치지만 실험 규모를 고려하면, 원래는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는 약 34만 표에 해당합니다.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 침해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매우 비윤리적입니다. 만약 버튼이 특정 집단에게만 노출되었다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었던 실험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용자도 자신이 실험 대상이며, 페이스북이 투표 기록까지 조회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알아야 할 것

페이스북이 이런 실험을 계속할 수 있을까요?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페이스북은 여러분의 동의서를 받을 필요조차 없습니다. 계정을 생성할 때 이미 데이터 정책에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입니다. 피드에서 보는 콘텐츠에 주의를 기울이고, 대체 서비스를 활용하며, 페이스북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페이스북 실험에 참여한 경험이 있나요? 온라인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실 건가요? 아래 댓글로 의견을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