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수많은 변화 중 하나는 재택근무에 대한 낙인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변화 자체가 최악인 것은 아니지만, 고용주들의 관점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비용은 줄고 직원들은 더 만족하지만, 원격 근무 환경에서 직원의 성과와 생산성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그 답은 '직원 감시 소프트웨어'입니다. 이 글에서는 급성장하는 직원 감시 소프트웨어 시장의 실태와 그에 따른 프라이버시·보안 문제를 짚어봅니다.
직원 감시 소프트웨어란 무엇인가?
직원 감시 소프트웨어는 직원의 업무 수행 과정을 감독하고 모니터링하며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모든 종류의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VPN 리뷰 사이트 Top10VPN의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 발생 이후 직원 감시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4월에는 전 세계 직원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수요가 무려 87% 급증했습니다.
2021년 3월 이후에는 팬데믹 이전 평균 대비 약 63%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감시 소프트웨어가 이미 '새로운 일상(new normal)'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합니다.
직원 모니터링 도구,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고용주가 선택할 수 있는 모니터링 도구는 매우 다양합니다. 기본적인 활동 추적 수준부터 시작해, 웹캠 감시나 원격 제어 장악처럼 상당히 침해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Time Doctor, DeskTime, Teramind 같은 도구가 특히 수요가 많은데, 감시 소프트웨어 관련 검색 키워드 분석 결과를 보면 실제로 26개의 인기 직원 감시 도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 26개 도구의 기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81%: 키 입력(keystroke) 로깅 가능
- 65%: 사용자 행동 알림 전송
- 61%: 메신저(instant messaging) 모니터링
- 38%: 원격 제어 장악 기능
감시 소프트웨어의 실제 사례
예컨대 직원들의 메신저 대화에서 고용주는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요? 소프트웨어 기업 Aware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사 도구가 "분위기, 태도, 행동의 집단적 변화를 추적"하고 "대화가 어떻게, 어디서 이루어지는지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내세웁니다. 나아가 "네트워크 전반의 대화 감정 흐름과 행동 이상 징후를 식별"할 수 있으며 "비밀 그룹까지 포함한 그룹 단위의 인사이트"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iMonitorSoft 역시 매우 침해적인 감시 제품군을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은 인쇄 작업 추적 및 기록, 직원 데스크톱 화면의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스카이프 파일 전송을 포함한 모든 인터넷 활동 모니터링, 이메일과 메신저 가로채기 등 거의 모든 것을 지원합니다. 수집된 데이터는 중앙 서버에 저장되어 고용주가 언제든 열람할 수 있습니다.
EfficientLab의 'Work Examiner' 역시 막강한 데이터 수집 능력을 자랑합니다. 공식 소개에 따르면 고용주는 "거의 스파이캠처럼 끊임없이 새로고침되는 실시간 스크린샷"을 확인할 수 있고, 웹 필터 적용, 출석 관리, 키 입력 기록도 가능합니다. 회사 측은 "여러 프로그램과 웹사이트에 입력된 비밀번호까지 캡처할 수 있다"고 명시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Work Examiner가 "스텔스 모드"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작업표시줄에 아이콘도 없고 작업 관리자에도 나타나지 않는 등 사실상 탐지가 불가능하며, 숨겨진 클라이언트 모듈은 강제 종료로부터도 보호된다고 합니다.
당신의 상사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는가?
디스토피아 소설 같은 이야기가 벌써 전 세계 기업에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Vice가 입수한 아마존 내부 문서에 따르면, 아마존은 고객 서비스 직원의 키보드와 마우스 입력까지 모니터링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해당 문서는 회사에 보안 허점이 존재하며, 사칭범이 고객 데이터를 훔친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고 언급합니다.
NBC News는 지난달 세계 최대 콜센터 기업 중 하나인 텔레퍼포먼스(Teleperformance)가 직원들에게 가정 내 감시를 강요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마존, 애플, 우버가 사용하는 이 업체는 일부 직원들에게 AI 카메라를 집에 설치하는 조항이 담긴 신규 계약서에 서명하도록 압박했으며, 이 계약에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직원 가족의 데이터 수집·저장 권한까지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바니아의 텔레퍼포먼스 직원들은 이 요구에 반발해 국가 정보 및 데이터 보호 위원회에 회사를 신고했고, 위원회는 텔레퍼포먼스가 원격 근무자를 웹캠으로 감시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물론 프라이버시 옹호 단체들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관리(management)와 침해적 감시(surveillance) 사이에는 미세한 선이 있는데, 일부 기업은 이미 그 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유로폴(Europol) 자문관을 역임한 사이버보안 컨설턴트 브라이언 호넌(Brian Honan)은 CNBC를 통해 키 입력 로깅이나 스크린샷 캡처 같은 일부 감시 도구는 EU GDPR 규정상 불법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이버 보안에 미치는 영향
명백한 프라이버시 문제를 제쳐두더라도, 원격근무 전환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를 사이버 공격에 더 취약하게 만들었습니다.
IBM Security에 따르면, 미국 정부만 해도 2020년 4월 팬데믹 이전 수준 대비 사이버공격이 400% 증가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는 지난해 6월 대형 보안 사고를 겪었습니다. 한 십대가 IT부서 직원을 사칭해 여러 재택근무 직원에게 내부 고객 서비스 포털의 접속 정보를 요청한 것인데, 이 십대와 두 공범은 저명한 정치인과 사업가들의 계정을 탈취했고, 결국 비트코인 사기를 통해 팔로워들에게서 약 12만 달러를 가로챘습니다.
영리한 십대 한 명이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와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의 트위터 계정을 해킹할 수 있었다면, 조직화된 해커 집단이나 적대국 정부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트위터는 직원들에게 원하면 영원히 재택근무를 해도 된다고 밝혔고, 전 세계 기업들도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원격근무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 직원 감시 소프트웨어 역시 함께 남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직원 감시 속에서 개인 정보를 지키는 방법
기업은 재택근무자를 포함한 직원을 추적하고 모니터링할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는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민주적인 사회에서 근로자에게는 업무와 사생활을 구분할 주권이 있으며, '관리받는 것'과 '감시당하는 것' 사이에 선을 긋는 권리가 있습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직원이 개인 기기로 회사 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이 잠재적인 보안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집과 일을 분리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업무에 개인 기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다음 사항을 기억하세요.
- 중요한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백업합니다.
-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만 사용합니다.
-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관리합니다.
- 잠재적으로 침해적인 앱을 탐지·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백신 프로그램에 투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