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페이스북에게 하루라도 빨리 끝나기를 바랐던 해였습니다. 대규모 데이터 유출 사건, 내부 폭로, 출렁이는 주가에 더해 1월 워싱턴 소요 사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비판까지 받으면서, 페이스북은 전례 없는 압박 속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페이스북 페이퍼(Facebook Papers)' 프로젝트가 공개되면서 상황은 한층 더 심각해졌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폭로의 중심에 선 내부 고발자 프랜시스 호건(Frances Haugen)이 유출한 방대한 양의 회사 내부 문서를 바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공개된 문서들은 페이스북의 내부 운영 방식을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줍니다. 내부 정책과 논쟁, 불만 사항, 플랫폼의 방향성에 대한 우려, 혐오 콘텐츠와 정치적 폭력 확산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퍼란 무엇인가?
2021년 9월 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 내부 문서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일련의 기사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문서의 출처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도를 통해 해로운 콘텐츠와 연관이 있는 유명 인사들에게 특별한 계정 보호와 예외적 허용 조치가 주어졌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습니다. 또한 WSJ는 페이스북이 자사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마약 거래 및 인신매매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 그리고 인스타그램이 외모와 자기 이미지로 고민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회사 내부에서도 알고 있었다는 점도 폭로했습니다.
이어 2021년 10월 초, 프랜시스 호건이 해당 내부 고발자임을 밝혔습니다. 그녀는 전 직장인 페이스북을 상대로 혐오적이고 분열적인 콘텐츠 확산으로 수익을 올렸다는 문제부터 회사가 안전보다 수익을 우선적으로 선택해 왔다는 문제까지 다양한 혐의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호건의 폭로와 함께 공개된 것은 그녀가 회사를 떠나기 전까지 수집한 방대한 내부 문서들이었습니다. 이 문서들은 모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되었으며, 일부 편집된 형태로 의회와 여러 언론 매체에도 전달되었습니다.
미국 내 17개 이상의 언론사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별도의 유럽 언론 컨소시엄은 10월 25일 월요일 오전 7시부터 내부 문서에 담긴 폭로 내용을 잇달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페이스북의 글로벌 정책 부사장 닉 클레그(Nick Clegg)는 직원들에게 "안타깝게도 앞으로 며칠간 더 나쁜 헤드라인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래 영상은 호건이 CBS '60분(60 Minutes)'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페이퍼에 담긴 폭로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는 장면입니다.
저커버그, "회사에 대한 조직적 공격" 반박
문서들의 충격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유출된 문서들을 회사를 공격하기 위한 조직적인 시도라고 규정했습니다.
"대형 조직은 감시와 검증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믿으며, 그럴 수 없는 사회보다 검증받는 사회에 사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선의의 비판은 우리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유출된 문서를 선택적으로 활용해 우리 회사에 대해 거짓된 그림을 그리려는 조직적인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또한 미국 정치, 나아가 사회 전반의 양극화는 자신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시작된 것이며, 페이스북이 단독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페이스북의 끝이 다가온 걸까?
페이스북이 사용자 안전을 무시하고, 수익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정치적 폭력과 사회 불안에 기여한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것이 페이스북의 종말을 의미한다는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주식 시장의 반응을 보면, 페이스북의 주가는 몇 퍼센트 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최소한 금융 시장은 페이스북이 곧바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셈입니다.
다만 더 큰 그림에서 보면, 더 많은 사용자가 플랫폼을 떠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미 구식이고 잘못된 정보로 가득하다는 인식 때문에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막강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이번과 같은 대형 폭로 사건은 사회적 감수성이 높은 환경에서 성장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페이스북의 이미지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